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2021 올리브영 미디어 커넥트' 간담회에서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가 올리브영의 주요 성과와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보다 그 자리를 유지하는 일이 더 어렵다. 스포츠 등의 업계에서 잘 나가는 팀을 보고 하는 말이다. 헬스앤 뷰티(H&B) 업계를 꽉 잡고 있는 CJ올리브영이 IPO를 앞두고 흘려들을 수 없는 이야기다.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코로나19에도 신규 출점과 온라인 서비스 강화로 독주 체제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IPO 주관사를 선정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가 대표 주관사를,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가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이들 증권사가 추정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4조원 안팎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최소 2조원에서 3조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4141억원을 투자받을 당시에도 1조836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기업가치 부풀리기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심리가 완전히 부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1면만에 기업 가치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올리브영의 IPO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또 있다. 올리브영의 IPO가 CJ그룹 경영권 승계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 상장 시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부사장이 올리브영의 남은 지분(각각 11.09%, 4.26%)을 매각해 CJ 지분 확대에 나설 거란 전망이다.

실제로 이선호 부장은 12월 27일 CJ그룹 ‘정기임원 인사’에서 CJ제일제당 임원으로 승진했다. 올리브영의 성공적인 IPO가 CJ그룹 차원에서도 화두가 되는 이유다.

현재 올리브영은 업계에서 독보적인 자리에 위치해 있다. H&B 스토어는 2018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리브영은 2018년부터 꾸준히 매장 수를 늘리며 현재 전국 126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매장의 시너지 효과가 핵심이다. 이에 따라 옴니채널에 현재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몰 강화를 위한 리뷰와 매장을 활용한 오늘드림 배송 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같은 승승장구가 호사다마가 될 여력이 있다. 현재 올리브영은 업계내 85%를 점유하고 있다. 현재 관련 시장이 포화 상태라 신규 점포수 확장도 녹록지 않다. 지금은 직영점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과도한 출점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타깃이 되기 충분하다.

물론 올리브영 구창근 대표는 지난해 12월 내년 경영전략의 키워드로 ‘혁신성장’을 내세우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내세웠다. 정보기술(IT)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고 매장 250곳을 재단장한다는 계획이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이번 올리브영은 이번 IPO에 사활을 거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효과를 보고 있는 옴니채널 전략 그리고 기업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새로운 동력은 필요해 보인다.

4조원의 가치가 무색하지 않으려면 현재의 독주체제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끊임없이 청사진을 제시하고 소비자들의 니즈 파악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아름다운 그림으로 IPO를 성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