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 아파트(사진=두산건설)
두산건설이 뼈를 깎는 재무구조 개선으로 사업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그동안 보였던 보수적인 수주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인다.
20일 두산건설 관계자는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되면 사업에 참여한다는 기조는 언제나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무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두산건설은 신규 수주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까지 나가지는 않고 있다. 올해 1000억원 이상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는 1240억원 규모의 마산 합성동 2구역 재개발 사업 뿐이다.
토목사업에서도 안정적인 공공시장 공략에 주력했다. 두산건설은 1분기 공공시장 수주규모 1560억원으로 상위 5위권에 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두산건설이 공시한 올 1분기 실적 결과에 따르면 수주잔고는 7조원 초반이다. 2011년 10조원의 벽이 깨진 뒤 2013년에는 6조원 대로 급감한 후 줄곧 수주잔고를 크게 늘리지 않았다.
두산건설은 2009년 준공한 일산 위브더제니스 미분양 사태를 겪으면서 적자를 오갔다. 이후 대형 건설현장 수주를 줄이고 보수적인 수주 정책을 이어왔다.
이 같은 보수적인 수주정책과 맞물린 뼈를 깎는 재무구조 개선 노력으로 두산건설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두산건설은 지난 14일 1분기 영업이익이 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2896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자보상배율은 2.07배로 최근 10년이내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고도 덧붙였다.
2010년 1조7000억원대에 이르렀던 순차입금도 올해 1분기에는 20분의 1수준인 825억원으로 축소했다.
그러나 최근 두산건설의 이 같은 안정적인 수주 정책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산건설은 부산 우암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두 번째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했다.
이 사업은 부산 남구 우암동 129 일원 14만8865㎡를 대상으로 한다. 조합은 이곳에 지하 5층~지상 35층 규모의 공동주택 29개동 3018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계획이다. 기존 시공사로 선정됐던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이 공사비 규모를 5000억원 이상으로 수주 계약했으나 지난해말 계약해지됐다.
이처럼 규모가 큰 사업지에도 두산건설이 관심을 드러내면서 수주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무리해서 수주를 늘리다보면 입지가 좋지 않거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에 수주를 할 위험도 크다"면서 건설사가 무리해서 수주를 벌이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건설사 특성상 수주잔고가 곧 미래성장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겠지만 무리한 일감확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