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중국의 저가공세에 국내 산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우리의 주력 수출 품목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부터 신산업인 태양광·전기트럭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우리 산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달 TV용 대형 LCD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캠퍼스 L8-2 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마지막 남은 LCD 생산라인이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가 1991년 진출한 LCD 사업을 완전히 접는다. LG디스플레이도 TV용 LCD 패널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LCD 패널 기술을 앞세워 선진국 일본의 견제를 넘고 중국과 대만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에도 격차를 벌리며 20년간 세계 정상을 지켜왔다. 하지만 저가 물량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에서는 우리 산업계가 '초격차'를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는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기업들이 LCD를 넘어 최근 OLED 시장까지 군침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중소형 OLED를 중심으로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어 일각에서는 자칫 'LCD 시장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한다. 중국 업체들이 값싼 전기료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수익성 악화에 기술력 확보도 실패하며 태양광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한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노력했으나 물량 싸움이 치열하고 앞으로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제품으로 태양광 시장을 잠식해나가는 상황에서 더이상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LG전자로서는 지난해 중국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뒷맛이 씁쓸할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이후에도 자리를 유지해왔던 MC사업본부 산하 임원 5명이 최근 모두 퇴사했다. 해당 임원들은 부사장 1명과 전무 2명, 상무 2명으로 지난 3월 31일부로 면직 처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LG전자의 MC사업본부 임원은 모두 사라졌다. 1995년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지 27년 만에 완전히 MC사업을 정리한 셈이다.
이밖에 최근 국내 제조 현장과 물류 라인에 물류 로봇(무인운반로봇과 자율주행로봇)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로봇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 도입된 물류 로봇의 60% 이상이 중국산이라고 추정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도 중국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더. 올해 1분기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3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배터리 대기업 3사를 합친 점유율(26.3%)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적극적인 국가 지원과 막강한 자국시장 수요로 공세중인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본격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