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히트한 가요 음반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건모 1집과 3집, 박미경 2집, 클론 1집 앨범 사진 (사진=멜론 캡처) 가요계에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 제작자 김창환이 만들어낸 앨범들이 그 시절 감성을 그대로 담아 LP로 출시된다.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 시장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가수 김건모, 클론, 박미경의 음반이 LP로 음악 팬들을 만나게 되는 것. 8일 가요계에 따르면 음반 기획·제작사 사운드트리는 프로듀서 겸 작곡가 김창환(59)이 과거 라인음향(현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주요 음반을 LP로 제작하기로 했다. 최근 연합뉴스가 서울 서초구 작업실에서 만난 김창환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회장은 LP 제작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핫'(hot) 했던 1990년대 가요를 아날로그 감성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요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 김 회장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음반 제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싱어송라이터 신승훈을 데뷔시켜 총 6장의 음반을 프로듀싱했고, 김건모를 발굴해 '핑계', '잘못된 만남' 등의 곡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밀리언셀러'(음반 100만 장 이상 판매) 반열에 올렸다. 노이즈, 박미경, 클론, 홍경민, 채연, 이정 등도 그의 손을 거쳐 스타 대열에 올랐다. 인터뷰에서 김 회장은 "1995년 김건모의 3집 앨범을 만들 때 LP 버전 5만 장을 찍은 게 마지막이었다. 당시 300만 장 정도 음반이 팔렸는데 그 중 5만 장만 LP다 보니 최근에는 부르는 게 값이라 하더라"며 LP 제작으로 더 많은 팬들이 음악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랐다. 사운드트리 측에 따르면 LP 음반은 이르면 8월 말에서 9월 초 나올 예정이다. 먼저 김건모의 정규 1집과 3집, 클론 1집, 박미경 2집 등을 낸 뒤 나머지 앨범도 순차적으로 발매할 계획인데 카세트 테이프 제작도 검토 중이다. 김 회장은 "가능하다면 (그동안 제작한) 모든 앨범을 LP로 내는 게 목표"라면서 "이번에 다시 노래를 듣다 보니 한 곡 한 곡 에피소드가 생각나면서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가 떠오르더라"고 말했다. 그는 "LP는 무엇보다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만든 모든 음반의 마스터(원본)를 갖고 있어 다행"이라며 "시대는 달라졌지만 '역시 라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바랐다. X 90년대 가요계를 이끈 프로듀서 겸 작곡가 김창환 (사진=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 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금의 'K팝 열풍' 근간에는 1990년대 가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시쳇말로 '가요는 구리다'고 생각해왔던 사람들이 하나둘 가요를 인정하고 듣기 시작한 게 1990년대였다"며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가요가 아예 팝을 이겼다"고 설명했다. "대중가요가 팝의 형식을 취한 나라는 아시아 전체에서도 우리나라뿐이었습니다. 일본도 따라오지 못했지요. 가요를 팝으로 만드는 과정에 우리가 있었고, 후배들이 지금 K팝을 이끌고 있죠." 김 회장은 음콘협 차원에서 K팝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현재 협회가 운영하는 '가온차트'를 개편하는 작업도 준비 중이다. 그는 "미국의 빌보드 차트나 틱톡, 텐센트, 스포티파이 등 전 세계 다양한 플랫폼 정보를 받아서 글로벌 차트를 만들고 장르를 나누는 식으로 가칭 '서클 차트'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가요계를 대표해 온 인물이었지만, 그는 최근 몇 년간은 공개 석상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김 회장은 2019년 10대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 멤버에게 가해진 폭행을 모른 척하고 정서적으로 괴롭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사건을 이야기하던 그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몇 차례 한숨을 쉬며 "어느 회사든 연습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회사 대표가 모두 다 알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이스트라이트의) 다른 멤버들은 앞으로도 최대한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회사에 소속된 가수나 연습생은 없지만, 그는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노래 하나만 보고 살아온 40여 년, 그에게 음악은 삶 자체라고 한다. "인생에 있어 마지막 한 번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다소 특이할 수 있지만, 지금의 아이돌 그룹이 하지 않는 음악이요. 기회가 되면 꼭 하고 싶습니다." 90년대 가요계를 이끈 프로듀서 겸 작곡가 김창환 (사진=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김창환 작품’ 김건모·클론·박미경 노래, LP로 나온다

그 시절 감성 그대로 8∼9월 LP로 재탄생

이진아 기자 승인 2022.06.08 10:07 의견 0
1990년대 히트한 가요 음반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건모 1집과 3집, 박미경 2집, 클론 1집 앨범 사진 (사진=멜론 캡처)

가요계에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 제작자 김창환이 만들어낸 앨범들이 그 시절 감성을 그대로 담아 LP로 출시된다.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 시장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가수 김건모, 클론, 박미경의 음반이 LP로 음악 팬들을 만나게 되는 것.

8일 가요계에 따르면 음반 기획·제작사 사운드트리는 프로듀서 겸 작곡가 김창환(59)이 과거 라인음향(현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주요 음반을 LP로 제작하기로 했다.

최근 연합뉴스가 서울 서초구 작업실에서 만난 김창환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회장은 LP 제작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핫'(hot) 했던 1990년대 가요를 아날로그 감성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요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 김 회장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음반 제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싱어송라이터 신승훈을 데뷔시켜 총 6장의 음반을 프로듀싱했고, 김건모를 발굴해 '핑계', '잘못된 만남' 등의 곡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밀리언셀러'(음반 100만 장 이상 판매) 반열에 올렸다.

노이즈, 박미경, 클론, 홍경민, 채연, 이정 등도 그의 손을 거쳐 스타 대열에 올랐다.

인터뷰에서 김 회장은 "1995년 김건모의 3집 앨범을 만들 때 LP 버전 5만 장을 찍은 게 마지막이었다. 당시 300만 장 정도 음반이 팔렸는데 그 중 5만 장만 LP다 보니 최근에는 부르는 게 값이라 하더라"며 LP 제작으로 더 많은 팬들이 음악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랐다.

사운드트리 측에 따르면 LP 음반은 이르면 8월 말에서 9월 초 나올 예정이다.

먼저 김건모의 정규 1집과 3집, 클론 1집, 박미경 2집 등을 낸 뒤 나머지 앨범도 순차적으로 발매할 계획인데 카세트 테이프 제작도 검토 중이다.

김 회장은 "가능하다면 (그동안 제작한) 모든 앨범을 LP로 내는 게 목표"라면서 "이번에 다시 노래를 듣다 보니 한 곡 한 곡 에피소드가 생각나면서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가 떠오르더라"고 말했다.

그는 "LP는 무엇보다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만든 모든 음반의 마스터(원본)를 갖고 있어 다행"이라며 "시대는 달라졌지만 '역시 라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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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가요계를 이끈 프로듀서 겸 작곡가 김창환 (사진=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 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금의 'K팝 열풍' 근간에는 1990년대 가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시쳇말로 '가요는 구리다'고 생각해왔던 사람들이 하나둘 가요를 인정하고 듣기 시작한 게 1990년대였다"며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가요가 아예 팝을 이겼다"고 설명했다.

"대중가요가 팝의 형식을 취한 나라는 아시아 전체에서도 우리나라뿐이었습니다. 일본도 따라오지 못했지요. 가요를 팝으로 만드는 과정에 우리가 있었고, 후배들이 지금 K팝을 이끌고 있죠."

김 회장은 음콘협 차원에서 K팝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현재 협회가 운영하는 '가온차트'를 개편하는 작업도 준비 중이다.

그는 "미국의 빌보드 차트나 틱톡, 텐센트, 스포티파이 등 전 세계 다양한 플랫폼 정보를 받아서 글로벌 차트를 만들고 장르를 나누는 식으로 가칭 '서클 차트'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가요계를 대표해 온 인물이었지만, 그는 최근 몇 년간은 공개 석상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김 회장은 2019년 10대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 멤버에게 가해진 폭행을 모른 척하고 정서적으로 괴롭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사건을 이야기하던 그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몇 차례 한숨을 쉬며 "어느 회사든 연습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회사 대표가 모두 다 알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이스트라이트의) 다른 멤버들은 앞으로도 최대한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회사에 소속된 가수나 연습생은 없지만, 그는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노래 하나만 보고 살아온 40여 년, 그에게 음악은 삶 자체라고 한다.

"인생에 있어 마지막 한 번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다소 특이할 수 있지만, 지금의 아이돌 그룹이 하지 않는 음악이요. 기회가 되면 꼭 하고 싶습니다."

90년대 가요계를 이끈 프로듀서 겸 작곡가 김창환 (사진=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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