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사진=DL이앤씨)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의 혁신 전략이 통했다. 마 대표는 취임 첫해에 건설업계 통틀어 역대급 영업이익을 거두는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가 지난 27일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7조 6287억원, 영업이익 9567억원이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12.5%다.

마 대표가 지난해 초에 제시한 매출액인 7조8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8300억원의 경영 목표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3분기 플랜트 부문에서 준공 정산이익 반영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DL이앤씨의 압도적인 성장 배경에는 마 대표의 혁신 강조가 있었다.

마 대표는 지난해 1월 신년사를 통해 "과거 성공을 만들어 내는 방법으로 새로운 성공을 만들어 내려고 하지 않겠다"라며 "혁신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새로운 발상과 참신한 방법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달에는 “DL이앤씨만의 특화된 디벨로퍼 성장전략으로 차원이 다른 수익성을 실현하여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극대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마 대표의 '차원이 다른 수익성 실현' 약속은 결국 건설업계 통틀어 보인 역대급 이익으로 지켜졌다.

DL이앤씨는 대림그룹이 DL그룹으로 사명 변경 후 지난해 1월 지주사 체제로 출범하면서 인적분할된 주식회사다. 이에 따라 신설법인으로 분류돼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경영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3위에서 8위까지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마 대표 체제에서 맞이한 첫 해에 업계 역사상 최고 수준에 영업이익을 통해 기업 가치를 증명했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 중 비상장사인 포스코건설을 제외하고 DL이앤씨보다 더 높은 영업이익을 거둔 건설사는 없다.

포스코건설을 제외한 상위 4개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2510억원 ▲현대건설 7535억원 ▲GS건설 6460억원 ▲대우건설 7383억원 등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국내 대형 건설사 중 주택사업에 치우치지 않고 주택과 토목, 플랜트 등 모든 사업분야에서 양호한 이익률을 보였다"라며 "균형 잡힌 성과를 기록한 독보적인 회사로서의 모습이 잘 부각된 실적이었다”고 평했다.

‘탄소저감 친환경 건축소재 사업 협약’을 체결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오른쪽)와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사진=DL이앤씨)

■ 마창민 대표, 역대급 실적에 미래 전략 힘 실린다

마창민 대표가 데뷔 첫해부터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는데 성공하면서 추진하는 디벨로퍼 도약 전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마 대표는 지난해 2월 단순 시공 형태의 도급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사업 발굴에서부터 기획, 지분투자, 금융조달, 건설, 운영까지 사업 전 과정을 담당하는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 사업자로 성장할 계획을 밝혔다.

마 대표는 단순 도급사업에 따른 성장 한계에 주목하고 고부가가치 디벨로퍼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디벨로퍼 사업 수주 비중을 30%까지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쓴다.

마 대표의 또 다른 미래 성장 핵심 전략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혁신이다. 4차산업 혁명과 언택트와 같은 산업별 트렌드에 맞춘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건설 프로세스에 BIM(빌딩정보모델링), 인공지능(AI), 증강현실,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켰으며 AI설계와 AI하자점검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강화 기조에 따라 수소에너지 사업과 탄소 포집 및 저장 사업 진출 방안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탄산화제품 생산공장 건설 협약과 중국 수처리 플랫폼기업 유나이티드 워터에 지분을 투자하는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마 대표는 친환경 건축 소재 상용화를 위해 현대오일뱅크와 협약을 맺었다.

양 사는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에서 가동 중인 정유시설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탈황석고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탄산화제품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올해 1분기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DL이앤씨는 현대오일뱅크가 보유하고 있는 탈황석고 탄산화 기술을 활용한 공장의 설계, 구매 및 시공을 담당한다. 탄소저감 소재를 활용한 시멘트와 콘크리트를 아파트, 토목 현장 등에 도입할 예정이다.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다.

협약식에 참석한 마창민 대표는 "이번 사업을 통해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게 되었다"며 "ESG경영을 실천하는 동시에 탄소중립까지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탄소저감 활동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 대표는 앞으로도 디벨로퍼 도약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업 전분야에 디지털 혁신과 함께 친환경 사업 진출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DL이앤씨는 서울·수도권 인근의 개발 가능 부지를 발굴하여 디벨로퍼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준공을 앞두고 있는 세계 최장 현수교 터키 차나칼레 대교 실적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디벨로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