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건설·부동산 정책을 이끌어갈 수장으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내정됐다. 대통령 선거전 내내 '대장동 1타강사'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원 내정자는 향후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함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손질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일 대통령직인수인원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원 후보자는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재선 제주지사 등 풍부한 행정 경험도 갖췄다. 부동산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몸담은 적은 없으나 대선 기간 동안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대장동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부동산 저격수로 움직였다.
새 국토교통부 장관 지명과 함께 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 전환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부동산 공약으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대규모 공급,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를 내세웠다. 대표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은 임대차 3법 폐지·완화, 종합부동산세 폐지, 양도소득세 완화, 주택 대출 규제 완화 등이다.
또 생애 최초 주택가구의 LTV 개편 공약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여기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와 리모델링 추진법 등 도시정비사업과 관련한 부문에서도 정책적 손질을 예고 했다.
원 후보자가 처리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대대적인 정책적·제도적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원 후보자의 존재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제도 개선은 국회 문턱을 넘어서야 하는데 여소야대 국면이 부담이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원 후보자가 어떻게 설득해 낼지도 관건이다.
원 후보자는 인수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단편적 정책에 따른 시행착오로 국민들의 피로가 컸다고 지적하며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향후 부동산 정책 방향을 예고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방향과는 정반대 수준으로 나아가야하는 만큼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민간주도의 주택 공급 정책은 도리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다양한 부동산 공약 속에서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가운데 연령별, 주택보유여부별로 기대하는 바가 다른 만큼 정책의 우선순위와 핵심정책 추진에 세심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며 "정책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제시돼야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경제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손질 예고된 중대재해법도 '친기업' 방향…건설업계 기대감↑
중대재해법 손질도 원 후보자의 공이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처벌보다는 예방에 초점을 맞춘 법 개정을 꾸준히 요구했다.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를 막기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법 조항이 모호하고 포괄적으로 지나치게 처벌 위주의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사고 예방에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총장 출신으로 법률 전문가인 윤 당선인도 중대재해법이 구속 요건의 애매함을 들어 법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달에는 경제단체와의 만남에서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원 후보자가 구체적인 중대재해법 관련한 개선 방향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윤 당선인의 입장에 맞춰 제도 손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도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운영 모니터링 등 제도안착 지원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제도 개선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중대재해법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나 여전히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