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LoL을 이용해 적금을 출시했다 (사진=우리은행)

유례 없던 ‘초저금리’ 시대도 끝이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우리·NH농협 등 시중 은행들도 금리를 인상했거나 검토 중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재미와 스토리를 담은 수신상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들도 까다롭지 않은 단순 ‘참여형’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리그오브레전드(LoL) 한국 리그인 LCK의 공식 파트너 우리은행은 가장 인기가 높은 E스포츠인 LoL을 이용한 적금을 출시했다. 우리은행이 최근 출시한 ‘우리 LCK 적금’은 LCK 10개 구단 중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을 직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고객이 선택한 응원구단 성적에 따라 최대 0.7%포인트, 가입고객 수에 따라 최대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최고 금리는 연 2.0%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LCK 콘텐츠 확대를 위해 ‘WON뱅킹 LCK전용 소통 채널’을 만들고 ‘대학생 LoL 리그’ 개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비슷한 방식으로 ‘2021 신한 프로야구 예·적금’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지난 3월 말 출시한 ‘2021 신한 프로야구 적금’은 우대금리 1.4%를 포함해 최고 연 2.4% 금리를 제공한다. 고객이 선택하는 구단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결정되는 구조다.

독도를 주제로 한 적금 상품도 등장했다. NH농협은행의 비대면 전용 ESG 적금상품인 ‘NH함께걷는독도적금’은 기본금리가 0.5%에 불과하지만 미션을 성공하면 최대 1.8% 금리가 적용된다. ‘디지털 독도 걷기 대회’를 주제로 서울부터 독도까지 거리인 420㎞(약 60만 보)를 걸으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달성한 참가자 1인당 6000원씩 기금을 조성해 독도 환경 보전사업도 지원한다.

KB국민은행도 지난 4월 이마트와 손잡고 쇼핑과 적금을 연계한 ‘이마트 국민 적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이마트 매장에서 연간 120만원 이상 구매하면 최고 연 10%(우대이율 포함)의 금리혜택을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매월 오프라인 매장에서 5만원 이상 결제하면 5000원을 할인하는 쿠폰으로 관심을 모았다.

프로야구와 연계된 적금을 출시했던 신한은행 (사진=신한은행)

■ 인뱅·지방은행도 재미있는 적금 출시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지방은행들도 재치 있는 아이디어 적금을 내놓으며 눈길을 끌었다. BNK부산은행은 과거 ‘담뱃값 적금’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만 19세 이상 성인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가입이 가능한 금연 특화 상품이다. 우대금리를 모두 충족하면 최고 연 3.0%의 고금리를 제공한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DGB대구은행의 ‘대프리카 예·적금’ 상품이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 가장 더운 지역 중 한 곳인 대구의 기후 특성을 감안해 기온이 섭씨 38도 이상을 넘거나 열대야 날짜 수를 우대금리를 제공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콘셉트를 제대로 잡았다‘는 호평을 얻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적금 가입 기간이 최소 1년이라는 편견을 깬 ‘26주 적금’ 시리즈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마트, 마켓컬리 등과의 콜라보를 통해 꾸준하게 적금을 들면 쿠폰을 주는 방식도 큰 호평을 받았다. 이런 부가혜택 덕분에 지난달 23일 마감된 ‘26주 적금 with 해피포인트’는 출시 2일 만에 15만명이 몰렸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힘입어 외면받던 예·적금 특판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은행의 예·적금 특판 상품은 하반기에 더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