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완 대우건설 CEO 내정자(왼쪽),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CEO 내정자(사진=각 사)

올해 굵직한 현안을 앞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새 CEO를 선임하면서 새판짜기에 나섰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오는 28일 서울시 중구 푸르지오아트홀에서 2022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CEO로 내정된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백 내정자는 지난 1985년 대우건설 입사 이후 2018년 11월부터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맡았다. 30년 넘게 대우건설을 지킨 '대우맨'으로 대우건설 조직원들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이다.

대우건설이 백 내정자에게 기대하는 역할 중 하나는 중흥그룹의 인수 이후 양 사의 화학적 결합을 이끄는 것이다.

특히 백 내정자는 중흥그룹 인수단과 대우건설 노조의 협상 난항 속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파행을 겪었던 인수단과 대우건설 노조의 협상은 백 내정자의 중재 끝에 원만한 합의에까지 도달했다.

향후로도 백 내정자는 중흥그룹 체제에서 새로운 대우건설의 안정을 도모한다. 특히 중흥그룹 인수단장이자 정창선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부사장이 내부결합을 위해 사내이사단에 합류가 불발되면서 백 내정자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김보현 부사장이 방위사업청 항공기사업부장을 거쳐 지난 2020년 공군 준장으로 예편했다"라며 "대우건설이 군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한 게 있어 이 부분이 취업 불승인 이유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통'인 백 내정자는 지난해 대우건설의 주택사업 호실적을 이끌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쌓았다. 그러나 해외사업에서는 반등이 필요하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해외 수주액은 1조 1274억원으로 전년 5조 7058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특히 중흥은 별도의 해외사업을 진행한 적이 없어 이 같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고민거리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 신규 수주 목표로 2조 1000억원을 제시했다.

당장의 무리한 해외사업보다는 주택사업에 집중하면서 해외사업 외연을 조금씩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현장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유가 및 LNG 가격 상승에 따라 경쟁 우위 전략 공종,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발주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블루수소 신사업 Value chain(사진=현대엔지니어링)

■ 현대ENG 홍현성 부사장, IPO 철회로 침체된 분위기 반전 이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4일 플랜트사업본부장 홍현성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대표이사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홍현성 부사장이 플랜트사업본부장으로서 주요 현안 해결과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등 사업 운영과 함께 사업 수행 전문성을 기반으로 리스크를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하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홍 부사장은 이 같은 역량을 토대로 현대엔지니어링의 미래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G2E(친환경에너지) 사업부를 중심으로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자체 전력 생산사업 ▲CO2 자원화 ▲폐기물 소각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번 CEO 교체는 최근 기업공개(IPO)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4월 현대엠코와 합병 이후 처음으로 부사장급 CEO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8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나오자 IPO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다소 침체될 수 있는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CEO 교체 카드로 풀이된다.

홍 부사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존에 계획한 친환경 신사업 로드맵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재도전 토대 등을 쌓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030년까지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매출의 33% 가량이다. 이를 위해 총 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IPO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총알 추가 확보에는 실패했으나 현금성 자산이 1조8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큰 무리 없이 신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새 CEO선임 이후로도 기존 신사업 로드맵은 그대로 수행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 확대를 위해 제시한 금액이 3조원으로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해당 비용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개념이다"라며 "자사의 풍푸한 현금성 자산과 기존 사업을 통해 꾸준히 영업이익을 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IPO 철수로 신사업 계획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