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 중 증권시장에 상장된 6개의 건설사가 지난해 잠정 실적을 모두 발표했다. 각 건설사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 돌파구를 마련하고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사업에서도 괄목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뷰어스는 건설업계 리딩 컴퍼니의 경영 실적을 되짚고 위기 상황에서도 생존을 넘어 성장까지 바라보는 전략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DL이앤씨 사옥 D타워 돈의문 (사진=DL이앤씨)

■ 창사 이래 최고 영업이익 달성한 대우건설·DL이앤씨

주택사업 호황에 건설사 대부분이 웃었다. 특히 대우건설과 DL이앤씨가 괄목할 수익성을 거뒀다.

DL이앤씨는 건설업계 최대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하다. DL이앤씨의 연결기준 2021년 매출은 7조 6287억원이며 영업이익은 9567원이 예상된다.

DL이앤씨의 영업이익률은 12.5%로 건설업종 최고수준이다. 건설업계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6년간 평균적으로 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업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의 성과를 낸 셈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건비 인상 등의 악재도 있었으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탁월한 원가 관리 능력으로 극복했다. 주택사업에만 얽매이지 않고 플랜트 사업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특히 DL이앤씨는 주택사업본부의 디벨로퍼 사업 확장으로 역대급 영업이익 달성을 점쳤다. 단순 시공 외에도 자체 기획부터 부동산 투자와 시공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초 마창민 대표이사 사장은 "DL이앤씨만의 특화된 디벨로퍼 성장전략으로 차원이 다른 수익성을 실현하여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극대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벨로퍼 혁신을 강조한 마 대표의 성장 전략이 빛을 발했다.

이에 DL이앤씨는 지난해부터 디벨로퍼 역량을 집중하고 고수익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나섰다.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혁신했다. 빅데이터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프롭테크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사업지 발굴과 사업성 검토를 진행했다. 분야별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설계, 견적, 분양, 금융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애자일(agile) 체계로 조직을 개편하기도 했다.

대우건설도 창사 이래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대우건설은 2021년 연간 경영실적 잠정집계 결과(연결기준) 매출 8조 6852억원, 영업이익 7383억원 누계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32.2% 급증했다. 대우건설의 영업이익률은 8.5%로 지난 5년 동안 최대치였던 6.9%를 뛰어넘었다.

주택사업 호황이 대우건설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대우건설은 지난해 2만8344가구를 공급하면서 3년 연속 국내 주택공급 왕좌를 차지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규제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국내외 일부 현장 착공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택사업부문의 견고한 성장세가 바탕이 됐다"라며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 국내외 현장의 수익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4분기 해외 현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공기지연 으로 인해 부진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일회성 요인으로는 담합 소송관련 충당금 300억원, SOC 관련 자산손상부분 비용 550억원 등 총 1100억원 의 영업외비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견고한 주택사업이 이를 만회했다는 평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사업 매출 부문에서만 5조 9000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68%를 차지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상반기 약 4000세대 규모의 주요 자체사업 경기도와 충청남도에서의 분양 성과는 주택·건축 부문 실적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사옥 전경 (사진=삼성물산)

■ 일회성 비용에 발목 잡힌 삼성물산·GS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은 일회성 비용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0조9890억원, 영업이익 25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 감소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52.7%가 줄었다.

삼성물산의 부진 원인은 3분기 국내 화력 발전 프로젝트 공사비 증가가 꼽힌다. 당시 강릉 화력 발전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하도급 정산 외주비가 크게 늘었고 약 20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3분기에 13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손실이 났고 4분기에 영업이익이 반등했으나 이를 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GS건설은 바레인 LNG터미널 현장 정산 문제로 아쉬움을 삼켰다. 14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한 64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9조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줄었다. 이외에도 계속된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발목이 잡혔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4분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으로 플랜트 부문에서 카이스 프로젝트 260억, 안양 열병합발전소 290억, 포천 열병합발전 소 280억, 인프라 부문에서 싱가포르 T301 프로젝트 44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GS건설의 신사업은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였다. 폴란드 프래패브 업체인 단우드사의 실적 호조와 수처리업체 GS이니마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전년 대비 27.3% 늘었다.

현대건설 사옥 전경(사진=현대건설)

■ 뚜렷한 성장세 보인 현대건설, 광주 사고로 영업이익 '뚝' 떨어진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로 인한 손실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내외 수주 호조로 매출 18조655억원, 영업이익 75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6.5%, 37.3% 증가한 수치다.

UAE 미르파담수복합화력발전을 포함해 기타 해외 현장에서 미청구공사미수금 대손상각 1500 억원이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냈다.

국내에서는 주택 부문에서의 실적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해 분양사업을 통해 2만6741세대를 공급하면서 매출에 힘을 보탰다.

김세련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공급한 주택 세대수는 는 2020 년 대비 35% 증가한 수준으로 주택 사업 실적 호조의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플랜트 현장 공정 본격화가 실적을 견인했다. 공정 본격화가 이뤄진 주요 해외플랜트 현장은 사우디 마르잔 가스처리 공장과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공사 등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3.6% 감소했다. 매출도 감소세다. 3조3693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줄었다.

지난달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치명적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08억원으로 전년 동기(1684억원) 대비 75.8%나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화정 아이파크 사고가 올해 발생했으나 목적물 손상으로 인한 손실 부분이 지난해 시공범위에 포함한다고 보고 4분기 영업 외 손실비용 부문에 반영했다.

다만 손실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만큼 추후 금액 변경이 이뤄지는대로 반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