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철 LG이노텍 사장. (사진=LG이노텍)

애플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자 애플을 주고객사로 두고 있는 국내 기업 중 LG이노텍이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올헤 3분기까지 8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거둔 LG이노텍의 4분기 4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가 형성돼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애플이 내년 상반기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SE 3 출시를 예고하고 있고 하반기 신형 아이폰의 카메라 사양의 개선, 메타버스 및 자율주행 전기차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돼 LG이노텍의 영업이익 내년을 포함해 2025년까지 전망이 밝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가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 4분기 4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증권사는 4400억원대의 전망치를 제시한 곳도 있다. 이는 창사 이래 역대 최고의 분기 실적에 해당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과 패키지 기판 사업이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345억원을 거두며 지난해 연간 실적(681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여기에 4분기에도 최대 실적이 예상됨에 따라 올해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이상 컨센서스거 형성된 상장기업 가운데 LG이노텍은 전년 대비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87.2%로 중 가장 높았다.

LG이노텍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내년 상반기 아이폰SE, 하반기 아이폰14 시리즈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부품 공급사인 LG이노텍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메타버스 구현 계획도 LG이노텍의 실적 호조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장부품 사업부는 차량용 반도체 이슈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내년 하반기에 턴어라운드가 점쳐진다.

이와 관련 DB금융투자는 최근 LG이노텍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조원, 1조3000억원을 넘어서며 실적 경신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LG이노텍의 2022년 연간 매출액을 14조4280억원, 영업이익을 1조209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메라모듈 사업에서의 이익이 기대 이상이다. 모듈 조립 업체이지만 2021년과 2022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각각 30%와 22%에 이르리라 전망한다"며 "이러한 수익성은 10년간의 스마트폰 카메라의 캐파 경쟁에서 승리한 자가 얻는 과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광학 제품의 조립 수율을 확보하는 데에도 차별화된 기술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고객사의 견고한 판매 동향, 동사의 고객사 내 확고한 입지를 생각하면 이제 연간 1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본 시나리오로 생각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LG이노텍의 실적 행진이 202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혼합현실(XR) 기기를 시작으로 2023년 폴디드 카메라 탑재, 2024년 폴더블 스마트폰, 2025년 자율주행차 및 증강현실(AR) 안경까지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애플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메타버스 XR은 3D 입체 구현이 가능한 데다 전세계 10억대의 아이폰으로 생태계 확장까지 할 수 있다. 내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XR 기기는 3차원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 하드웨어다. 이에 2022년 하반기부터 애플은 XR을 통해 메타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선 2024년 글로벌 XR 시장 규모가 3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6조원 규모인 올해에 비해 10배 가량 크다. 그만큼 LG이노텍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원이 보장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70% 가량 급등했다. 지난 한 달만 놓고 보더라도 50% 가량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