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24일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 선포식’ 현장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꼰대, 라떼는 말야, 기업갑질 한다...국민에게 들은 쓴소리 더 이상 듣지 않게 합시다”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개최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24일 오전 대한상의 선포식 현장에서 한 말이다. 최 회장은 “기업을 향한 수많은 얘기 속에는 따뜻한 격려도 있지만 갑질한다는 말도 있고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출범한다고 이날 선포했다. ■ 신기업가정신 ERT 선언…최 회장 “새 방법으로 사회문제 함께 해결” 최 회장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신기업가정신협의회’인 ‘ERT(Entrepreneurship Round Table)’”라며 “미국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따온 말인데 굳이 한국판 BRT라고 하지 않는 것은 ‘신기업가정신’을 더한 의미”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모험과 도전 정신’이라는 기업가 정신을 말했듯이 우리가 미래의 새로운 문제나 기회를 새로운 방법과 혁신으로 풀어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와 공급망에 대한 재편, 사회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를 사회가 해결해가야 하는데, 정부가 해결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기업이 이 문제를 직접 풀어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을 기존과 달리 ‘도전하고 공유·확산하는 챌린지 형식’으로 새롭게 풀어내자는 설명이다. 최 회장이 이날 소개한 ERT는 국내 경제계가 동참해 공동 챌린지와 개별기업의 역량에 맞춘 개별 챌린지 등 2가지 방식으로 실천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언급된 공동 챌린지 예시로는 임직원이 모두 눈치 보지 않고 정시 퇴근하는 ‘눈치가 없네’, 하루 동안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제로 플라스틱 데이’, 조깅하며 환경을 생각하는 북유럽식 플로깅(Plogging) 활동을 벤치마킹한 ‘줍줍’, 다회용 용기로 포장시 할인해주는 ‘용기내 챌린지’ 등의 과제를 경제계 전반으로 공동 실천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최 회장은 “어떤 새로운 활동과 챌린지도 좋으니 다양한 챌린지를 실천하고 함께 공유해 확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ERT 기업선언문 서명도 공개했다. 기업선언문은 기업인, 전문가 등이 만든 공통실천과제 5개 사항을 제시했다. 이는 ▲경제적 가치 제고 ▲윤리적 가치 제고 ▲기업문화 향상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상생 등이다. 선포식에 앞서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기업과 배민·토스 등 벤처기업, 미래에셋증권·기업은행 등 금융권, 경총·무역협회·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까지 총 76명의 기업인이 여기에 서명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 선포식’ 현장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 대기업에 혁신기업까지 참여…정의선 “실천행동 동참”·김슬아 “공통문제 해결” 새로움을 강조한 듯 이날 행사도 마치 제품을 출시하는 ‘언팩’ 행사처럼 진행됐다. 최 회장은 “선포식이 딱딱한 느낌이어서 신제품 소개하듯이 ‘언팩’하는 것처럼 해봤다”고 말하기도 했다.참석 인사들도 대기업 위주가 아닌 혁신을 이룬 중견기업 대표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하범종 LG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등 대기업 대표들이 자리했다. 또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등 유니콘 기업 대표 등도 참석해 40여명의 대기업·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ERT 선포식에 참여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최근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문제가 기업과 사회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때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소중히 여기고 기업 역할을 사회가치 증진까지 확장하는 신기업가 정신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이라고 공감했다. 현대차그룹의 실천과 행동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정 회장은 “전동화 차량 출시와 수소 모빌리티 확대, 계열사 RE100 참여에 더해 향후 자동차 제조·사용·폐기 등 전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전환기를 맞은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청년·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ERT를 통해 경제계의 실천활동이 내실을 더하고 더 많은 기업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 차세대 지도자에 선정된 바 있는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도 혁신기업들을 대표해 축사하며 공통의 문제 해결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지속가능한 유통생태계 구축을 통해 소비자뿐 아니라 임직원과 투자자, 농민, 어민, 중소상공인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기존 대기업을 대변하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은 시대에 맞게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손 회장은 “기업은 경제개발의 선구자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핵심축으로서 불굴의 도전을 지속하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이 발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선 개별기업의 실천과제도 소개됐다. 현대차는 ‘H-온드림’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스타트업에 자금과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은 외식업종 자영업자에게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배민의 ‘꽃보다 매출’을 소개했다. 현대중공업은 ‘1% 나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기업문화 향상’과 관련해선 토스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사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급과 무관하게 능력 위주의 체계를 소개했다. ‘친환경 경영’으로는 마켓컬리는 종이 박스 회수 서비스를 통해 마련된 수익금을 토대로 나무를 심는 ‘샛별 숲 조성’사업 등을 소개했다.

[기자가 간다] 최태원 회장 “꼰대·기업갑질 이런 말 듣지 않게 만들어가자”

‘신기업가정신 선포식’ 현장…제품 출시 ‘언팩’ 행사처럼 발표
최 회장 “기업정신 더한 한국형 BRT…채용·환경 등 사례 공유·확산하자”
‘청년 채용 릴레이’ ‘퇴근 눈치 없는 문화’ ‘친환경’ 등 챌린지 제안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5.24 14:33 | 최종 수정 2022.06.28 10:30 의견 0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24일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 선포식’ 현장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꼰대, 라떼는 말야, 기업갑질 한다...국민에게 들은 쓴소리 더 이상 듣지 않게 합시다”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개최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24일 오전 대한상의 선포식 현장에서 한 말이다.

최 회장은 “기업을 향한 수많은 얘기 속에는 따뜻한 격려도 있지만 갑질한다는 말도 있고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출범한다고 이날 선포했다.

■ 신기업가정신 ERT 선언…최 회장 “새 방법으로 사회문제 함께 해결”

최 회장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신기업가정신협의회’인 ‘ERT(Entrepreneurship Round Table)’”라며 “미국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따온 말인데 굳이 한국판 BRT라고 하지 않는 것은 ‘신기업가정신’을 더한 의미”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모험과 도전 정신’이라는 기업가 정신을 말했듯이 우리가 미래의 새로운 문제나 기회를 새로운 방법과 혁신으로 풀어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와 공급망에 대한 재편, 사회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를 사회가 해결해가야 하는데, 정부가 해결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기업이 이 문제를 직접 풀어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을 기존과 달리 ‘도전하고 공유·확산하는 챌린지 형식’으로 새롭게 풀어내자는 설명이다.

최 회장이 이날 소개한 ERT는 국내 경제계가 동참해 공동 챌린지와 개별기업의 역량에 맞춘 개별 챌린지 등 2가지 방식으로 실천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언급된 공동 챌린지 예시로는 임직원이 모두 눈치 보지 않고 정시 퇴근하는 ‘눈치가 없네’, 하루 동안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제로 플라스틱 데이’, 조깅하며 환경을 생각하는 북유럽식 플로깅(Plogging) 활동을 벤치마킹한 ‘줍줍’, 다회용 용기로 포장시 할인해주는 ‘용기내 챌린지’ 등의 과제를 경제계 전반으로 공동 실천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최 회장은 “어떤 새로운 활동과 챌린지도 좋으니 다양한 챌린지를 실천하고 함께 공유해 확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ERT 기업선언문 서명도 공개했다. 기업선언문은 기업인, 전문가 등이 만든 공통실천과제 5개 사항을 제시했다. 이는 ▲경제적 가치 제고 ▲윤리적 가치 제고 ▲기업문화 향상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상생 등이다.

선포식에 앞서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기업과 배민·토스 등 벤처기업, 미래에셋증권·기업은행 등 금융권, 경총·무역협회·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까지 총 76명의 기업인이 여기에 서명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 선포식’ 현장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 대기업에 혁신기업까지 참여…정의선 “실천행동 동참”·김슬아 “공통문제 해결”

새로움을 강조한 듯 이날 행사도 마치 제품을 출시하는 ‘언팩’ 행사처럼 진행됐다. 최 회장은 “선포식이 딱딱한 느낌이어서 신제품 소개하듯이 ‘언팩’하는 것처럼 해봤다”고 말하기도 했다.참석 인사들도 대기업 위주가 아닌 혁신을 이룬 중견기업 대표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하범종 LG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등 대기업 대표들이 자리했다. 또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등 유니콘 기업 대표 등도 참석해 40여명의 대기업·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ERT 선포식에 참여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최근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문제가 기업과 사회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때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소중히 여기고 기업 역할을 사회가치 증진까지 확장하는 신기업가 정신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이라고 공감했다.

현대차그룹의 실천과 행동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정 회장은 “전동화 차량 출시와 수소 모빌리티 확대, 계열사 RE100 참여에 더해 향후 자동차 제조·사용·폐기 등 전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전환기를 맞은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청년·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ERT를 통해 경제계의 실천활동이 내실을 더하고 더 많은 기업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 차세대 지도자에 선정된 바 있는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도 혁신기업들을 대표해 축사하며 공통의 문제 해결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지속가능한 유통생태계 구축을 통해 소비자뿐 아니라 임직원과 투자자, 농민, 어민, 중소상공인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기존 대기업을 대변하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은 시대에 맞게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손 회장은 “기업은 경제개발의 선구자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핵심축으로서 불굴의 도전을 지속하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이 발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선 개별기업의 실천과제도 소개됐다.

현대차는 ‘H-온드림’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스타트업에 자금과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은 외식업종 자영업자에게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배민의 ‘꽃보다 매출’을 소개했다. 현대중공업은 ‘1% 나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기업문화 향상’과 관련해선 토스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사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급과 무관하게 능력 위주의 체계를 소개했다. ‘친환경 경영’으로는 마켓컬리는 종이 박스 회수 서비스를 통해 마련된 수익금을 토대로 나무를 심는 ‘샛별 숲 조성’사업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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