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스트아크)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몰아치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살아나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다.
게임에서도 인플레이션 사태가 벌어졌다. 게임 내 재화인 골드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한 것. 이로인해 아이템과 장비를 갖추는데 필요한 크리스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크리스탈을 구매하기 위해 더 많은 골드를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역주행에 성공하며 제2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얘기다.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높은 골드 시세에 엄두를 못냈던 소과금 이용자들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캐릭터를 갖추는데 수월해졌다는 의견이다.
반면 골드를 팔아 거래를 하던 이용자들은 시세 하락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무과금 이용자들도 매주 얻던 고정적인 골드만으로는 더 이상 스펙을 상향시키기가 어려워졌다는 입장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는 현재 골드 가치 하락 이슈에 휩싸였다. 지난 시즌1때와 비교했을 때 30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내 탈 것이나 부가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사용되는 크리스탈 획득에도 더 많은 골드를 지불해야한다.
골드 가치 하락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꼽히고 있다. 첫 번째는 '배럭(부캐)'의 급증이다.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은 '배럭'이라 불리는 부캐를 통해 본캐를 육성하는 방식을 주로 취하고 있다. 부캐가 많을수록 퀘스트 처치 등을 거쳐 획득하는 골드가 더 많아지게 된다.
문제는 배럭이 과하게 늘어나면서 골드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골드를 현금으로 판매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쌀먹' 이용자들의 영향도 컸다는 평가다. 게임 내 거래 생태계를 해친다는 지적을 많이 받지만 게임사가 마땅히 막을 방도가 없어 대부분 방치되곤 한다.
두 번째는 높은 난이도의 콘텐츠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콘텐츠 공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들이 아예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당연히 골드를 사용하지 않게 되고 그에 따라 가치도 낮아지고 있다.
연초 등장한 '군단장 레이드'는 총 4번 업데이트됐다. 특히 가장 최근 업데이트된 '아브렐슈드 하드 난이도'는 기존과 다른 극악의 레이드로 평가 받았다. 금강선 로스트아크 디렉터는 해당 이슈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이은 골드 시세 하락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쪽은 이용자들이다. 다만 이용자들끼리도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며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소소하게 과금을 해오던 이용자들은 본격적인 게임 유입을 하기에 적기라는 의견이다. 아울러 '쌀먹' 이용자들을 줄여 게임 생태계를 보다 건강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무과금 이용자들은 그동안 아이템 구매를 위해 모은 골드가 턱없이 부족해지는 상황에 마주했다는 주장이다. 골드를 판매해오던 이용자들도 급격한 시세 하락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골드 시세 조정에 로스트아크 운영진이 직접 개입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게임 내 생태계를 흔드는 일인 만큼 어떤 후폭풍을 몰고올지 모르기 때문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