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CEO들이 올해 신년사를 발표하며 한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안전과 디벨로퍼,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다수 CEO가 같은 목소리를 냈다. 뷰어스는 건설업계를 리드하는 10대 건설사의 신년사를 통해 업계 경영 비책을 엿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사진 왼쪽 윗줄부터 김형·정항기 대우건설 각자 대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사진=각 사)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부문에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으나 이 같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김형·정항기 각자 대표는 나란히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나아갈 것을 암시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업공개(IPO) 준비와 먹거리 확대를 위해 수립한 볼트온 전략을 이어간다. 폐기물 시장과 수소·풍력 등 그린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롯데건설은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한 신시장 진출로를 계속해서 모색한다. 해외 현지 디벨로퍼와 파트너십을 통한 사업 확대와 함께 주택사업외 물류센터 등 새로운 유형의 사업에도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이 최근 여수 화태-백야 현장 20개동에 친환경 모듈러 주택을 건설했다(사진=포스코건설)
■ 포스코건설, 도시정비사업 질적 확대·신사업 성장 동시에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창사 이래 도시정비사업 최대 실적인 4조213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리모델링 사업으로 1조3806억원을 기록했다.
한성희 대표이사 사장은 이에 자신감을 얻고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도권 비중 상향을 도모한다.
한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도시정비사업이 보다 더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브랜드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설계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핵심지역 랜드마크 사업을 수주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리모델링 사업 분야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특히 우리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리모델링 분야는 더욱 박차를 가해 리모델링은 '포스코건설 더샵'이라는 각인을 남기겠다"고 덧붙였다.
기존 주택사업 부문의 질적 성장 외에도 신사업 진출도 나선다. 특히 모듈러사업과 수소 등 신사업은 그룹사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사장은 "그룹의 지주사 전환 전략에 맞춰 친환경사업을 확대하겠다"며 "수소 비즈니스와 관련된 그룹 내 협력을 강화하고 그룹사와 연계한 신재생발전, 수처리·폐기물 사업을 지속 발굴하며, 강건재를 활용한 모듈러 시장 확대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월에코윈드 풍력발전단지(자료=대우건설)
■ 대우건설, 탄탄한 기본기로 친환경 사업 확대 중장기 전략 이행
대우건설도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최대 실적인 3조899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최대 실적에도 김형·정항기 대우건설 각자 대표는 신성장 동력을 통한 성장을 강조하면서 ESG경영에 고삐를 좼다.
두 대표는 "기본을 중심으로 한 핵심역량 강화해야 한다"며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그동안 우리가 수행해온 전략과제들을 착실히 수행하며 수익성 중심의 사업 추진 정책을 엄격히 지속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눈앞에 닥친 변혁기를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신성장 동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린 에너지, 탄소 제로화 등에 대한 다양한 사업 요구가 증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바, 친환경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적극 검토하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한 기술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하여 지속가능기업의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최근 중장기 전략으로 친환경 사업을 강조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발전사업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집중 공략한다.
굴업도해상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에서 영월에코윈드 풍력반전단지도 시공 중이다.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 (자료=롯데건설)
■ 롯데건설, 신시장 개척 활로 국가·업종 최적화로 뚫는다
롯데건설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해외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신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현지 우량 디벨로퍼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대해야한다"라며 "그동안 축적된 역량을 발휘해 단독개발도 병행하여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또 국가와 공종 별로도 선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 주택사업 이외에도 복합개발, 물류센터 등 새로운 유형의 사업에 진출하며 사업영역을 넓혀야 한다"라며 "국가별, 공종별로 우선 추진사항과 점진적 확대사항을 선별하여 최적화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 대표의 이 같은 맞춤형 전략은 동남아 지역 진출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롯데건설은 동남아 지역 환경에 맞춘 개발을 통해 현지에 눈도장을 찍었고 현지 도시개발강자로까지 자리잡았다.
롯데건설은 2018년 국내 최초로 동남아 현지의 더운 날씨에 최적화된 초유지 콘트리트를 개발해 국내 특허 출원한 데 이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국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2019년 하노이 지역에 철강공장이 생기면서 슬래그 생산이 가능해지자 롯데건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롯데건설은 베트남 건설부 산하 건설기술연구기관 IBST와 협력을 통해 고로슬래그 미분말을 사용한 콘크리트 배합 개발에 나섰고 지난해 롯데몰 하노이 기초 공사 타설에까지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소각시설 전경(사진=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 폐기물부터 그린에너지까지…볼트온 전략 확대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를 성공적인 IPO를 위한 준비를 완성하는 해로 삼고 신사업 동력 확대에 나선다.
박 대표는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핵심 과제 중 친환경 관련 신사업을 강조했다. 먼저 ▲환경 사업자로서의 확고한 지위 선점 ▲연료전지 및 수소 사업의 외연 확대 ▲삼강엠앤티 인수 마무리를 통한 해상 풍력과의 시너지 창출 등이다.
전통적인 건설업만으로는 IPO 시장 흥행을 장담할 수 없고 향후 SK에코플랜트의 성장을 위해 신사업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볼트온 전략을 지속해 나간다. 볼트온 전략은 유사 업체나 연관 업종의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폐기물 소각기업 총 6곳을 인수했다. 또 의료폐기물처릭기업인 도시환경과 이메디원, 사업장폐기물소각기업 그린환경기술 등 3개 기업을 추가 인수하는 등 환경 사업자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 업체인 삼강엠앤티 인수에도 나서면서 볼트온 전략을 그린에너지로까지 확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박 대표는 "물 관련 사업은 산업폐수 처리, 공업용수 재이용과 무방류, 초순수 영역 등으로 고도화하고, 폐기물과 관련된 사업은 플라스틱, 전기·전자 폐기물 재활용을 포함한 업스트림 영역까지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료전지 및 수소 사업 외연도 커질 전망이다.
박 대표는 "연료전지 사업은 지난해 미국 블룸에너지 투자를 발판으로 미국과 동남아를 포함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지역별 독점권을 확보 및 선점해 나갈 것"이라며 "수소사업은 경북 구미에서 현재 실증 중인 고체산화물수전해설비(SOEC) 기반의 그린수소 생산 솔루션을 누구보다 먼저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계해 SK에코플랜트만의 그린수소 생산-소비 플랫폼으로 구체화해 글로벌 수소경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제리 모스타가넴 해수담수화플랜트(사진=GS건설)
■ GS건설, 신사업 위한 '뉴리더십' 확립
GS건설도 올해 신사업 확대에 나선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 한해 성과중심 사업전개 및 신사업 확대를 위한 체질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며 "변화의 바람은 지속적으로 불어오고 있으며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사업 구상을 위한 뉴리더십(New Leadership) 확립을 강조했다.
임 부회장은 "수익성 중심의 기반사업과 신사업은 물론 그룹 전략과 연계된 사업까지 다양한 분야로 성장동력을 넓혀 나갈 예정"이라며 "주택 연계 신사업의 상품군 확대, 그룹 연계 전략사업으로 친환경 및 수소관련 중심으로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신사업에서 3분기 누적 54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한 수치다. GS건설의 신사업은 수처리사업 이외에도 모듈러주택 사업과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등 다양하다.
임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신사업 확장을 위한 M&A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신사업 영토 확장이 계속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