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 부사장(오른쪽)과 뉴로시그마 부사장 콜린 킬리가 SPA를 체결하고 원격회의 시스템을 통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KT가 미국의 전자약 개발회사 ‘뉴로시그마’의 시리즈 A단계에 5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 8조달러를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KT는 지난 6월 뉴로시그마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자약 분야 제품개발과 사업화 협력을 시작했다.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차세대 혁신 기술 선점을 위한 기존 사업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뉴로시그마는 약물이 아닌 전자패치를 통해 뇌 신경을 자극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뇌전증 등의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전자약 개발 전문 업체이다. 2019년 신경정신질환 치료 전자약 ‘모나크 eTNS’를 개발해 약물 외 치료대안으로서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뉴로시그마는 이번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본격 상용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뇌전증, 우울증 등으로 적응증(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으로 전자약 적용 범위를 확대해 FDA승인을 추가로 받기 위한 임상실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KT는 최근 국제의료영상처리학회(MICCAI)에서 개최한 의료 AI 국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의료AI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KT는 이러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바탕으로 ‘eTNS’ 제품의 차세대 버전 설계 및 개발을 지원하고 KT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과 연동한 모니터링과 AI분석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한다. 더 나아가 국내 상용화를 위한 임상, 인허가에 협력해 궁극적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 솔루션으로까지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송재호 부사장은 “이번 투자로 뉴로시그마 전자약의 글로벌 상용화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함께 하게 돼 기쁘다”며 “양사는 전자약·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서의 사업 시너지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KT가 디지털치료제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로시그마의 부사장 콜린 킬리 박사는 “KT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투자 유치로 이어지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뉴로시그마는 IT와 의료 분야가 융합된 혁신적인 결과물인 eTNS제품의 상용화 및 차세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앞으로의 KT와 지속적인 사업 협력이 기대되며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있어 혁신을 주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T는 ICT 역량에 기반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8조달러(약 9400조원)으로 추정된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은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전망 분석 리포트'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향후 10년간 신약 개발, 의료 장비 업계의 가파른 성장을 예상했다.
작년 연말에는 미래가치추진실 산하 디지털바이오헬스 P-TF 조직을 신설했다. 마이데이터 관점에서 개인의 다양한 건강 관련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현하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하며 의료AI솔루션 개발을 위한 내재 역량도 쌓고 있다.
KT는 지난 9월 강북삼성병원과 함께 헬스 데이터 연결 기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의 건강상태 및 주요 만성질환 관련 발병 확률을 예측할 수 있는 건강지수 알고리즘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또한 대한심부전학회, 한국노바티스와 함께 심부전 환자의 재입원 예방을 위한 환자 입원 위험관리서비스를 공동 연구개발하고 있다. KT는 ▲심부전 환자가 스스로 증상을 기록·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의료진이 환자가 기록한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의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