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업황 활황과 수요 증가,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4분기부터 반도체 과잉 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3조원, 영업이익 15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망치대로라면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당 매출 70조원을 넘어선다. 영업이익은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에 기록한 17조57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역대 최대 매출은 메모리 반도체의 호실적의 영향이 크다.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만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3분기 매출 72조7000억원, 영업이익 16조2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2%와 28.9% 증가한 전망치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물량 증가 및 가격 인상 효과로 전분기 대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부문 추정 실적이 매출액 27조8000억원, 영업이익 1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2%와 45%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매출액은 76조원, 영업이익은 16조4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인 15조8000억원을 소폭 상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에 따라 부품사업부 중심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5nm(나노미터) 파운드리 생산수율 개선과 파운드리 가격 인상이 본격화된 만큼 비메모리 사업부 실적이 전분기대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 부문이 전사 이익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서버 중심의 수요 증가로 D램 출하량은 전분기대비 4% 늘어나며 기존 추정치를 상회하고 가격도 10% 가까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1znm(3세대·10나노미터급 제품) 및 128단 3D낸드 생산 비중 확대를 통한 원가절감 효과로 메모리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44%를 기록하며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35%, 마이크론의 37%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SK하이닉스 역시 D램 효과로 3분기 실적이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7625억원, 영업이익 4조838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44.70%, 214.21% 증가한 수치다.

호실적 배경에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있다. 앞서 지난 2분기 SK하이닉스는 2018년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 이후 3년만에 매출 10조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도 약 2조7000억원을 기록해 2018년 4분기 이후 최고 성적표를 써냈다.

컨센서스 전망대로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 11조7625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면 이는 분기 사상 최고 성적으로 기록된다. 앞서 2018년 반도체 호황기에 SK하이닉스는 매출 11조4168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8월 D램 PC향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 고정거래가격은 7월과 같은 4.1달러였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 덕분이다. 올해 1~3월 3달러에서 4~6월 3.8달러, 7월에 4.1달러로 상승하며 2019년 4월 이후 2년여만에 4달러대에 올라섰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인 128Gb 16Gx8 MLC의 고정거래가격도 8월 4.81달러로 약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 이후 반도체 업황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D램 가격이 3분기 고점을 찍고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4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평균 3%~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PC D램은 평균거래가격이 5~10%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도 전 분기 대비 평균 0%~5%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서버·PC 수요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D램 가격은 4분기 하락 전환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는 수요 공백기로 가격 하락폭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개인용 컴퓨터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4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7일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코드 콘퍼런스 2021′에서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반도체 부족 해소 전망을 내놨고 이어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이 분기 실적 전망을 낮췄다.

특히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충격을 키웠다. 마이크론은 올해 9~11월 매출액을 기존 85억달러 수준에서 74억5000만~78억5000만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역시 기존 2.5달러에서 2.0~2.2달러 수준으로 내렸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D램 시장 상위 3위 공급 업체이다. D램 가격 하락 전망에 따라 마이크론이 실적 전망치를 내려잡자 국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장 약세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품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코로나19 이후 PC 수요 둔화 등으로 올 4분기 메모리 가격은 약세를 보여도 재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28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 출범식에서 "5G 확대와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기업용 솔리드테스트드라이브(SSD) 확대 등으로 메모리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