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LG전자)

지난해 말 취임한 조주완 사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신임 속에 LG전자에 혁신 DNA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조 사장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던 태양광 패널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과단성을 보였다. 대신 전장, 로봇을 중심으로 헬스케어 등 신성장 동력에 집중하며 변화와 혁신에 가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경영진 중심의 기업 운영이 아닌 직원들과의 적극적 소통으로 혁신에 대한 전사적 공감대 형성에도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LG전자 주가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조 사장은 경쟁력이 떨어진 사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21년 4월 조 사장은 최고전략책임자(CSO)에 있으면서 26년 동안 이어온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철수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IT생태계에서 모바일기기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돼 LG전자가 오랫동안 적자를 내면서도 포기하지 못했던 것을 과감하게 정리한 것이다.

조 사장은 구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온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에서 흑자 전환을 앞당기기 위한 사업전략을 실행에 옮길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애플에 이어 일본 소니 등 대형 전자업체들이 잇따라 완성차시장에 직접 진출할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LG전자는 부품업체로서 정체성을 강조하며 고객사들과 협력 확대에 힘을 싣을 것으로 보인다. '헛힘'을 쓰지 않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LG전자가 처음 전장부품사업에 진출하며 구상했던 대로 대형 완성차업체를 안정적 고객사로 확보해 꾸준한 수주 확대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조 사장 취임 후 LG전자의 로봇사업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LG전자는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자체 로봇 브랜드 ‘LG클로이’를 통해 호텔, 병원, 음식·음료(F&B)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부터 SG로보틱스, 로보스타 등 로봇 기업을 인수하고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등 로봇업체들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인수합병을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2017년 인천공항에서 클로이 안내로봇 운영을 시작해 LG클로이 UV-C(살균)봇, LG클로이 서브봇(서빙로봇), LG클로이 바리스타봇, LG클로이 가이드봇 등을 선보여 왔다. LG클로이 브랜드의 다양한 로봇들 중 가장 활용도가 높은 가이드봇의 사업성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조 사장은 650조 헬스케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전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겨냥해 LG전자는 디지털 의료기기를 속속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LG전자는 지난해 카이스트와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들은 고객의 신체 및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한 디지털 치료 기술, 뇌공학 등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신사업 기회를 발굴할 예정이다. 또 LG그룹 차원의 미래 기술을 고민하는 자리인 ‘이노베이션 카운실’ 논의 주제에 헬스케어 사업을 새롭게 추가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한 폭넓은 시야로 전략적 선택을 하는 '수완가'로 꼽힌다. 이러한 사업전략 역량으로 일군 실적은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구 회장이 조 사장을 신임하고 선택한 것이 그 방증이다.

지난 1996년 독일 뒤셀도르프 지사에서 근무하며 해외사업 역량을 쌓기 시작한 조 사장은 이후 캐나다법인장과 호주법인장을 맡았다. 특히 조 사장이 미국법인장으로 부임한 2014년부터 3년간 미국 시장 매출은 12% 이상 늘었고 미국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부터는 미국과 캐나다를 관할하는 북미지역대표를 겸임했다.

이후 조 사장은 CSO로 재임하며 사내벤처, CIC(사내회사), 사내 크라우드 소싱 등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등 젊고 속도감 있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왔다.

거침없는 '야성적 승부사'로 비칠 수 있겠지만 취임 후 조 사장이 보여준 행보는 '섬세함' 그 자체였다.

조 사장은 지난달 28일 공개된 ‘CEO F.U.N 토크’ 영상 간담회에서 올해의 사업 방향,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고객감동을 위한 실행방식 등을 직원들에게 전했다.

조 사장은 고객 감동을 위해 한발 앞선(First), 독특한(Unique), 새로운(New) 경험을 지속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간담회의 이름도 ‘CEO F.U.N 토크’였다. 일방적인 소개가 아닌 직원들이 미리 등록한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최근 전자업계의 관심사가 성과급인 만큼 LG전자 직원들도 성과급 질문을 다수 남긴 것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 신년사에서 “조직 간 장벽을 허물고 직원들이 긴밀하게 소통함으로써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할 수 있는 유기적인 운영 체계가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 사장 취임 후 주가도 상승세 흐름을 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말 115,500원까지 떨어졌다가 조 사장 취임 후 본격적인 상승기류를 타 1월 말 193,0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숨을 고른 뒤 25일 현재 12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적정 주가가 160,000~170,000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고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