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공 정비사업에서 적용한 통합심의를 일정 부지 면적을 초과하는 신속통합기획 사업지에까지 확대 적용해 사업 기간 단축에 나서면서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민간 정비사업에 통합심의를 적용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을 하반기에 발의할 예정이다.
통합심의는 그동안 공공재건축과 재개발 등 공공이 개입한 사업에만 적용되고 있었고 민간정비사업은 대상이 아니었다.
통합심의가 적용된 사업지는 개별적으로 이뤄진 건축심의나 각종 영향평가를 한꺼번에 추진할 수 있어 사회적 비용이 줄고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도 통합심의 적용을 통해 사업의 속도를 절반 가량 줄이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시 조례 개정에 따르면 통합심의 적용 사업지는 부지면적 5만㎡ 미만 사업으로 대상이 한정됐다. 오 시장은 신통기획 활성화를 위해 부지면적 5만㎡ 이상 신통기획 사업에 대해서도 통합 심의가 가능하도록 국토부에 요청했다.
국토부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주택250만호 공급을 위해서 오 시장의 요청에 대해 법 개정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전국 민간정비사업 전체적으로 통합심의를 확대할지 아니면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통기획 사업지로 한정 적용할지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천호 3-2구역 재개발 조감도 (자료=서울시)
■ 신통기획 탄력에도 사업지 이탈 사례…기부채납에 단축 효과 물음표
신통기획은 초기 사업지 모집에서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1차 재개발 후보지 공모에는 24개 자치구에서 102곳이 신청했으며 상시 접수하는 재건축은 강남3구에서만 총 7곳이 신청하는 등 거물급 사업지가 신통기획 대열에 합류했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앞서 6·1 지방선거 당선으로 임기 4년이 더 늘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이 추진하는 신통기획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나왔다.
그러나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신통기획에 이탈하는 사업지도 일부 나왔다.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신통기획 1호사업지 오금현대아파트는 임대아파트 비율을 놓고 서울시와 논의를 이어가다 최종 철회를 결정했다.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소재 신반포4차 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결국 신통기획에서 이탈했다.
조합이 지난달 6∼30일 진행한 조합원 설문 조사에서 전체 조합원(1380명)의 절반이 넘는 707명이 참여한 가운데 86%가 신통기획 대신 조합 자체 사업으로 재건축을 진행하자는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시는 "신반포4차는 이미 정비계획안 수립과 주민공람 공고까지 완료하고 도시계획 심의를 앞둔 상황이다"라며 "이미 사업이 많이 진행돼 신통기획의 절차 단축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통기획에서 이탈한 사업지도 있으나 신향빌라와 천호3-2구역 등 신통기획으로 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사례도 있어 민간 조합도 당분간은 계산기를 두르릴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신속통합기획 추진 단지는 약 50여곳으로 기존 절차 대비 절반 이상의 기간 단축 효과가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통기획 정책 취지에 부합하고 공공지원이 절실한 단지를 중심으로 주민 의사를 충분히 수렴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