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사진=현대엔지니어링)

건설사의 기업공개(IPO) 전략에 친환경이 빠지지 않고 있다. 경기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전통적인 건설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친환경 사업으로 발을 넓혀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글로벌 녹색에너지 개발·투자 전문기업인 맥쿼리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와 손잡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개발과 수소경제 발전에 대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협약을 통해 GIG와 함께 국내에서 추진하는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및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동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 같은 친환경 행보는 상장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IPO를 공식화했다. 내년 상반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6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도 통과했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업 자체가 대외적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변동이 크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 자체만으로는 IPO 시장에서 몸값을 높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에 기업공개 추진을 계기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영체계 구축을 위해 친환경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월 ESG경영체계 강화 차원에서 지속가능경영팀을 신설하고 7월에는 탄소중립시대를 맞아 G2E(Green Environment & Energy) 사업부를 신설했다. ▲탄소 이용 수소 생산 ▲폐플라스틱 자원화 사업 ▲소형원자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린에너지 사업 외에도 폐기물 처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2021 현대엔지니어링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친환경적인 폐기물 처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폐기물 처리업체 KG ETS 환경에너지사업부 인수를 노리고 있다.

또 최근 폐플라스틱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소밸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이후로도 꾸준히 신사업 투자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조달한 자금은 현재 진행중인 신사업에 투자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진=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 일찌감치 폐기물 시장 담고 2023년 상장 목표

IPO 추진을 공식화한 SK에코플랜트도 친환경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일찌감치 폐기물 처리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폐기물처리업체 인수에만 1조6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인수한 폐기물처리업체는 총 9곳이다.

SK에코플랜트의 인수합병(M&A) 바구니에 담은 폐기물 처리 업종도 다양하다. 국내 1위 수처리 업체인 EMC홀딩스 외에도 ▲건설 폐기물처리업체 대원그린에너지 ▲의료 폐기물처리업체 디디에스 ▲의료 폐기물처리업체 이메디원 ▲소각장 운영 그린환경기술 ▲소각장 운영 새한환경 ▲폐기물 매립지 삼원이엔티 등 폐기물 사업과 관련해 전방위적인 인수에 나섰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에도 투자했으며, 해상풍력기업 삼강엠앤티 경영권을 확보했다. 기존 건설업 역량을 기반으로 연료전지사업과 더불어 해상풍력까지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 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룹 차원에서 ESG경영 선도에 힘쓰고 있어 SK에코플랜트의 ESG 행보에 지원도 기대된다.

특히 SK는 지난 16일 생활폐기물을 활용해 합성원유를 생산하는 미국 바이오에너지 기업 펄크럼에 국내 사모펀드와 5000만달러(약 600억원)를 공동 투자한다. SK에코플랜트도 펄크럼의 공정을 활용해 국내 폐기물 바이오연료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지난 2일 조직개편을 진행한 박경일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성공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및 IPO 추진을 위한 핵심 역량을 결집했다"며 "앞으로 ESG경영을 선도하고 파이낸셜 스토리를 조기에 완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