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금융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선점던 증권사들은 물론 각종 대출규제 강화를 피해 넘어온 은행, 보험사까지 집중되면서 시장 내 과당경쟁 우려가 제기된다. 부동산 시장이 정체 또는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경우 금융권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도 관련 점검을 예고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금융 전체 위험노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566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2.4% 확대됐다. 부동산시장 호황과 초저금리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급증한 시중 유동성이 높은 수익률을 쫓아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비은행권의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 증가세가 가파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회사의 작년 말 부동산 PF 대출 총 잔액은 42조257억원. 국내 18개 은행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이 29조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 중 대부분이 생명보험사에 쏠려 있다.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생명으로 6조4846억원에 달했다. 교보생명과 동양생명 역시 각각 3조8721억원, 2조8839억원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메리츠화재가 5조975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가 3조원대다. (자료=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급속한 확대에 따른 질적 악화, 전체 리스크로 확대 우려 부동산PF시장은 최근 4~5년 급격한 성장을 보여왔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동성을 기반으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동산 관련 대출 시장이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것. 한 금융사 PF 본부장은 "유동성 시장에서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부동산시장과 관련 금융투자상품시장으로 유입될 만한 환경이었다"며 "운용자산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PF시장은 저축은행을 포함해 전 금융사들에게 안고 가는 영역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금융 부문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질적으로도 악화, 금융기관과 시장 전반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부동산금융 부문에서 발생한 리스크는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며, 역으로 부동산 실물부문의 충격도 관련 금융부문의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 국내외 긴축기조가 강화되고 금융여건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금융 관련 리스크의 선제적 점검과 대응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 한 증권사 컴플라이언스 담당 임원은 "경쟁이 과열되면 오히려 투자 리스크를 낮춰야 하는데 실적 욕심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반대 흐름을 보이게 된다"며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상품 판매로 인해 큰 후폭풍을 겪었던만큼 증권사들도 내부 규율과 기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비은행권의 부동산 PF대출 등 대체투자 관련 자산에 대해서도 투자손실을 적시에 평가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도록 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여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당장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도입 예정인 신 지급여력기준인 '킥스(K-ICS)' 감독 규제가 시작되면 부동산 PF대출시 리스크 자본 비율이 6%에서 9.9%로 강화될 예정이어서 그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대출 건전성에 대한 적정성 점검 등을 위해 리스크 관리 실태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삼성생명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내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며 "킥스 규제 적용시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전체 운용자산 대비 PF의 비중이 낮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도 6.5조 담은 부동산 PF시장 '과열주의보'

저금리 부동산 상승으로 부동산PF시장 급성장
보험사 부동산PF 대출 잔액 42조…삼성생명 1위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5.26 15:52 의견 0

부동산 금융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선점던 증권사들은 물론 각종 대출규제 강화를 피해 넘어온 은행, 보험사까지 집중되면서 시장 내 과당경쟁 우려가 제기된다.

부동산 시장이 정체 또는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경우 금융권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도 관련 점검을 예고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금융 전체 위험노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566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2.4% 확대됐다. 부동산시장 호황과 초저금리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급증한 시중 유동성이 높은 수익률을 쫓아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비은행권의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 증가세가 가파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회사의 작년 말 부동산 PF 대출 총 잔액은 42조257억원. 국내 18개 은행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이 29조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 중 대부분이 생명보험사에 쏠려 있다.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생명으로 6조4846억원에 달했다. 교보생명과 동양생명 역시 각각 3조8721억원, 2조8839억원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메리츠화재가 5조975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가 3조원대다.

(자료=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급속한 확대에 따른 질적 악화, 전체 리스크로 확대 우려

부동산PF시장은 최근 4~5년 급격한 성장을 보여왔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동성을 기반으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동산 관련 대출 시장이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것.

한 금융사 PF 본부장은 "유동성 시장에서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부동산시장과 관련 금융투자상품시장으로 유입될 만한 환경이었다"며 "운용자산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PF시장은 저축은행을 포함해 전 금융사들에게 안고 가는 영역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금융 부문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질적으로도 악화, 금융기관과 시장 전반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부동산금융 부문에서 발생한 리스크는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며, 역으로 부동산 실물부문의 충격도 관련 금융부문의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 국내외 긴축기조가 강화되고 금융여건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금융 관련 리스크의 선제적 점검과 대응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

한 증권사 컴플라이언스 담당 임원은 "경쟁이 과열되면 오히려 투자 리스크를 낮춰야 하는데 실적 욕심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반대 흐름을 보이게 된다"며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상품 판매로 인해 큰 후폭풍을 겪었던만큼 증권사들도 내부 규율과 기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비은행권의 부동산 PF대출 등 대체투자 관련 자산에 대해서도 투자손실을 적시에 평가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도록 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여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당장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도입 예정인 신 지급여력기준인 '킥스(K-ICS)' 감독 규제가 시작되면 부동산 PF대출시 리스크 자본 비율이 6%에서 9.9%로 강화될 예정이어서 그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대출 건전성에 대한 적정성 점검 등을 위해 리스크 관리 실태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삼성생명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내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며 "킥스 규제 적용시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전체 운용자산 대비 PF의 비중이 낮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