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로부터 지난 4월 27일 자발적 시정조치(리콜) 명령을 받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 차량(아래)과 제작 결함 미시정 시 위험 사항 고지 내용(위 왼쪽)과 2년 뒤에나 리콜 수리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랜드로버 코리아 서비스센터의 예약 안내 문자(위 오른쪽)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디스커버리 카페 캡처) 수입차 브랜드 랜드로버가 자사 일부 차량에 대해 엔진이 꺼질 수 있다며 해당 고객들에게 자체 시정조치(리콜)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정작 서비스센터에 연락을 하면 리콜을 받기까지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오면서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랜드로버 리콜 수리 지연 소비자 불만…센터 “1년 이상 대기” 31일 랜드로버 등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에서는 리콜 관련 수리를 받기까지 한참 기다려야 한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본지가 이와 관련해 서비스센터에 확인한 결과 실제로 수리를 받기까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랜드로버 동호회 카페 한 회원은 “랜드로버 차량을 구매하고 후회한다”면서 “리콜을 받기 위해 1년 넘게 걸린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는 차를 그냥 타고 다니라는 거냐”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 측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에서 수입·판매한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 등 2개 차종 1만2128대에 대해 자발적 시정조치(리콜)에 들어간다”며 “이 차들은 엔진오일 오염도 증가에 따라 엔진오일펌프 내 부품 간 마찰과 파손이 발생해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해당 차량은 이번달 2일부터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으로 수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랜드로버 차량 소유주들은 안전에 문제가 된다는 말에 불안한 입장이다. 하지만 막상 서비스센터에 리콜 접수를 하면 올해도, 내년도 아닌 2024년에나 수리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한 랜드로버 차량 소유주가 받은 리콜 안내서에선 ‘제품결함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에 미치는 영향’으로 ‘엔진오일펌프가 파손되거나 타이밍체인이 파손될 경우 시동이 꺼져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음’이라고 적혀있다. 이 랜드로버 차량 소유주는 서비스센터에 접수를 했지만 받은 문자엔 ‘000고객님 2024년 8월 00일 00시에 서비스 예약이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수리를 받기 위해 안전을 담보로 2년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실제로 본지가 만난 서울의 한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예약이 꽉 차서 리콜 수리를 진행할 수 없다”며 “내년 12월까지는 기다려야 (수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접수를 하면 관련 안내는 7~8월에나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늦어지면 소비자들의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겠나’라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만약 차량에 심한 소리가 난다든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은 상황이라면 긴급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사전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리콜을 실시하는 것이지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심한 소리가 나는 상태까지 이르러서야 좀 더 빨리 봐줄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얼마나 신속히 조치가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의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 차량 리콜 통지서 내용(위)과 2024년 8월에나 리콜 수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예약 문자 (사진=디스커버리 카페 캡처) ■ 부족한 서비스센터…랜드로버 측도 구체적 대안 없어 리콜 지연 사태는 예견됐다. 랜드로버 코리아는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서비스센터도 지속 확충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를 위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020년 랜드로버 차량 판매대수는 각각 3220대, 4801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재규어 차량 판매대수는 각각 338대, 875대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 차량의 서비스센터는 서울 6곳, 인천·경기 6곳 등을 포함해 전국 25개가 전부다. 재규어, 랜드로버 차량 모두 같은 서비스센터를 이용해야 하는 점도 리콜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됐다. 반면 같은 수입차 업계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경우는 국내 서비스센터를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약 1290의 워크베이를 갖추는 등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인 이달 말에도 벤츠코리아는 광주광역시와 수원시 등에 2곳의 서비스센터를 개소했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관계자는 “리콜의 조속한 진행을 올해 중요 과제로 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리테일러사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리콜 시행 초기라 다소 신청 대수가 많아 고객 대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발생하는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차 제공, 픽업 딜리버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콜 수리의 경우 1년이 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지만 일반 수리의 경우는 좀 더 빨리 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담당자는 “리콜은 소비자의 안전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시행하는 만큼 해당 업체에서는 조속한 리콜을 실시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면서 “랜드로버 측에 관련 대책을 세울 것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장에 랜드로버 리콜 수리 지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은 없는 셈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도로를 달려야 한다. 이에 따른 사고가 발생하면 2, 3차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 당국과 랜드로버 측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랜드로버 “리콜 안 받으면 위험”·서비스센터 “1년 기다려”…엇박자에 소비자 분통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5.31 13:38 | 최종 수정 2022.05.31 14:23 의견 2
국토교통부로부터 지난 4월 27일 자발적 시정조치(리콜) 명령을 받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 차량(아래)과 제작 결함 미시정 시 위험 사항 고지 내용(위 왼쪽)과 2년 뒤에나 리콜 수리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랜드로버 코리아 서비스센터의 예약 안내 문자(위 오른쪽)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디스커버리 카페 캡처)


수입차 브랜드 랜드로버가 자사 일부 차량에 대해 엔진이 꺼질 수 있다며 해당 고객들에게 자체 시정조치(리콜)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정작 서비스센터에 연락을 하면 리콜을 받기까지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오면서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랜드로버 리콜 수리 지연 소비자 불만…센터 “1년 이상 대기”

31일 랜드로버 등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에서는 리콜 관련 수리를 받기까지 한참 기다려야 한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본지가 이와 관련해 서비스센터에 확인한 결과 실제로 수리를 받기까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랜드로버 동호회 카페 한 회원은 “랜드로버 차량을 구매하고 후회한다”면서 “리콜을 받기 위해 1년 넘게 걸린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는 차를 그냥 타고 다니라는 거냐”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 측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에서 수입·판매한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 등 2개 차종 1만2128대에 대해 자발적 시정조치(리콜)에 들어간다”며 “이 차들은 엔진오일 오염도 증가에 따라 엔진오일펌프 내 부품 간 마찰과 파손이 발생해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해당 차량은 이번달 2일부터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으로 수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랜드로버 차량 소유주들은 안전에 문제가 된다는 말에 불안한 입장이다. 하지만 막상 서비스센터에 리콜 접수를 하면 올해도, 내년도 아닌 2024년에나 수리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한 랜드로버 차량 소유주가 받은 리콜 안내서에선 ‘제품결함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에 미치는 영향’으로 ‘엔진오일펌프가 파손되거나 타이밍체인이 파손될 경우 시동이 꺼져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음’이라고 적혀있다.

이 랜드로버 차량 소유주는 서비스센터에 접수를 했지만 받은 문자엔 ‘000고객님 2024년 8월 00일 00시에 서비스 예약이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수리를 받기 위해 안전을 담보로 2년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실제로 본지가 만난 서울의 한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예약이 꽉 차서 리콜 수리를 진행할 수 없다”며 “내년 12월까지는 기다려야 (수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접수를 하면 관련 안내는 7~8월에나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늦어지면 소비자들의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겠나’라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만약 차량에 심한 소리가 난다든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은 상황이라면 긴급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사전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리콜을 실시하는 것이지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심한 소리가 나는 상태까지 이르러서야 좀 더 빨리 봐줄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얼마나 신속히 조치가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의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 차량 리콜 통지서 내용(위)과 2024년 8월에나 리콜 수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예약 문자 (사진=디스커버리 카페 캡처)


■ 부족한 서비스센터…랜드로버 측도 구체적 대안 없어

리콜 지연 사태는 예견됐다. 랜드로버 코리아는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서비스센터도 지속 확충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를 위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020년 랜드로버 차량 판매대수는 각각 3220대, 4801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재규어 차량 판매대수는 각각 338대, 875대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 차량의 서비스센터는 서울 6곳, 인천·경기 6곳 등을 포함해 전국 25개가 전부다. 재규어, 랜드로버 차량 모두 같은 서비스센터를 이용해야 하는 점도 리콜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됐다.

반면 같은 수입차 업계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경우는 국내 서비스센터를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약 1290의 워크베이를 갖추는 등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인 이달 말에도 벤츠코리아는 광주광역시와 수원시 등에 2곳의 서비스센터를 개소했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관계자는 “리콜의 조속한 진행을 올해 중요 과제로 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리테일러사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리콜 시행 초기라 다소 신청 대수가 많아 고객 대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발생하는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차 제공, 픽업 딜리버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콜 수리의 경우 1년이 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지만 일반 수리의 경우는 좀 더 빨리 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담당자는 “리콜은 소비자의 안전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시행하는 만큼 해당 업체에서는 조속한 리콜을 실시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면서 “랜드로버 측에 관련 대책을 세울 것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장에 랜드로버 리콜 수리 지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은 없는 셈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도로를 달려야 한다. 이에 따른 사고가 발생하면 2, 3차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 당국과 랜드로버 측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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