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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브시스터즈)

한 우물보다 여러 우물을 파놓는 시대라고한다. 하지만 한 우물을 제대로 팔 줄 아는 사람이 여러 우물도 잘 파는 법이다. 모 아이스크림 회사의 맛보기 스푼처럼 여기저기 구멍만 내고 다닌다고 그 사람이 다재다능한 사람이란 보장은 없다.

기업이라고 안 그럴까. 문어발식으로 이런 저런 사업을 벌여놓고 모두 성공하지는 않을 거다.

게임사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분명 장점이 있다. 이용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영토가 넓어진다. 하지만 이는 게임사가 내로라 할 수 있는 고유 IP가 보장됐을 때 얘기다.

독자적인 IP로 대박을 터뜨린 게임사가 하나 있다. 바로 '쿠키런 신화'를 만든 데브시스터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1월 쿠키런 IP를 살린 '쿠키런:킹덤'을 출시, MZ세대를 사로잡으며 흥행을 일으켰다. 6년 만에 적자도 탈출했다. 지난 2013년 태어난 쿠키런이 올해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여기에는 쿠키런 IP가 가진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세계관이 큰 영향을 미쳤다. 대중은 어떤 콘텐츠든 '서사'를 중요시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는 물론, 게임 스토리를 진행할 때도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를 더 선호한다.

'쿠키런:킹덤'에는 데브시스터즈가 10년간 만들어온 쿠키런 IP의 풍부한 세계관이 그대로 담겼다. 이용자들은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연결된 서로의 관계성에 열광했다.

이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통했다. 일본 시장에 진출한 '쿠키런:킹덤'은 출시 3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에 올랐다. 일주일 뒤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흥행가도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미국행 비행기에도 탑승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쿠키런:킹덤'은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 3위를 차지했다. 현재도 상위권을 횡보하며 안정적인 기록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물론 자체 IP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계속해서 나온다. 하지만 이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다. 쿠키런 IP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 신작을 개발해 식상함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우선 신뢰할 만한 IP가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 고정 이용자층은 어느 정도 보장된다.

데브시스터즈가 게임업계에 주는 교훈이 있다. 여러 우물을 파기에 앞서 한 우물을 제대로 팔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제대로 된 삽질도 할 줄 모르면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일은 비웃음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