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에서 직원들이 롱-셀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상장 1호 예약을 하면서 기업가치에 이목이 집중된다. LG에너지솔수션의 IPO 흥행 성적에 따라 100% 지분을 소유한 LG화학의 주가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LG에너지솔루션 주권 상장예비심사 결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LG화학으로부터 분사한 배터리 제조사다.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3조4125억원, 영업이익 692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조만간 회사거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1월쯤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신고서를 즉시 제출하면 연내 공모청약도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첫 주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표 주간사는 KB증권과 모건스탠리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매년 3조원 이상 투입되는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 자금 확보를 위해 IPO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올해 하반기 상장이 예상됐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전기차 리콜 이슈에 휘말리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리콜 관련 충당금 규모 등을 확정하면서 부담을 털어 IPO 절차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상장을 추진하겠다. IPO가 잘 진행되면 자금 조달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시가총액을 75조~80조원으로 보고 있다. 시가총액 300조원에 임박한 중국 CATL과 비교할 때 저평가라는 의견도 나온다. 양사는 글로벌 배터리 1~2위다. 예상대로면 상장 시 유가증권시장 3위에 오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몸값은 역대 공모시총(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1위 크래프톤(24조4000억원)에 비해 3배나 되는 규모다. 2위는 삼성생명(22조원), 3위는 올해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뱅크의 18조5000억원으로 역대 1~3위 기업들의 몸값을 모두 더해야 LG에너지솔루션 규모가 되는 셈이다. 이미 상장한 기업들과 비교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은 시가총액 3위의 기업규모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며 "억 단위 뭉칫돈에도 몇 주 받지 못하는 다른 공모주에 비해 투자자들에 돌아가는 공모주 몫도 비교적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 LG화학의 향후 주가 흐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화학 주가는 올 1월 연고점(105만원)을 찍은 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화학이 지난 9월 배터리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한다고 발표했을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모두 갖는 인적분할을 요구하며 물적 분할을 극렬히 반대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전지소재부문의 매출은 올해 1조7000억원 규모에서 2026년 8조원으로 연평균 4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며 "2025년까지 6조원 수준의 공격적인 투자 집행이 발생하고 현재 6만톤 수준의 양극재 생산능력이 2026년 28만톤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