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 출산을 앞둔 부모가 가장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아이의 이름짓기일 겁니다. 아이가 평생동안 불릴 이름을 놓고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며 참 많이 고민하게 되죠. 아마도 사람들이 누군가의 이름을 보고 그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는 성공이겠죠? '신영마라톤펀드'. 이 아이가 올해로 딱 만 스무살이 됐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이름을 듣고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아이를 어떻게 키우겠다는 부모의 철학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 '마라톤펀드'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곁을 떠나지 않는 부모가 있습니다. 바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입니다. 신영자산운용이 처음 설립된 1996년부터 지금까지 외길을 걷고 있으니 그 역시 대단한 마라토너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금융시장에서 이렇게 긴 세월 한자리를 지킨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상승장엔 상승장이라, 하락장엔 하락장이라. 부침이 심한 자본시장에서 항상 떠나야 할 이유는 남아야 할 이유보다 많았습니다. 특히 최근 3~4년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은 말도 못할 침체기로 힘겨웠습니다. 130조원대까지 불어나며 소위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불렸던 펀드가 20조원대까지 쪼그라들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그사이 가치투자를 표방하며 나란히 걷던 동료들도, 그의 뒤를 쫓겠다며 몰려왔던 후배들도 각자의 길을 찾아 곁을 떠났습니다. 줄어든 수탁고만큼 사무실 빈자리도 적잖이 생겨버렸죠. 부동산 시장에, 해외주식시장에, 코인까지. 지난 3~4년간 투자자들의 시선이 이곳저곳으로 분산되면서 시장도 자연스레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관중이 사라진 경기장에서 허 사장만은 여전히 마라톤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초조한 기색도, 그렇다고 지친 기색도 없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어려운데 어떻게 버티셨나요?" 기자의 말에 그는 그저 웃습니다. "버티는 게 아니에요. 준비하는 거지. 우리도 힘들었지만 퍼포먼스의 개선이 보이면 또 바뀔 거에요. 다만 각 주체들의 판단이 있고 시장 흐름이 있으니 그동안 꾸준히 성과를 내며 준비하는 거죠." 영원한 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세상 호흡이 짧아졌고, 빠른 변화를 원하지만 애석하게도 시장이란 자리가 항상 그 바람대로 움직여지지 않으니 말이죠. 실제 가파르게 치솟던 부동산 시장에도, 랠리를 보이던 주식시장도 확실히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투자 수요는 늘 있기 마련인데 투자할 자산은 만만치 않아진 거죠. 사실 최근 몇년 사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신영자산운용도 대표 펀드들을 모태로 한 액티브 ETF 출시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자금이 몰려있는 ETF 시장에 신영마라톤펀드와 고배당펀드가 등판하면 반길 투자자들이 분명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치열한 고민 끝에 허 사장은 출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ETF는 매매 흐름이 상대적으로 짧은 상품이잖아요. 그런데 ETF를 동일 포트폴리오 안에서 같이 운용하다보면 단기적으로 매매하면서 발생하는 비용과 주가 영향이 결국 지금까지 장기투자를 해 온 기존 고객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어요. 그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아니거든요. 우리를 믿고 함께 가는 투자자들을 위해서 가던 길을 그대로 가기로 했죠." 당장 들어올 자금을 포기하고 가치를 선택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생각해보면 허 사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바로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을 해나가는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요즘처럼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에 그 자리를 27년째 지키고 있는 자체가 그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보여주는 것일테니까요. "상황은 계속 바뀝니다. 흐름이 바뀌고 다시 간접투자시장으로 들어오려는 자금이 생겨날 때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계속 있어주는 것. 난 그것도 큰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자리로 돌아와 신영자산운용 최근 자산운용보고서를 찾아봤습니다. 신영마라톤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89%로 여전히 시장대비 4.49%p 상회 중입니다. 그 이름처럼 20년째 여전한 페이스로 달리고 있는 마라톤펀드, 그리고 '책임운용역'으로서 여전히 그 곁을 지키고 있는 진정한 마라토너 허 사장의 브랜드가 다시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날이 머지 않았길 함께 응원해 봅니다.

[박민선의 view+] 허남권의 진짜 마라톤

"우리의 가치대로...투자자 또 다른 대안 위해 그 자리에 있겠다"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4.25 11:13 | 최종 수정 2022.04.25 11:28 의견 0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

출산을 앞둔 부모가 가장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아이의 이름짓기일 겁니다. 아이가 평생동안 불릴 이름을 놓고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며 참 많이 고민하게 되죠. 아마도 사람들이 누군가의 이름을 보고 그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는 성공이겠죠?

'신영마라톤펀드'. 이 아이가 올해로 딱 만 스무살이 됐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이름을 듣고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아이를 어떻게 키우겠다는 부모의 철학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 '마라톤펀드'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곁을 떠나지 않는 부모가 있습니다. 바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입니다. 신영자산운용이 처음 설립된 1996년부터 지금까지 외길을 걷고 있으니 그 역시 대단한 마라토너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금융시장에서 이렇게 긴 세월 한자리를 지킨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상승장엔 상승장이라, 하락장엔 하락장이라. 부침이 심한 자본시장에서 항상 떠나야 할 이유는 남아야 할 이유보다 많았습니다.

특히 최근 3~4년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은 말도 못할 침체기로 힘겨웠습니다. 130조원대까지 불어나며 소위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불렸던 펀드가 20조원대까지 쪼그라들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그사이 가치투자를 표방하며 나란히 걷던 동료들도, 그의 뒤를 쫓겠다며 몰려왔던 후배들도 각자의 길을 찾아 곁을 떠났습니다. 줄어든 수탁고만큼 사무실 빈자리도 적잖이 생겨버렸죠. 부동산 시장에, 해외주식시장에, 코인까지. 지난 3~4년간 투자자들의 시선이 이곳저곳으로 분산되면서 시장도 자연스레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관중이 사라진 경기장에서 허 사장만은 여전히 마라톤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초조한 기색도, 그렇다고 지친 기색도 없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어려운데 어떻게 버티셨나요?"

기자의 말에 그는 그저 웃습니다. "버티는 게 아니에요. 준비하는 거지. 우리도 힘들었지만 퍼포먼스의 개선이 보이면 또 바뀔 거에요. 다만 각 주체들의 판단이 있고 시장 흐름이 있으니 그동안 꾸준히 성과를 내며 준비하는 거죠."

영원한 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세상 호흡이 짧아졌고, 빠른 변화를 원하지만 애석하게도 시장이란 자리가 항상 그 바람대로 움직여지지 않으니 말이죠. 실제 가파르게 치솟던 부동산 시장에도, 랠리를 보이던 주식시장도 확실히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투자 수요는 늘 있기 마련인데 투자할 자산은 만만치 않아진 거죠.

사실 최근 몇년 사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신영자산운용도 대표 펀드들을 모태로 한 액티브 ETF 출시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자금이 몰려있는 ETF 시장에 신영마라톤펀드와 고배당펀드가 등판하면 반길 투자자들이 분명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치열한 고민 끝에 허 사장은 출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ETF는 매매 흐름이 상대적으로 짧은 상품이잖아요. 그런데 ETF를 동일 포트폴리오 안에서 같이 운용하다보면 단기적으로 매매하면서 발생하는 비용과 주가 영향이 결국 지금까지 장기투자를 해 온 기존 고객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어요. 그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아니거든요. 우리를 믿고 함께 가는 투자자들을 위해서 가던 길을 그대로 가기로 했죠."

당장 들어올 자금을 포기하고 가치를 선택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생각해보면 허 사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바로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을 해나가는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요즘처럼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에 그 자리를 27년째 지키고 있는 자체가 그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보여주는 것일테니까요.

"상황은 계속 바뀝니다. 흐름이 바뀌고 다시 간접투자시장으로 들어오려는 자금이 생겨날 때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계속 있어주는 것. 난 그것도 큰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자리로 돌아와 신영자산운용 최근 자산운용보고서를 찾아봤습니다. 신영마라톤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89%로 여전히 시장대비 4.49%p 상회 중입니다.

그 이름처럼 20년째 여전한 페이스로 달리고 있는 마라톤펀드, 그리고 '책임운용역'으로서 여전히 그 곁을 지키고 있는 진정한 마라토너 허 사장의 브랜드가 다시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날이 머지 않았길 함께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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