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서울 본사 (사진=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성 직원이 같은 부서 동료들로부터 3년 넘게 성희롱에 시달리고 성폭력까지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해 파장이 일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해에도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바 있어 폐쇄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반복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이 확산하자 포스코는 대표 명의로 뒤늦게 사과문을 내놨다. ■ 피해직원, 가해 직원 4명 성폭력·성추행 경찰 고소 24일 포스코와 MBC 보도 등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근무하는 20대 여직원 A씨는 같은 부서 남자 상사 4명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며 지난 7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가해 남성으로 지목된 이들 4명 중 일부는 회식 자리 등에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직원 A씨의 집까지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해 남성 4명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여직원이 가해 남성 상사직원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경찰 조사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여직원 A씨는 지난달 말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직원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무서워서 말 못했는데, 왜 아침에 제 몸에 손댔냐”고 했다. 이에 가해 상사직원은 “뭐라 용서를 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기억을 못 하지만, 어쨌든 실수를 인정한다”며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달 29일 A씨는 이 남성직원으로부터 성폭행(유사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같은 건물에 사는 가해자 상사가 이날 새벽 2시30분 차를 빼달라며 주차장으로 내려오게 했다가, 다시 ‘집 도어락이 고장 났으니 건전지를 빌려달라’며 집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A씨는 “(남성직원이 덮쳐서) 머리를 벽에 부딪힌 후 울면서 반항했으나, 유사강간을 당했다. (사건 후) 병원에서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남성직원 외에도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또 다른 동료 직원들에게 수년간 지속적으로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7일 이 남성직원을 특수유사강간 혐의로, 다른 직원 3명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포스코 측은 “A씨와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직원들과 분리조치를 완료했다”며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부서 리더의 보직을 해임하고 피고소인 4명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업무에서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 포스코, 성추행 인지하고도 피해자 보호 못해…따돌림 등 2차 피해 포스코는 A씨에 대한 이러한 성폭력 고소 사건이 있기 전에 성추행 사실을 인지하고도 A씨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명하복 식의 폐쇄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A씨는 2차 피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12월 피해 여성 A씨는 포스코 감사부서인 정도경영실에 다른 남성직원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신고했다. 하지만 신고 후 오히려 A씨는 부서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등의 피해를 받았다. 가해자가 A씨의 상사였기 때문에 A씨는 또 다시 집단 따돌림으로 보복을 당한 것이다. 포스코의 폐쇄적인 문화가 지적되는 이유다. 포스코의 성폭력 관련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 광양제철소에서 포스코 남성직원이 협력업체 여성직원을 성희롱한 사건이 있었다. 같은 해 중순에는 포항제철소 동성 직원 간 성추행 문제도 발생했다. ■ 논란 확산되자 뒤늦게 사과…포스코, ESG경영도 신뢰 잃을 듯 포스코는 논란이 지속되자 뒤늦게 사과에 나섰다. 지난 23일 오후 7시경 포스코는 김학동 부회장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피해직원과 가족분들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회사는 엄중하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회사를 아끼고 지켜봐 주시는 지역사회와 모든 이해관계자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회사는 피해 직원이 조속히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회사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자체적으로도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문책하고 관리자들에게도 무거운 책임을 물어 피해 직원의 억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성추행·성폭행 관련 사건이 발생한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쉬쉬하고 있다가 언론에서 확산이 되자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포스코는 반복적인 성폭력 관련 사건으로 ESG 경영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 17일 세계경제연구원과 ‘ESG 글로벌 서밋’ 컨퍼런스를 통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기업들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포괄하는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며 ESG 경영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번 사태까지 반복적인 성폭력 관련 사건이 발생하는 조직 문화로 인해 포스코의 ESG 경영은 신뢰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7일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이 'ESG 글로벌 서밋' 국제 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또 터졌다’ 포스코 성폭력 파문…뒤늦은 사과 “피해자에 사죄”

포항제철소 피해직원, 성폭력·성추행 등 상사 4명 고소
3년간 시달리다 감사부서 신고했지만 따돌림 ‘2차 피해’
반복된 성폭력 사건에 ‘상명하복 식 조직문화 논란’
논란 확산하자 뒤늦게 사과…ESG경영도 타격 받을 듯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6.24 09:00 | 최종 수정 2022.06.24 09:10 의견 0
포스코 서울 본사 (사진=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성 직원이 같은 부서 동료들로부터 3년 넘게 성희롱에 시달리고 성폭력까지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해 파장이 일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해에도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바 있어 폐쇄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반복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이 확산하자 포스코는 대표 명의로 뒤늦게 사과문을 내놨다.

■ 피해직원, 가해 직원 4명 성폭력·성추행 경찰 고소

24일 포스코와 MBC 보도 등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근무하는 20대 여직원 A씨는 같은 부서 남자 상사 4명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며 지난 7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가해 남성으로 지목된 이들 4명 중 일부는 회식 자리 등에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직원 A씨의 집까지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해 남성 4명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여직원이 가해 남성 상사직원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경찰 조사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여직원 A씨는 지난달 말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직원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무서워서 말 못했는데, 왜 아침에 제 몸에 손댔냐”고 했다. 이에 가해 상사직원은 “뭐라 용서를 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기억을 못 하지만, 어쨌든 실수를 인정한다”며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달 29일 A씨는 이 남성직원으로부터 성폭행(유사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같은 건물에 사는 가해자 상사가 이날 새벽 2시30분 차를 빼달라며 주차장으로 내려오게 했다가, 다시 ‘집 도어락이 고장 났으니 건전지를 빌려달라’며 집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A씨는 “(남성직원이 덮쳐서) 머리를 벽에 부딪힌 후 울면서 반항했으나, 유사강간을 당했다. (사건 후) 병원에서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남성직원 외에도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또 다른 동료 직원들에게 수년간 지속적으로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7일 이 남성직원을 특수유사강간 혐의로, 다른 직원 3명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포스코 측은 “A씨와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직원들과 분리조치를 완료했다”며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부서 리더의 보직을 해임하고 피고소인 4명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업무에서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 포스코, 성추행 인지하고도 피해자 보호 못해…따돌림 등 2차 피해

포스코는 A씨에 대한 이러한 성폭력 고소 사건이 있기 전에 성추행 사실을 인지하고도 A씨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명하복 식의 폐쇄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A씨는 2차 피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12월 피해 여성 A씨는 포스코 감사부서인 정도경영실에 다른 남성직원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신고했다. 하지만 신고 후 오히려 A씨는 부서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등의 피해를 받았다. 가해자가 A씨의 상사였기 때문에 A씨는 또 다시 집단 따돌림으로 보복을 당한 것이다. 포스코의 폐쇄적인 문화가 지적되는 이유다.

포스코의 성폭력 관련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 광양제철소에서 포스코 남성직원이 협력업체 여성직원을 성희롱한 사건이 있었다. 같은 해 중순에는 포항제철소 동성 직원 간 성추행 문제도 발생했다.

■ 논란 확산되자 뒤늦게 사과…포스코, ESG경영도 신뢰 잃을 듯

포스코는 논란이 지속되자 뒤늦게 사과에 나섰다. 지난 23일 오후 7시경 포스코는 김학동 부회장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피해직원과 가족분들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회사는 엄중하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회사를 아끼고 지켜봐 주시는 지역사회와 모든 이해관계자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회사는 피해 직원이 조속히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회사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자체적으로도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문책하고 관리자들에게도 무거운 책임을 물어 피해 직원의 억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성추행·성폭행 관련 사건이 발생한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쉬쉬하고 있다가 언론에서 확산이 되자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포스코는 반복적인 성폭력 관련 사건으로 ESG 경영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 17일 세계경제연구원과 ‘ESG 글로벌 서밋’ 컨퍼런스를 통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기업들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포괄하는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며 ESG 경영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번 사태까지 반복적인 성폭력 관련 사건이 발생하는 조직 문화로 인해 포스코의 ESG 경영은 신뢰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7일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이 'ESG 글로벌 서밋' 국제 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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