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21년 10월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CEO세미나'에서 폐막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SK)
정부와 기업간 소통창구 역할을 유연하게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역할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빛을 발할 지 기대를 낳고 있다.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배터리, 에너지, 바이오 등 대한민국 산업의 주축이 되는 업종을 모두 거느린 SK그룹의 수장이자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끄는 최태원 회장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도 승승장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은 공급망 불안과 고유가,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대외 악재 속에서 기존 산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은 여러 방면에서 윤 정부의 경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공급망 불안 관련 최대 이슈 업종인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고유가 및 에너지정책(SK이노베이션‧SK E&S) 관련 핵심 기업들이 SK그룹 내에 포진해 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SK온)와 미래 성장 동력인 ICT(SK텔레콤), 바이오(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 분야 관련 기업들도 SK그룹에 속해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육성이나 배터리, 반도체, 백신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최 회장에게 도움을 청했던 것처럼 새로 출범하는 윤 정부에서도 최 회장의 역할이 막중할 전망이다.
최근 기업 경영 분야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도 윤 정부가 최 회장으로부터 조언을 구할 일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ESG 경영이 보편적 가치로 인정받기 이전부터 이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재계에서 ‘ESG 전도사’로 불려 왔다. 그의 경영철학인 ‘사회적 가치 추구’도 ESG 경영과 일맥상통한다.
재계를 대표하는 역할도 최 회장의 어깨에 지워진 짐이다. 최 회장은 4대그룹 총수간 모임에서 큰형님 역할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대표 경제단체인 대한상의 회장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그동안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건의와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한편 경제계에는 정부 경제정책에 기여하고 기업을 향한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신기업가정신’을 강조하는 등 역대 어느 수장보다도 정부와 기업간 소통창구 역할을 유연하게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