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의 전기차 볼트EV 배터리 리콜에 합의함에 따라 연내 기업공개(IPO)를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며 기업가치가 100조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 제기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은 리콜 불확실성을 털어낸 만큼 IPO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합의금 규모를 놓고 양측의 발표가 다른 점,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연내 상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 CNBC 등 외신들은 12일(현지시간) GM이 쉐보레 볼트 전기차 리콜 비용과 관련 LG 측으로부터 최대 19억달러(약 2조2733억원)를 배상받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화재 리콜 분담금이 2조3000억원이 아닌 1조4000억원이라고 13일 밝혔다.
양측의 발표가 다른 점에 대해 LG측은 충당금을 각 사 기준에 따라 서로 다르게 책정하면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구형 전수교체와 신형 선별교체를 기준으로 1조4000억원의 충당금을 책정했지만 GM은 이번 합의로 충당금(GM은 구형 신형 모두 전수교체를 전제로 충당금 설정한 것으로 추정) 부담 의무가 해소됨에 따라 기존에 설정했던 2조원대의 충당금을 환입한 개념으로 발표했다는 의미다.
또한 LG 측은 "LG가 부담할 비용 약 1조4000억원은 GM과의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시점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들을 가정해 합리적으로 추정해 산정한 것"이라며 "충당금 추가 설정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GM 발표문을 보면 이번 양측 합의에 따라 GM측도 볼트 리콜을 위해 그동안 설정했던 충당금을 3분기에 환입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향후 진행할 리콜에 소요될 비용이 이렇게 예상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M이 이번 합의가 있기 전에 자체적으로 20억달러 규모의 충당금을 설정해 놓았는데 이 금액은 LG가 부담할 대상이 아니며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올 2분기에 충당금 2346억원을 반영한 데 이어 3분기에 4800억원을 추가로 설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에 리콜 충당금을 910억원 반영했고 3분기에 추가로 6200억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LG측이 리콜 비용을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합의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IPO 동력을 다시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충당금 규모가 1조원 중반대로 낮아졌고 LG전자와 절반씩 부담하기로 합의한 덕분에 기업가치 하락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 후 "최근 당사와 LG전자, GM 3사 간의 리콜 관련 합의가 순조롭게 종결됐다"면서 "리콜 조치에 대한 제반 사항이 합의된 데 따라 일시적으로 보류됐던 IPO 절차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조 단위 합의금을 받아들인 것은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GM과의 파트너십을 지속하고 최대 과제인 IPO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GM 볼트EV 리콜에 따른 비용 등을 이유로 심사를 연기한 바 있다. 다만 협의가 원만히 진행됨에 따라 연내 코스피 입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심사 재개 후 다음달 내로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 증권신고서 제출과 공모, 신규상장 심사 등은 모두 한 달 이내에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은 약 30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선뜻 IPO 연내 상장을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3분기 2000~3000억원의 영업흑자를 예상했으나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됐다.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도 존재한다. 신규 배터리 모델을 탑재한 전기차의 ‘선별 교체’ 결정에 소비자의 반발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시스템 업그레이드 후 추가 화재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