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써밋 엘리제 단지 투시도 (자료=대우건설)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11일 열린 서초아남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의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서초아남아파트를 재건축하여 지하 4층~지상20층 총 2개동 규모의 공동주택 200세대와 상가 및 부대복리시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추정 공사비는 약 984억원이다.
대우건설은 조합에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적용한 '서초 써밋 엘리제'를 제안했다. 대우건설이 소규모 재건축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과거 로얄카운티, 유로카운티 등 강남 소규모 고급빌라시장을 주도했었다"며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입지의 소규모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30일 신길우성2차·우창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성공했다. 해당 사업지에도 '써밋'을 적용될 수 있도록 길을 텄다. 조합원들에게 옵션으로 브랜드 변경이 가능할 수 있게끔 제안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DL이앤씨 수성1지구 재개발 투시도 (자료=DL이앤씨)
■ DL이앤씨, 조 단위 도시정비사업 수주고…'아크로'가 견인
DL이앤씨도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 2543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가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하이엔드 브랜드 확장성이 두드러졌다.
DL이앤씨는 '아크로'를 지방 광역시에도 적용했다. 지난 3월 총 공사비 6183억원 규모의 대구광역시 수성1지구 재개발사업에 '아크로'를 제안하면서 시공권을 확보했다.
수성1지구 재개발사업은 수성구 신천동로 일대 10만6410㎡ 부지 위에 지하 3층에서 지상 33층 22개 동 1901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서울 외곽 지역에도 '아크로'를 내세우면서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올해 DL이앤씨의 마수걸이 도시정비사업수주 단지인 서울 금천구 남서울무지개아파트에 '아크로' 적용을 약속했다.
남서울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금천구 시흥동 일대에 위치한 총5개 동 639가구 규모의 저층 단지를 지하 4층~지상 35층, 10개 동, 약 900여 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새로 짓는 것이다. 공사비는 2444억원 규모다.
■ 하이엔드 확장성, 리모델링 사업 진출 할까
대우건설과 DL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지도 관건이다. 양 사는 아직까지 리모델링 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사례가 없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 유일하지만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높은 공사비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리모델링 사업지는 규모가 작고 사업성이 낮은 곳이 다수여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기준 문턱을 넘기 어려울 수 있다.
대우건설의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 예상 금액은 총 2조원이다. 시공사선정총회를 앞둔 사업지는 ▲강동 고덕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안양초원아파트 리모델링 ▲수원 두산우성한신아파트 리모델링 ▲원주 원동다박골 재개발 사업 등이다.
다수의 리모델링 사업지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대우건설을 두고 업계에서는 강동 고덕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우건설 관계자는 "강동 고덕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은 입찰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적용 기준은 있지만 도시정비사업 입찰 사업지에는 기본적으로 써밋 적용 여부를 검토 한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리모델링 사업지에 '아크로'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표적으로는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서구 염창동 무학아파트가 '아크로' 적용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추후 사업성이 좋고 공사비를 맞춰줄 수 있는 리모델링 사업지가 있다면 아크로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