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이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인수했다 (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교보라이프)이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인수했다.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교보라이프가 20억원을 들여 자회사를 인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보험사와 핀테크의 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교보라이프는 금융 시뮬레이션 솔루션 기업인 포트리스이노베이션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이사회를 통해 포트리스이노베이션의 자회사 추가 안건을 의결했던 교보라이프는 금융당국의 신고 절차를 걸쳐 인수를 마무리했다.

교보라이프는 19억8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포트리스이노베이션의 지분 60%를 보유하게 됐다.

앞서 교보라이프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야심작으로 평가받았다. 차별화된 판매방식과 상품으로 새로운 보험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013년 출범한 교보라이프는 ▲2014년 167억원 ▲2015년 212억원 ▲2016년 175억원 ▲2017년 187억원 ▲2018년 168억원 ▲2019년 151억원 ▲2020년 13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억원을 들여 자회사를 인수한 이유 역시 이러한 적자를 벗어나고 디지털 생명보험사로서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보인다.

교보라이프가 인수한 포트리스이노베이션은 보험 전산시스템 개발·계리 컨설팅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2013년 설립됐고 자본금은 5000만원, 총자산은 3억9000만원이다. GPU 병렬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금융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제공하고 보험사의 자산 위험 관리 컨설팅도 맡고 있다.

2015년 교보생명에 다이나믹 헷지 시스템을, 한화생명에는 보증준비금 시스템을 납품했다. 전략적 제휴(MOU)를 맺은 글로벌 보험계리 컨설팅사인 밀리만을 파트너사로 두고 있다.

교보라이프 관계자는 “포트리스이노베이션 자회사 인수를 통해 디지털 생명보험사로서 디지털 전문 인력을 완비하고 디지털 전환 추진 발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인수는 정부가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험사의 핀테크 자회사 투자를 허용한 이후 최초 사례로 교보라이프는 양사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디지털 경쟁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보험사의 핀테크 투자가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보험사들은 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인슈어테크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전문 플랫폼에 밀려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기업 앱애니의 빅데이터 솔루션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인슈어테크 카테고리 랭킹에서 인공지능 보험진단 앱 ‘보닥’이 1위를 기록했다.

결국 보험사들은 핀테크 업체와의 동행을 선택하게 됐다. ABL생명은 AI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기술을 활용해 신계약 자동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매트라이프생명은 전문 언더라이팅 시스템을 개발해 별도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청약서의 이미지와 수집된 정보만으로도 심사가 가능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삼성생명은 2020년 11월부터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업체인 파운트와 협업해 ‘AI 변액보험 펀드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매월 변액보험 고객들에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흥국생명도 지난달 파운트와 협업해 온라인 전용 상품 ‘AI가 관리해주는 속 편한 변액연금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AI가 시장 상황에 맞춰 자산을 배분해 펀드에 투자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인슈어테크는 보험산업의 신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좋은 성과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침체된 업계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