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는 창업육성 프로그램인 ‘IBK창공’ (사진=IBK기업은행)

KB이노베이션허브,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 신한퓨쳐스랩, NH디지털Challenge+, 하나원큐 애자일랩, IBK창공.

금융권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명이다. 금융사는 스타트업에 자본 투자, 사무실 및 연구시설 지원 등으로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디지털 생태계로 빠르게 전환하자 금융권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하게 협업에 나선 것이다. 또 최근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관련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사가 올 상반기까지 스타트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진행한 투‧융자 등 금융지원 누적액은 총 4570억원이다.

금융사별로 보면 ▲KB금융 611억원 ▲신한금융 423억원 ▲우리금융 593억원 ▲IBK기업은행 2942억원 등이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별도 집계를 하지 않았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15년부터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라는 이름의 핀테크랩을 운영하는 KB금융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기술 스타트업 133개사를 ‘KB스타터스’로 선발해 지원해왔다.

이 중에는 국내 12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된 센드버드와 IPO를 앞둔 에자일소다가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뱅크샐러드, 보맵 등 금융 분야 유망 스타트업이 다수 포함됐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동반성장을 추구한다”며 “KB금융은 앞으로도 스타트업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휴와 투자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스타트업 프로그램인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을 운영한다. 디노랩 참여 기업과 협업모델을 창출하기도 한다. 최근 디노랩 1기 스타트업인 얼리슬로스가 개발한 ‘온라인 리서치 플랫폼’을 통해 디노랩 2.5기 접수를 진행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핀테크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과 협력할 기회를 찾고 있다”며 “스타트업을 통한 그룹 전체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신한퓨쳐스랩은 지금까지 국내외 250개의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며 4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국내를 넘어 2016년 베트남, 2019년 인도네시아 등 신한금융의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진출해 현지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한국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스타트업 육성·협업 프로그램인 ‘NH디지털Challenge+’를 소통·협업을 통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이 농협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통해 총 113개 기업의 스타트업 멘토가 됐다. 특히 핀테크 영역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과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스타트업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은 창업육성 프로그램인 ‘IBK창공’을 운영 중이다. ‘창업 공장’을 뜻하는 창공은 혁신창업기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총 307개의 육성기업에 2900억원의 투·융자, 3949건의 멘토링과 투자설명회(IR) 등을 지원했다.

보험업권에서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업무협약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해상은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 경험과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메디히어와 해외 체류 한인들을 위한 원격진료 및 비대면 헬스케어 서비스 협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DB손해보험도 최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나 서울핀테크랩 및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인슈어테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인슈어테크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융사가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배경에 대해 디지털 혁신과 신기술 확보 등을 꼽고 있다.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기술력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중대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더불어 ESG 경영도 강조되며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진 영향도 있다. 과거 정부가 했던 스타트업 키우기가 금융기관으로 넘어가면서 오히려 더 의미 있는 성장이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의 투자가 계속된다면 스타트업을 통한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력 확보를 미래 시장경쟁의 승패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