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광보 LG 대표. (사진=각 그룹)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사용하기 전과 후의 경험이 달라졌을 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꼈을 때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도 바로 이런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이어야 합니다."(20일 구광모 LG 대표의 신년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가 그룹의 미래 좌표로 '고객경험'을 설정하는 모양새다. 두 총수는 이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경험에 기반한 그룹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고객을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사용자로 보고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사용자로 보고,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데 방점을 찍고 있은 것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기존의 소비자가전(CE) 부문과 모바일(IM) 부문을 하나로 합친 'DX(Device eXperience) 부문'을 출범했다.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삼성 브랜드를 '고객 경험' 중심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취지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무선사업부의 이름도 'MX사업부'로 바꿨으며 사업부 내 개편을 통해 CX·MDE(소비자경험·멀티 디바이스 경험) 센터도 신설했다. 공통점은 모두 '경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사업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 개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고객 경험에 집중하고 이를 니즈에 반영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사내게시판에 게재한 글을 통해 "고객의 삶의 가치를 높이고, 그 삶의 여정에 더 풍부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큰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삼성'의 밑그림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발언이다. 최근 단행된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서 고객경험에 대한 차별화를 강화해 시장 선도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차원에서 관련 분야의 주요 보직장 승진도 이뤄졌다. 안용일 디자인경영센터 UX센터장 겸 CX·MDE사무국장은 디자인 및 사용자경험(UX) 전문가로 중장기 CX 로드맵 수립 및 핵심 사용사례 발굴, 전사 UX 일관성 강화, 제품 간 연결성 개선 등 고객 경험에서 혁신을 주도해 부사장에 올랐다. 제품디자인, UX 경험을 겸비한 신상품기획 전문가인 정강일 VD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장도 더프레임, 더세로, 더프리미어 등 혁신제품을 통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 점을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약 2년 전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예고한 혁신 방향을 구체화한 것이라는 평가다. 당시 김현석 CE부문장(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10년을 '경험의 시대'로 정의했다. 개인의 취향과 경험이 존중받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품을 소유하기보다는 경험하고 누리길 원하는 수요에 맞춰 ▲개인의 필요를 충족하는 맞춤형 기술 ▲안전·편리함을 갖춘 스마트시티 ▲삶의 동반자가 될 로봇 등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강조된 '경험'과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구 대표도 연말 인사 등을 통해 고객경험을 LG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올해 고객경험혁신담당을 신설하고 고객·시장트렌드 분야의 전문가인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이향은 교수를 상무로 영입했다. 이 교수는 공간 서비스디자인,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CX디자인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계와 실무업계를 오고 가며 다수의 기업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LG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값싸고 성능이 좋은 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더 나아질 수 있게 하는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소비자가 제품을 이용하면서 자신의 감각·감정·느낌 등이 변화하는 '경험'이 가성비에 앞서 지갑을 열게 만든다는 전략의 발로하는 평가다. 구 대표는 이날 신년사에서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여기에 맞게 혁신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지금까지 LG는 양질의 제품을 잘 만드는 일에 노력해 왔지만 요즘 고객들은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한다”며 “고객은 제품·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가치 있는 순간들 때문에 감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고객경험 혁신에 몰입하는 여러분이 우리 LG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며 한 분 한 분의 열정과 노력이 더 빛을 발하고 제대로 인정받는 LG를 만들어가겠다며 “고객과 우리, 모두에게 가치 있는 경험이 더 가득해지도록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앞서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조주완 사장의 첫 일성도 '경험'이었다. 조 사장은 디지털 전환 방향과 목표에 대해 "'DX for CX'에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한 번 경험한다면 경험하지 않았던 때로 돌아가기 힘든 락인 효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과 구 대표가 선도하고 있는 고객경험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로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고객경험이 중시되는 경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정KPMG 보고서에 따르면 우수한 고객경험 평가를 받은 글로벌 상위 50개 기업이 하위 50개 기업에 비해 매출이 절반 이상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KPMG 글로벌이 조사한 1400개 금융·비금융 글로벌 기업 중 고객 경험에 대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상위 50개 기업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하위 50개 기업보다 매출은 약 54%, 세전영업이익(EBITDA)은 무려 202%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고객이 기업과 겪는 모든 상호작용의 결과가 기업 브랜드 및 서비스에 대한 정서·선호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이나 경험이 신선하고, 흥미롭고, 원활할수록 고객은 기업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고객을 단순한 구매자로 대하는 기업은 향후 충성도가 떨어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도태될 것"이라며 "상품의 기획, 개발, 디자인, 판매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고객경험은 기업으로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재용 부회장·구광모 대표, '고객경험'에 미래 걸다…재계 새 트렌드 대세된다

장원주 기자 승인 2021.12.20 14:13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광보 LG 대표. (사진=각 그룹)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사용하기 전과 후의 경험이 달라졌을 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꼈을 때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도 바로 이런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이어야 합니다."(20일 구광모 LG 대표의 신년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가 그룹의 미래 좌표로 '고객경험'을 설정하는 모양새다. 두 총수는 이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경험에 기반한 그룹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고객을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사용자로 보고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사용자로 보고,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데 방점을 찍고 있은 것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기존의 소비자가전(CE) 부문과 모바일(IM) 부문을 하나로 합친 'DX(Device eXperience) 부문'을 출범했다.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삼성 브랜드를 '고객 경험' 중심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취지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무선사업부의 이름도 'MX사업부'로 바꿨으며 사업부 내 개편을 통해 CX·MDE(소비자경험·멀티 디바이스 경험) 센터도 신설했다.

공통점은 모두 '경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사업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 개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고객 경험에 집중하고 이를 니즈에 반영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사내게시판에 게재한 글을 통해 "고객의 삶의 가치를 높이고, 그 삶의 여정에 더 풍부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큰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삼성'의 밑그림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발언이다.

최근 단행된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서 고객경험에 대한 차별화를 강화해 시장 선도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차원에서 관련 분야의 주요 보직장 승진도 이뤄졌다.

안용일 디자인경영센터 UX센터장 겸 CX·MDE사무국장은 디자인 및 사용자경험(UX) 전문가로 중장기 CX 로드맵 수립 및 핵심 사용사례 발굴, 전사 UX 일관성 강화, 제품 간 연결성 개선 등 고객 경험에서 혁신을 주도해 부사장에 올랐다. 제품디자인, UX 경험을 겸비한 신상품기획 전문가인 정강일 VD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장도 더프레임, 더세로, 더프리미어 등 혁신제품을 통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 점을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약 2년 전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예고한 혁신 방향을 구체화한 것이라는 평가다. 당시 김현석 CE부문장(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10년을 '경험의 시대'로 정의했다. 개인의 취향과 경험이 존중받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품을 소유하기보다는 경험하고 누리길 원하는 수요에 맞춰 ▲개인의 필요를 충족하는 맞춤형 기술 ▲안전·편리함을 갖춘 스마트시티 ▲삶의 동반자가 될 로봇 등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강조된 '경험'과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구 대표도 연말 인사 등을 통해 고객경험을 LG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올해 고객경험혁신담당을 신설하고 고객·시장트렌드 분야의 전문가인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이향은 교수를 상무로 영입했다. 이 교수는 공간 서비스디자인,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CX디자인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계와 실무업계를 오고 가며 다수의 기업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LG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값싸고 성능이 좋은 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더 나아질 수 있게 하는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소비자가 제품을 이용하면서 자신의 감각·감정·느낌 등이 변화하는 '경험'이 가성비에 앞서 지갑을 열게 만든다는 전략의 발로하는 평가다.

구 대표는 이날 신년사에서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여기에 맞게 혁신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지금까지 LG는 양질의 제품을 잘 만드는 일에 노력해 왔지만 요즘 고객들은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한다”며 “고객은 제품·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가치 있는 순간들 때문에 감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고객경험 혁신에 몰입하는 여러분이 우리 LG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며 한 분 한 분의 열정과 노력이 더 빛을 발하고 제대로 인정받는 LG를 만들어가겠다며 “고객과 우리, 모두에게 가치 있는 경험이 더 가득해지도록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앞서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조주완 사장의 첫 일성도 '경험'이었다. 조 사장은 디지털 전환 방향과 목표에 대해 "'DX for CX'에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한 번 경험한다면 경험하지 않았던 때로 돌아가기 힘든 락인 효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과 구 대표가 선도하고 있는 고객경험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로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고객경험이 중시되는 경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정KPMG 보고서에 따르면 우수한 고객경험 평가를 받은 글로벌 상위 50개 기업이 하위 50개 기업에 비해 매출이 절반 이상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KPMG 글로벌이 조사한 1400개 금융·비금융 글로벌 기업 중 고객 경험에 대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상위 50개 기업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하위 50개 기업보다 매출은 약 54%, 세전영업이익(EBITDA)은 무려 202%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고객이 기업과 겪는 모든 상호작용의 결과가 기업 브랜드 및 서비스에 대한 정서·선호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이나 경험이 신선하고, 흥미롭고, 원활할수록 고객은 기업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고객을 단순한 구매자로 대하는 기업은 향후 충성도가 떨어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도태될 것"이라며 "상품의 기획, 개발, 디자인, 판매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고객경험은 기업으로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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