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공식 홍보대사로 인기 배우 치웨이를 선정했다. (자료=펄어비스)

펄어비스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MMORPG) 게임 ‘검은사막 모바일’로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국내 게임사가 쉽사리 빗장을 열지 못한 중국 시장 진출까지 이뤄내면서 펄어비스의 글로벌 게임사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이 오는 26일 중국에서 오픈베타서비스(OBT)를 진행한다. 베타서비스지만 유료 아이템이 탑재되면서 사실상 정식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지난 2018년 2월 국내 서버 출시 이후 그해 8월 대만까지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듬해 2월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해 12월에는 글로벌 서버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올해 중국 시장 진출로 펄어비스의 해외 시장 공략은 화룡점정을 찍을 기세다.

펄어비스는 이번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시장 진출로 해외 매출 비중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펄어비스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81%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4038억원 중 해외에서만 327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국내 주요 게임사 중 해외 매출 비중이 80%가 넘는 게임사는 찾기 힘들다. 국내 대형 게임사인 3N 해외 매출 비중은 ▲넥슨 43.6% ▲넷마블 73.4% ▲NC 31.8% 등이다. 이외에도 컴투스는 68.6%, 위메이드는 71.9%를 기록했다. 구체적인 해외 매출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크래프톤은 해외 매출 비중 9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구체적인 해외 매출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내부적으로는 PC버전에 비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검은사막 모바일 ’ 중국 출시 이후로는 해외 매출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증권가에서는 펄어비스의 실적도 극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 초기까지 중국 락다운 지속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텐센트의 가상사설망(VPN) 해외 게임 접속 서비스 중단 조치의 영향을 감안해 2022년 2분기 하루 매출 35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출시 직후 성과는 하루 매출 50억원 수준을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 시작 이후 2 분기 일매출 30억원, 2022년 연간 일매출 25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의 추정 수치를 단순히 그대로 대입한다면 펄어비스의 연간 매출액인 4038억원을 뛰어넘는 액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 진출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최서원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총괄 디렉터는 "중국 서비스 위해 퍼블리셔와 긴밀히 협업하며 현지화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며 "안정적인 운영을 기반으로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게임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현지 클래스 '행자' (자료=펄어비스)

■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현지 맞춤형 전략…업계도 주목

펄어비스는 자사 고유 IP(지적재산권)인 ‘검은사막’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PC버전 ‘검은사막’도 판호(게임서비스권한)를 받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나 결국 ‘검은사막 모바일’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이에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성공적인 중국 시장 안착을 위해 다양한 현지 맞춤형 콘텐츠 및 광고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중국 고전 소설 ‘서유기’에 등장하는 손오공에서 영감을 얻은 현지 특별 클래스 '행자'를 공개하고 유명 연예인 치웨이를 공식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치웨이는 중국 공개 테스트(OBT) 시작과 함께 열리는 대규모 론칭 파티 ‘판타지 어드벤처 나이트’에서 영상을 통해 인사할 예정이다. 파티에는 방송인 ‘PDD’와 BJ ‘대사마(大司马)’, 인기 배우 ‘장전단(张全蛋)’ 등 다수의 인플루언서가 함께할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국내 외에도 대만과 일본, 글로벌 서버로 선보였으나 새로운 클래스를 공개한 전례는 없었다. 현지에서의 반응은 좋다. 25일 기준 중국 현지 앱 마켓 '탭탭'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은 예약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시장에 의욕적으로 나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7년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성 무역 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국내 게임사도 중국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무역 제제 이후 중국 시장의 판호를 받은 국산게임은 지금까지 단 3개에 그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게임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지난해 기준 57조6777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일본과 미국은 100여개가 넘는 게임의 판호 발급을 성공시키면서 중국 게임 시장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으나 국내 게임사는 찬밥 신세나 다름없던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시장 진출을 두고 게임 업계에서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중국 시장 내에서 한국 게임의 입지가 넓어질수록 향후 시장 진출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는 까닭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지속적으로 커져야 향후 국내 게임사가 신작을 출시했을 때 관심도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며 “경쟁사이지만 해외에서‘검은사막’의 성공은 업계 생태계 전반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부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