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탄한 매각 진행을 위해 몸을 사리던 요기요가 라이더 처우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사진=요기요)
평탄한 매각 진행을 위해 몸을 사리던 요기요가 라이더 처우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요기요가 라이더에게 등급을 매겨 업무를 배치하며 혹사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이츠도 최근 배달 파트너 패널티 강화에 질타를 받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유일하게 라이더 보상과 복지를 강화하는 등 당근책으로 배달원 확보에 순항이 예상된다.
지난 8일 라이더유니온은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본사 앞에서 '요기요 라이더 방치하는 딜리버리히어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은 ‘DH는 요기요 매각과정에서 라이더 처우 보장하라' '일하다 아프면 쉬자' '매각핑계 AI핑계 그만' '등급제도 개선하라' '멍청한 AI 개선하라' '조리대기 개선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이들은 요기요 등급제 때문에 라이더들이 화장실도 편히 가지 못 할 정도로 혹사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요기요는 라이더들이 근무 스케줄을 일주일 전에 미리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근무 신청은 회사가 매긴 1~4등급 순위에 따라 이뤄진다. 1등급이 근무를 신청하고 나머지 시간을 2등급이 신청할 수 있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지난달 요기요 배달 업무를 보던 중 발목을 다쳐 등급이 하락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A씨는 요기요 배달 일을 하다가 발목을 다쳐 일을 이틀 쉬었더니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등급 하락에 따라 월수입이 수백만 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요기요는 라이더를 혹사하기 위함이 아니라 혜택을 주기 위한 정책이라고 해명했다. AI 시스템으로 ▲총 주문처리 건수 ▲누락률 ▲노쇼 등의 요소를 고려해 1주일 단위로 우수 라이드들에게 배치 스케쥴 우선 선택 혜택을 주고 있다. 등급 산정 기준은 비공개다.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은 “알 수 없는 AI 알고리즘 때문에 라이더들이 요기요를 떠나고 있다. 회사가 매각되더라도 라이더의 삶은 계속된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땀 흘려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의 무리한 평가 제도에 배달기사 반발이 일고 있는 것은 쿠팡이츠도 마찬가지다.
쿠팡이츠는 지난달부터 배달 콜을 과도하게 거절하는 배달 파트너들은 영구적으로 쿠팡이츠 업무를 위탁받지 못 하도록 하는 삼진아웃 제도를 시행 중이다. 오는 20일부터는 최근 10건의 콜 중 무시나 거절, 배정 후 취소가 3회 이상인 경우 최소 1분에서 최대 30분간 업무 위탁을 일시 중지하는 쿨다운 타임 제도를 운영한다.
배달원들의 장거리 콜 기피 현상으로 발생하는 고객과 상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다만 이 때문에 수입 급감이 우려된다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쿠팡이츠 탈퇴 인증까지 나오고 있다.
배달의민족도 운송수단을 속여 단거리 콜을 따내는 일명 ‘자토바이’ ‘도토바이’ 등 배달 꼼수에 대한 패널티를 강화했다. 이는 고객과 식당 업주 등에 피해를 안길뿐 아니라 사고 시 보험 문제도 있다.
안전 문제가 걸려 있어 배달의민족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들은 이외 다른 패널티는 부과하지 않는다. 안전하게만 배달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배달원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라는 데 동의하는 듯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감을 표하진 않는 모습이다.
최근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이 사재 20억원을 털어 라이더들의 의료비와 생계비 지원에 나섰다. 배달의민족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원 출범에 앞서 라이더 확보를 위해 목표 달성 시 추가 보상을 주는 프로모션도 강화하고 있다.
라이더 친화 정책을 쓰며 신뢰를 얻고 있는 배달의민족은 앞으로 배달대행업체에 B마트 배달을 맡기고 자체 라이더들을 배민원에 집중시킬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