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직원이 전기차 배터리 양산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세계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 CATL을 비롯해 인비전AESC와 궈수안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구축한다. 현재 미국 내 배터리 생산공장은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주력 제품인 삼원계(NCM·NCA·NCMA) 배터리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리튬인산철(LFP)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의 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크다. 대표 소재인 니켈의 경우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년 전 톤당 1만6520달러이던 가격이 지난 4일 기준 두 배 오른 3만369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월 초 2만5000달러 수준이던 가격이 중순에는 사상 최고가인 4만8000달러 이상으로 뛰기도 했다. 전기차용 니켈 생산 1위 국가가 러시아라서 배터리 업계에 가해지는 충격은 2분기 이후부터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CATL, 궈수안, 인비전AESC 등이 미국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구축한다. CATL은 세계 중대형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이고 궈수안과 인비전AESC는 각각 세계 8·9위인 중국 유력 배터리 업체다.

CATL은 50억달러(약 6조원)에 달하는 북미 배터리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CATL은 연산 80GWh(기가와트시) 규모 공장을 지어 1만여명을 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은 중국에서 테슬라 납품을 위해 북미 지역에 삼원계(NCM)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지을 것이라는 추측이 계속 제기됐다. 최근 CATL 경영진이 공장 부지를 물색하기 위해 북미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쩡위친 CATL 회장은 “미국은 CATL이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시장”이라고 밝히는 등 미국 진출을 시사해왔다.

궈수안도 지난해 12월 미국의 한 완성차 상장 기업으로부터 배터리를 수주, 향후 6년간 누적 최소 200GWh의 배터리를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궈수안의 현지 배터리 공급업체는 테슬라라는 가능성도 제기된 상황이다. 궈수안 측은 “양사는 향후 미국 내 리튬인산철 배터리 현지 생산과 합작사 설립 가능성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벤츠 고급 전기차 'EQS'와 'EQE'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인비전AESC 역시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구축, 2025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CATL 등 중국 유력 업체들의 잇따른 미국 시장 진출은 매년 크게 늘어나는 시장 성장세를 감안하더라도 한국과 일본 배터리 기업에 위협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등 현지 완성차 기업들은 일찌감치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 합작공장을 세웠거나 추진 중이다.

미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계획 중인 유럽과 일본 등의 완성차 기업들은 아직 배터리 파트너사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테슬라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용을 늘리고 있어 향후 한국·일본에 이어 중국 리튬인산철까지 치열한 시장 경쟁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점유율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중국 업체 CATL에 1위를 내준 LG엔솔은 중국 BYD의 추격을 받는 처지다. 테슬라가 중국 주도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일부 차종에 도입하면서 국내 기업 주도의 삼원계 배터리가 위기에 처했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