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왼쪽),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사진=각 사)
국내 빅테크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리더십 교체와 함께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 양 사 모두 일본을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 삼고 올해 해외시장 공략 기반을 본격적으로 다진다.
15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전일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1981년생 최수연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최 대표는 "다양한 사업 영역들의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앞으로의 네이버는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또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그동안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검색 플랫폼 사업 외에 커머스·핀테크·콘텐츠 사업 등 다각화에 성공했다.
해외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메신저 '라인'과 콘텐츠사업인 '웹툰', 그리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대표적이다.
사업다각화로 활발히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는 네이버지만 검색 서비스 사업은 사실상 내수산업에 머무르고 있다. 내수산업 극복을 위해 네이버는 일본 시장의 문을 선제적으로 두드린다.
지난해 네이버의 서치플랫폼 사업 부문 매출액은 3조2905억원이다. 두 번째로 매출액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커머스 부문이 1조4751억원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국내 사업으로로도 이 같은 매출 규모를 만든 점을 고려하면 해외 사업 진출을 통한 매출 성장 동력이 여전하다. 최 대표도 서치플랫폼 사업의 해외 진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내놓은 서치플랫폼 사업 해외진출 비책은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서비스 개시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초대규모 AI 검색서비스 에어서치를 일본 시장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특히 해당 서비스는 일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검증 진행 중으로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도 일본에서 먼저 이뤄진다. 네이버는 지난해 '라인'을 통해서 베타 서비스를 진행한 마이스마트스토어도 이달 중으로 일본에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 첫 글로벌 도전국도 일본이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함께 일본 특정 지역에서 도시 단위 고정밀 지도(HD맵)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술 검증 단계에 들어섰다.
네이버는 이외에도 글로벌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다. 콘텐츠 산업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욱 고삐를 죌 전망이다.
남궁훈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사진=카카오)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일본에서 성공 경험 통한 해외 사업 지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 14일 카카오 및 주요 계열사 대상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NK(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비욘드 모바일을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글로벌 사업 지원에 나선 김 창업자의 해외 시장 진출 첫 목표 지역도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일본이다.
김 창업자가 일본 시장을 카카오의 글로벌 로드맵 '비욘드 코리아'의 출발점으로 꼽은 이유는 '익숙함'이다.
김 창업자는 "일본은 한게임 시절부터 카카오톡 초창기, 픽코마까지 계속 두드렸던 시장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도 카카오의 해외 사업 매출은 대부분 일본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콘텐츠 산업이 주효했다. 특히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픽코마'가 일본 웹툰, 웹소설, 출판만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픽코마는 지난 2020년 기준 시장점유율이 65%에 육박했다.
김 창업자는 "픽코마는 일본을 잘 이해하는 인재를 영입하고, 한국에서 성공한 카카오페이지의 성공 방정식을 대입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디지털만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 픽코마가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카카오공동체 글로벌 성장의 핵심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픽코마의 성공에서 보듯 카카오는 콘텐츠 산업에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비욘드 코리아'에도 콘텐츠 산업이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액은 6조1367억원이었으나 해외 매출액은 6324억원에 그쳤다. 전체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김 창업자의 글로벌 사업 지원과 함께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도 해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남 대표는 지난달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게 굉장히 저희는 절박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회에서 용인을 받기 어렵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 정도로 성장했으면 이제 국내 시장에서 더는 확장하는 것보다는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에 가까운 메시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