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천명한 '뉴삼성'의 밑그림이 하나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아버지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기업의 내실을 키워 국내 최고의 기업이자 글로벌 수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면 이 부회장은 이를 뛰어넘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엄혹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 '뉴삼성'이 안착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뉴삼성'의 현 주소를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출소한 뒤 기존에 해왔던 상생협력과 사회적 기여로 국민적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다. 아직까지는 취업제한 위반 논란 등으로 경영 전반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신뢰 회복을 통한 경영 복귀를 모색하고 있다.
■ 상생 프로그램 확대로 더불어 사는 사회 앞당긴다
삼성은 그동안에도 상생 프로그램을 시행해왰다. '뉴삼성'을 이를 더욱 확대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사내식당 6곳에 대해 실시한 외부 급식업체 경쟁 입찰 결과를 발표했다. 입찰 결과 중소기업 4개 사와 중견기업 2개 사가 최종 선정됐다.
이번 입찰은 상생 확대를 위해 중소·중견 급식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업체에는 가점이 부여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구미와 서울 사업장은 해당 지역에 중소기업이 삼성전자 사내식당 운영업체로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 내 사내식당 2곳을 처음으로 외부 업체에 개방했다.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내식당을 외부에 개방해 지역사회 및 중소기업과 '동행'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점진적으로 사내식당을 경쟁 입찰로 전면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보호종료 아동, 즉 자립준비 청소년의 실질적인 자립을 돕기 위한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 확대에 나서고 있다. 만 18세면 아동양육시설 등에서 보호가 종료되는데, 매년 자립해야 하는 청소년은 2500명에 달한다.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는 이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시설이다.
2016년 부산센터 설립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달 경기센터를 개소하며 전국 총 8곳으로 늘었다. 내년에는 전남센터와 경북센터까지 문을 열면서 전국 총 10곳으로 확대된다.
삼성전자는 자립준비 청소년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요리와 청소 같은 자립 교육부터 진로 상담과 취업 알선 등 지원을 통해 이들의 실질적인 자립을 돕고 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기부금 250억원과 회사 지원금 250억원 총 500억원을 이 사업에 들였고 현재까지 자립을 지원받은 청소년은 8500명에 달한다.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으로 사회적 기여에 지속 관심
삼성전자는 최근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아울러 청년실업 해소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공동투자형 기술개발사업’ 협약(MOU)을 맺고 총 3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향후 5년간 중소기업의 신기술 개발과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자립도를 높이고, 급변하는 시장과 산업구조에 함께 대응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강건한 기술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3년부터 중기부와 사업 협약을 통해 올해까지 친환경, 신소재 등 국산화 관련 선행 기술을 개발하는 중소기업 31개사를 지원해왔다. 이들의 매출 증가와 중요 특허 확보와 같은 결실이 나타나자 해당 사업을 연장하고 기금도 신규로 조성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우수기술 설명회를 개최해 중소기업이 적기에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며 2015년부터는 보유 특허 2만7000건을 개방해 현재까지 1600여건을 중소기업에 무상으로 양도했다. 또 자체 추진해오던 스마트공장 사업을 2018년 중기부와 협력해 종합지원 활동으로 발전시키는 등 중소기업의 기술·제조 경쟁력을 강화해주는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출소 후 첫 공식행사를 청년 일자리로 잡았다. 지난 9월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나 '청년희망 ON(溫, On-Going)' 프로젝트의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3년간 매년 1만개씩, 총 3만개의 청년 일자리 확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그룹은 ▲ 취업연계형 SSAFY 교육생을 연간 1000명 수준에서 2022년 2000명 이상으로 증원 ▲ 'C랩 아웃사이드·스마트공장·지역청년활동가 지원사업' 등을 통해 연간 1만개, 3년간 총 3만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갖는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기존에 발표한 3년간 4만 명 '직접 채용'을 포함해 향후 3년간 총 7만개의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특히 올해부터 비수도권 지역의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데이' 행사 후원을 시작하고 지역 NGO(비정부기구)를 지원하는 청년활동가 지원사업을 새롭게 추가해 청년 인재들의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상한 ‘뉴삼성’이 동행과 상생에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앞으로 삼성전자의 취약계층과 중소기업 관련 지원 활동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