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오뚜기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에 경쟁사 대비 ‘착한 가격’으로 ‘가성비·가심비’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갓뚜기’ ‘착한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물론 함영준 회장의 남다른 경영원칙과 비정규직 제로, 상속세 성실 납부 등이 한 몫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뚜기=착한 가격’ 이미지는 여전히 강하다. 실제로 오뚜기는 가성비를 높이고 제품을 다변화해 라면에 이은 간편식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 취향의 변화에도 발빠르게 대응하며 순후추 라면이나 오뚜기 굿즈 등 이색적인 시도로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오뚜기가 잇단 ‘가격 인상’ 카드를 내놓으면서 수년 간 이어온 ‘착한 가격’(저가 전략)에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원재료 값 상승에 따른 인상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질적 성장에 앞선 양적(매출) 성장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앞섰던 오뚜기가 경쟁 업체들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경우 시장에서 기존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 ‘가격 경쟁력’ 뒤로한 줄인상…1분기 최대 매출 오뚜기의 가격 인상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원재료 값 상승에 따른 수익성 방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상반기 냉동피자와 케첩 등 일부 상품군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8월부터 주요 라면의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당시 경쟁사 대비 최대 폭 인상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과는 달리 올해 3월에는 '컵누들'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 폭은 14.3%에 달한다. 라면은 오뚜기의 매출 비중에서 약 26~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는 냉동피자다. 지난해 6월 가격 조정한데 이어 1년도 안 돼 출고가 인상 조치에 나선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6월 1일부터 냉동피자 상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평균 13% 수준이다. 오뚜기는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1위다. 매출 비중이 높은 라면과 냉동피자 등의 가격 인상으로 오뚜기의 매출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오뚜기는 올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1% 증가한 7424억원,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59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실적 증가 배경에 판매량 증가가 아닌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가성비 중심 전략으로 점유율을 확대해온 오뚜기의 ‘착한 가격’ 선회에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적 개선에 따른 기업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제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과연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뚜기는 10여 년 만에 이루어진 가격 인상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오랜 기간 ‘착한 가격’을 유지해오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면 제품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뚜기 관계자는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올라 이미 다른 경쟁사들은 인상 조치했다”면서 “2016년 냉동피자 출시 후 할인가 조정 외에는 출고가 조정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 인상 조정은 처음으로 진행되는 부분이다. 워낙 원재료 가격이 올라서 불가피 하게 인상 조치를 하게 된 것”이라면서 “냉동피자의 경우 지난해는 출고가가 아닌 할인가만 소폭 조정된 부분이다. 이번 인상률은 정확히 11~13% 정도 인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오뚜기) ■ 주요 매출원 라면 등 점유율 하락…함영준 회장의 숙제 사실 오뚜기는 실적 반등이 시급하다. 오뚜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6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1% 감소했다. 주요 매출원인 라면 점유율 역시 하락세다. 참깨라면과 열라면, 진라면의 인기와 진짬뽕의 선방으로 라면업계 2위에 올라 선 오뚜기는 올해 짜장라면이나 랍스터, 스프 등을 활용한 신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지만 치열한 라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 1982년 '3분카레' 등 가정간편식 제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최초 기업’이지만 간편식 시장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선점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전략도 지적되고 있다. 황성만 대표 선임을 계기로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고는 있지만 해외매출 비중이 10년 째 10%대에 머물고 있는 점은 경쟁사들이 ‘K-라면’ 인기에 따른 실적 호조를 기록하는 것과 대비된다. 함영준 회장은 2010년 3월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 받은 후 생산 제품군 확대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시켰다. 특히 2013년 ‘진라면’ 매출이 1040억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 점유율 20%대로 끌어올리며 라면사업 진출 25년 만에 업계 2위로 우뚝 섰다. 그러나 최근 오뚜기의 라면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27.6%에서 지난해 24.4%까지 하락했다. 실적에 이어 주가 역시 줄곧 하향세다. 140만원대까지 올랐던 2016년 최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이 났다. 26일 현재 오뚜기 주가는 44만원선이다. 식품기업 특성상 곡물 가격 급등 등 원가상승 부담을 떠안아야 하지만 수익성 개선책으로 잇단 가격 인상 카드만 내놓는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부담 떠넘기기라는 인식을 부추길 수 있다. ‘착한 기업’ 이미지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 역시 감소할 수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사실 모든 식품업체들이 가격 압박이 있다. 지난달 이미 경쟁사들은 제품 가격을 올렸다”면서 “오뚜기만 인상 조치한 것은 아니며 가격을 인상해도 경쟁업체와 비교해 보면 라면, 즉석밥의 경우 여전히 저렴하다”고 말했다. 향후 제품 가격 인상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착한 기업’ 오뚜기…가격 선회 전략 통할까

라면 등에 이어 내달 1일 냉동피자 가격 인상
제품 가격 조정 후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김명신 기자 승인 2022.05.26 11:30 | 최종 수정 2022.05.26 12:02 의견 0
(사진=연합뉴스)

오뚜기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에 경쟁사 대비 ‘착한 가격’으로 ‘가성비·가심비’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갓뚜기’ ‘착한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물론 함영준 회장의 남다른 경영원칙과 비정규직 제로, 상속세 성실 납부 등이 한 몫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뚜기=착한 가격’ 이미지는 여전히 강하다.

실제로 오뚜기는 가성비를 높이고 제품을 다변화해 라면에 이은 간편식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 취향의 변화에도 발빠르게 대응하며 순후추 라면이나 오뚜기 굿즈 등 이색적인 시도로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오뚜기가 잇단 ‘가격 인상’ 카드를 내놓으면서 수년 간 이어온 ‘착한 가격’(저가 전략)에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원재료 값 상승에 따른 인상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질적 성장에 앞선 양적(매출) 성장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앞섰던 오뚜기가 경쟁 업체들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경우 시장에서 기존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 ‘가격 경쟁력’ 뒤로한 줄인상…1분기 최대 매출

오뚜기의 가격 인상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원재료 값 상승에 따른 수익성 방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상반기 냉동피자와 케첩 등 일부 상품군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8월부터 주요 라면의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당시 경쟁사 대비 최대 폭 인상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과는 달리 올해 3월에는 '컵누들'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 폭은 14.3%에 달한다. 라면은 오뚜기의 매출 비중에서 약 26~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는 냉동피자다. 지난해 6월 가격 조정한데 이어 1년도 안 돼 출고가 인상 조치에 나선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6월 1일부터 냉동피자 상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평균 13% 수준이다. 오뚜기는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1위다.

매출 비중이 높은 라면과 냉동피자 등의 가격 인상으로 오뚜기의 매출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오뚜기는 올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1% 증가한 7424억원,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59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실적 증가 배경에 판매량 증가가 아닌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가성비 중심 전략으로 점유율을 확대해온 오뚜기의 ‘착한 가격’ 선회에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적 개선에 따른 기업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제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과연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뚜기는 10여 년 만에 이루어진 가격 인상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오랜 기간 ‘착한 가격’을 유지해오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면 제품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뚜기 관계자는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올라 이미 다른 경쟁사들은 인상 조치했다”면서 “2016년 냉동피자 출시 후 할인가 조정 외에는 출고가 조정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 인상 조정은 처음으로 진행되는 부분이다. 워낙 원재료 가격이 올라서 불가피 하게 인상 조치를 하게 된 것”이라면서 “냉동피자의 경우 지난해는 출고가가 아닌 할인가만 소폭 조정된 부분이다. 이번 인상률은 정확히 11~13% 정도 인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오뚜기)


■ 주요 매출원 라면 등 점유율 하락…함영준 회장의 숙제

사실 오뚜기는 실적 반등이 시급하다. 오뚜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6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1% 감소했다. 주요 매출원인 라면 점유율 역시 하락세다.

참깨라면과 열라면, 진라면의 인기와 진짬뽕의 선방으로 라면업계 2위에 올라 선 오뚜기는 올해 짜장라면이나 랍스터, 스프 등을 활용한 신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지만 치열한 라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 1982년 '3분카레' 등 가정간편식 제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최초 기업’이지만 간편식 시장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선점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전략도 지적되고 있다. 황성만 대표 선임을 계기로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고는 있지만 해외매출 비중이 10년 째 10%대에 머물고 있는 점은 경쟁사들이 ‘K-라면’ 인기에 따른 실적 호조를 기록하는 것과 대비된다.

함영준 회장은 2010년 3월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 받은 후 생산 제품군 확대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시켰다. 특히 2013년 ‘진라면’ 매출이 1040억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 점유율 20%대로 끌어올리며 라면사업 진출 25년 만에 업계 2위로 우뚝 섰다. 그러나 최근 오뚜기의 라면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27.6%에서 지난해 24.4%까지 하락했다.

실적에 이어 주가 역시 줄곧 하향세다. 140만원대까지 올랐던 2016년 최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이 났다. 26일 현재 오뚜기 주가는 44만원선이다.

식품기업 특성상 곡물 가격 급등 등 원가상승 부담을 떠안아야 하지만 수익성 개선책으로 잇단 가격 인상 카드만 내놓는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부담 떠넘기기라는 인식을 부추길 수 있다. ‘착한 기업’ 이미지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 역시 감소할 수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사실 모든 식품업체들이 가격 압박이 있다. 지난달 이미 경쟁사들은 제품 가격을 올렸다”면서 “오뚜기만 인상 조치한 것은 아니며 가격을 인상해도 경쟁업체와 비교해 보면 라면, 즉석밥의 경우 여전히 저렴하다”고 말했다. 향후 제품 가격 인상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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