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고(3高)’가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와 회복을 꿈꾸던 한국 경제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물가, 금리, 환율이 주범이다. 이른바 ‘푸틴플레이션(푸틴+인플레이션)’은 국제 유가와 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을 높였다. 이는 그대로 수입돼 국내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려야했다. 전세계가 같은 고통을 겪는 사이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인기가 높아져 원화 환율은 1300원 목전까지 올랐다. 7월 2일 창간 7주년을 맞는 뷰어스는 [3高 위기를 넘자]라는 주제로 창간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대형마트들이 코로나시대가 초래한 소비 패턴의 변화에 따른 생존을 위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 세 아이를 키우는 40대 워킹맘 이모씨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에 마트에서의 장보기 코스가 달라졌다. 마트에 들어서자마자 자체 브랜드(PB) 매장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장을 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씨는 과거에는 PB상품에 대해 저가의 저품질로 인식했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저렴한 가격에 품질에서도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생필품이나 우유의 경우 타사 대비 20~30%가 저렴해 한 달 지출 부담이 크게 줄었다. “사실 대형마트업계가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과거 메르스 당시 40~50대 고객들이 온라인 쇼핑을 시작하면서 신선식품 외에 오프라인과 온라인 제품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죠. 결국 메르스 종식 이후 10명 중 3~4명 정도가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겁니다. 지금은 코로나19 3년을 보내고 있어요. 그때보다 온라인 쇼핑을 활용하는 젊은 고객은 더 늘었고 당시 40~50대 고객들 역시 간편하게 주문하려는 성향이 더욱 짙어졌죠. 대형마트들이 더 힘들어진 이유에요.” 한 대형마트 관계자의 말이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온라인 소비는 강화됐고 이커머스는 급성장했다. 엔데믹 전환에 따른 소비자들의 리턴이 기대되고는 있지만 코로나 시대가 바꿔 놓은 소비 패턴은 대형마트들 입장에서 여전히 불리하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들의 잇단 가격 인상으로 오프라인 구매 심리가 아직은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도 여전히 치열하다. 실제로 이커머스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대형마트의 매출과 입지는 더욱 축소되는 추세다. 지난 4월 기준 유통업계 전체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4.0%로, 3년 전(19.6%)에 비해 5.6%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의 오프라인 매출은 7조4800억원으로 9.3% 증가한 반면 온라인 매출은 6조9700억원으로 11.0%나 늘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백화점(19.9%), 편의점(12.5%) 등이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대형마트는 3.0% 줄었다. 엔데믹 전환 효과는 아직인 셈이다. 온라인 유통업체는 전 품목에서 매출이 늘었다. 대형마트들은 소비 패턴의 변화에 따른 생존을 위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다른 오프라인 매장 대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수 있는 점을 강화해 자체 브랜드(PB)나 직소싱 제품을 확대 하고 있다. 또한 오래된 점포의 리뉴얼을 통한 ‘마트=새로운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 하면서 ‘리턴(New Return)’ 전략을 꾀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PB상품 강화나 직소싱, 직매입 등 최대한 중간 유통을 축소시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또한 점포를 방문한 고객들을 최대한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해 구매를 확대시켜야 한다. 최근 마트들이 점포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브랜드’ 아닌 ‘가심비’…오프라인 리턴 따른 가격·제품 경쟁력 ‘사활’ 리오프닝으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고물가로 인한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글로벌 여파에 따른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먹거리 물가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가 치솟고 있다. 최근 연합뉴스의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는 월평균 106만6902원으로, 1년 전보다 9.7% 증가했다. 통계청 자료에서 역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체감이 높은 생활물가지수는 6.7% 상승해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식품 가격 오름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이런 가운데 물가 방어 최전선에 있는 대형마트들이 앞 다퉈 ‘장바구니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고 있다. 고물가에 대응해 소비자들에게 초저가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야 하는 또 다른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물론 다른 유통업계 대비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형마트의 특성상 리오프닝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들과 직접적인 경쟁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대형마트들의 실적 턴어라운드(turnaround)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이어지고 있는 물가 급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치솟으면서 제품들 마다 가격이 오름세다.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 패턴은 ‘선택’과 ‘집중’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비 패턴의 변화는 가격 대비 만족도, 즉 알뜰한 소비에 제품의 만족도에 무게를 두는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른 바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다. ‘브랜드 선호’가 아닌 ‘취향 소비’로, 마트업계가 생존을 위해 ‘초저가’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이유 역시 이러한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와 맞물린다. 무엇보다 비대면 온라인 소비와 빠른 배송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엔데믹 전환 후에도 온라인 구매 선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소비의 증가로 업계 전반으로 유통 채널이 확대되면서 이들 간의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마트들의 생존을 위한 변화의 시대가 초래된 것이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산지를 대체하거나 유통 단계를 축소함으로써 주요 품목들의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적극적인 할인 행사, 물량 확보 등으로 물가 상승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이유다. 이마트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중시한 PB 전문점 '노브랜드'와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가정간편식 '피코크'와 신선식품 브랜드 ‘파머스픽’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사진=뷰어스 DB) ■ ‘PB시장 1위’ 이마트, 마켓쉐어(market share)로 바잉파워(Buying power) 대형마트의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직소싱 확대나 자체 브랜드(PB) 강화 방침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 이마트가 있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위탁해 만든 제품에 자체 브랜드를 붙여 내놓는 유통 전략 중 하나로, 기존 브랜드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면서 최근 품질까지 업그레이드돼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고 있다. 이마트의 경쟁력 중 하나는 자체 브랜드의 성공이다. 이마트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중시한 PB 전문점 '노브랜드'와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등 선방에 힘입어 가정간편식 '피코크'와 신선식품 브랜드 ‘파머스픽’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PB 상품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20% 수준으로, ‘노브랜드’는 지난해 매출 1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피코크’의 경우 지난해 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론칭 9년 만에 이룬 성과다. 2021년 선보인 ‘파머스픽’ 역시 우수한 농가 상품 발굴부터 유통 과정 등에 이마트가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다. ‘파머스픽’의 경우에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신선식품 배송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에 대응해 이마트 만의 차별화된 신선식품 브랜드로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까지 제공하며 오프라인 시장에서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마트는 PB 강화를 위해 우수 협력업체와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PB 상품 확대와 더불어 사전 물량 확보에 따른 가격 안정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의 선방에는 28년 운영 노하우와 전국 매장수로 인한 바잉파워(Buying power, 구매력)가 높다는 점이다. 마켓쉐어(market share, 시장점유율) 역시 크다보니 매입에 강해 원가 경쟁력에서 비교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입 조직인 상품본부와 마케팅 담당 중심으로 물가 안정을 위한 행사 상품 개발, 다양한 프로모션 도입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고객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매입 조직은 상품을 바잉하는 조직으로, 다른 이커머스와 다르게 직매입으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신선식품의 경우 국내에만 운영하던 상품들을 해외 직매입을 통한 판매와 농가 지역을 확대해 저렴하게 취급할 수 있는 상품들을 발굴하는 등 국내외 산지 다각화, 바이어들의 지속적인 농가관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브랜드나 피코크 등 가성비 있는 PB상품들을 개발하고 최대한 가격을 덜 인상하는 방안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부 PB상품에 대해서는 가격 동결 조치를 취했다”면서 “해외 물량 확보 측면에서도 환율이 오르기 전에 물류 수급 확보를 해서 최대한 가격을 지키면서 판매를 하고 있으며 선풍기나 가전 등은 핵심 기능으로 최소화하면서 심플하게 해 저렴하게 제공하도록 하는 등 가성비 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 측은 “가격 안정화에 이어 점포 리뉴얼 역시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2020년 이마트 월계점을 오픈하면서 미래형 혁신 점포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공적 사례를 바탕으로 올해까지 10여개 점포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역시 가성비 있는 해외 직소싱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식용유 가격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하반기에 입점될 예정이었던 포도씨유 수입 일정을 모두 6~8월로 앞당겨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한 점 등이 그 일환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측은 “창고형 할인점 특성상 대용량을 취급하는 만큼, 고객들의 차별화된 수요가 많다. 특히 고물가 시대 가성비와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을 위해 해외소싱 업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트레이더스 해외소싱의 경우 10년 넘는 조직의 노하우와 전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차별화된 단독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부터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통해 먹거리·생필품 등 고객 수요가 높은 상품군을 1년 내내 최적가로 선보이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뷰어스 DB) ■ 홈플러스, ‘리턴(Re·t·u·r·n)’으로 실적 턴어라운드(turnaround) 홈플러스 역시 물가안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먹거리·생필품 등 고객 수요가 높은 상품군을 1년 내내 최적가로 선보이는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지난 1월부터 연중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유통 키워드를 '리턴'(Re·t·u·r·n)으로 선정해 리오프닝에 따른 고객 유입 극대화를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리턴'(Re·t·u·r·n)은 '물가안정'(Reduction)을 비롯해 고객 유입을 위한 '테넌트(Tenant) 강화', 점포 리뉴얼을 통한 '오프라인 경쟁력 업그레이드'(Upgrade), '발 빠른 이슈 대응'(Response)을 통한 대비책 마련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한 '틈새시장 공략'(Niche) 등이다. 또한 홈플러스는 사전에 물량을 대거 확보하거나 PB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심플러스에 이어 시그니처까지 자체 브랜드 강화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전체 상품 매출 중 PB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에서 지난해 8.6%까지 늘었다. 가격보다는 품질에 중점을 두면서 매출은 상승 곡선을 기록하고 있다. 재배부터 생산까지 직접 관리하는 과일브랜드 ‘신선농장’도 론칭했다. 생산 전부터 수확 및 선별까지 홈플러스가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다. 홈플러스는 내년까지 신선농장을 700여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에 이어 체험의 공간 확대로 영역을 확장시키고 나선 홈플러스는 점포 리뉴얼을 단행하며 ‘뉴 홈플러스’를 시도하고 있다. 미래형 콘셉트의 ‘미래형 마트’, 이른바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점 등이 그 일환이다. 전국 점포 리뉴얼도 지속적으로 단행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모든 팀이 물가안정팀으로 투입돼 가격 경쟁을 위해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면서 “특히 홈플러스 PB인 ‘시그니처’를 통한 좋은 품질의 상품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농가와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 등으로 가격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트는 새로운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 시대인 만큼 ‘메가푸드마켓’ 등 전국 점포들의 리뉴얼을 통한 새로운 공간으로의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면서 “델리 코너 '푸드 투 고'(Food to go), '다이닝 스트리트'(Dining street), ‘메이드 투 오더'(Made to order) 도입 등 다양하고 차별된 서비스를 비롯해 작은 온라인 물류센터 기능까지 하고 있는 전국 점포를 활용한 배송 강화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강성현 대표를 중심으로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사진=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롯데마트) ■ 롯데마트, 가격 경쟁력에 진심…강성현 대표 주도 태스크포스(task force) 출범 “품질 좋은 물건을 가장 싸게”.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의 주문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강성현 대표를 중심으로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면서 ‘마트=제품도 가격도 좋은’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가격 사전 예측과 사전 비축 등으로 주요 생필품에 대해서는 최대한 가격 인상 폭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물가안정 TF를 신설하고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는 '프라이싱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프라이싱팀은 상품 특성에 따른 가격 변경 등을 예측해 판매가를 관리하는 조직이다. 특히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인 생필품 500여개 품목의 가격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특히 롯데마트는 해외 직소싱(유통사가 수입대행사를 끼지 않고 현지 생산자로부터 직접 상품을 수입) 확대나 자체 PB 강화 등으로 가격 경쟁력에 집중하고 있다. PB상품인 ‘온리프라이스(Only Price)’, ‘요리하다(Yorihada)’, ‘초이스엘(Choice L)’, ‘룸바이홈'(Room X Home Lab)’을 비롯해 지역 우수 생산자의 제품에 다는 ‘산지뚝심’이라는 브랜드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전체상품 중 PB비중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15%까지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또한 변화의 일환으로 창고형 할인점 브랜드 ‘맥스(Maxx)’를 선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TF는 강성현 대표 주도하에 전략을 짜는 팀으로, 수시로 물가관련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물가 대책을 논의하고 정책을 결정한다”면서 “주 단위로 진행하는 할인 행사 품목을 물가 상승 폭을 고려한 물품 위주로 선정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품목은 자원을 투입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마트만의 강점은 상품 담당 MD들이 직접 나서 대표상품들의 물가 방어 관리를 한다는 점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품MD 차원에서 현지 경매에 참여해 직접 구매, 해외산지 직소싱 등을 통해 중간유통단계를 줄이고, 사전계약을 통한 물량 확보, 수입 산지 국가 다양화를 통한 리스크 축소 등 미리 준비하는 방식으로 가격상승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사과 가격 인상에 따른 비축 물량 600t을 방출해 시세보다 20%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따라 캐나다산 돼지 고기 물량 확대 공급 등이 그 일환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종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해 기존에는 사이즈가 작거나 모양에 흠이 있어 유통하지 않았던 B+급 과일을 취급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시장 비수요 B급 채소에 대한 물동량 소화를 통한 농가상생의 목적과 더불어, 지속적인 물가 상승 상황에 대비해 소비자 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물가안정과 농가 상생을 위해 작황에 따라 B+급 농산물 판매를 지속 운영 예정이며, 로컬MD들이 전국 산지를 다니며 물량 소화가 필요한 B+급 상품들을 확인,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마트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필수”라면서 “업체들이 물가 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을 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지만 단독 상품 확보 역시 또 다른 경쟁력이다. ‘Only 이마트, Only 홈플러스, Only 롯데마트 제품이 그 일환이다. 낮은 가격도 중요하지만 그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독점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산업발전법 규정상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출점에 의한 성장이 쉽지 않은 대형마트들은 매출액 증가를 위한 다각화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들이 신규 출점이 아닌 리뉴얼이나 재입점을 단행하고 있는 지점과 맞닿아 있다”면서 “마트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체험의 공간이 돼야 한다. 이마트가 선보이는 체험 테마형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를 통한 남성 소비자 확보나 홈플러스의 키즈 콘텐츠 체험형 매장 확대 등으로 인한 가족 단위 고객 확보 차원 등이 그 일환이다. 매장에 자주 방문하기 위한 목적을 제시해야 하며 한 번 방문한 고객이 점포에 최대한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출로 이어지는 만큼 중요하다. 이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할 수 없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이라고 생존전략을 제시했다.

[3高 위기를 넘자] 소비 환경 패러다임의 변화…마트의 新생존전략

리오프닝·고물가 대응…직매입·PB상품 확대
빅3, 물가안정 프로젝트 가동…가격 경쟁력 강화
미래형 혁신 점포 등 리뉴얼로 고객 유치 총력전

김명신 기자 승인 2022.06.30 11:32 | 최종 수정 2022.07.04 13:34 의견 0

‘쓰리고(3高)’가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와 회복을 꿈꾸던 한국 경제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물가, 금리, 환율이 주범이다. 이른바 ‘푸틴플레이션(푸틴+인플레이션)’은 국제 유가와 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을 높였다. 이는 그대로 수입돼 국내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려야했다. 전세계가 같은 고통을 겪는 사이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인기가 높아져 원화 환율은 1300원 목전까지 올랐다. 7월 2일 창간 7주년을 맞는 뷰어스는 [3高 위기를 넘자]라는 주제로 창간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대형마트들이 코로나시대가 초래한 소비 패턴의 변화에 따른 생존을 위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 세 아이를 키우는 40대 워킹맘 이모씨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에 마트에서의 장보기 코스가 달라졌다. 마트에 들어서자마자 자체 브랜드(PB) 매장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장을 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씨는 과거에는 PB상품에 대해 저가의 저품질로 인식했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저렴한 가격에 품질에서도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생필품이나 우유의 경우 타사 대비 20~30%가 저렴해 한 달 지출 부담이 크게 줄었다.

“사실 대형마트업계가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과거 메르스 당시 40~50대 고객들이 온라인 쇼핑을 시작하면서 신선식품 외에 오프라인과 온라인 제품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죠. 결국 메르스 종식 이후 10명 중 3~4명 정도가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겁니다. 지금은 코로나19 3년을 보내고 있어요. 그때보다 온라인 쇼핑을 활용하는 젊은 고객은 더 늘었고 당시 40~50대 고객들 역시 간편하게 주문하려는 성향이 더욱 짙어졌죠. 대형마트들이 더 힘들어진 이유에요.”

한 대형마트 관계자의 말이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온라인 소비는 강화됐고 이커머스는 급성장했다. 엔데믹 전환에 따른 소비자들의 리턴이 기대되고는 있지만 코로나 시대가 바꿔 놓은 소비 패턴은 대형마트들 입장에서 여전히 불리하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들의 잇단 가격 인상으로 오프라인 구매 심리가 아직은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도 여전히 치열하다.

실제로 이커머스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대형마트의 매출과 입지는 더욱 축소되는 추세다. 지난 4월 기준 유통업계 전체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4.0%로, 3년 전(19.6%)에 비해 5.6%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의 오프라인 매출은 7조4800억원으로 9.3% 증가한 반면 온라인 매출은 6조9700억원으로 11.0%나 늘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백화점(19.9%), 편의점(12.5%) 등이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대형마트는 3.0% 줄었다. 엔데믹 전환 효과는 아직인 셈이다. 온라인 유통업체는 전 품목에서 매출이 늘었다.

대형마트들은 소비 패턴의 변화에 따른 생존을 위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다른 오프라인 매장 대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수 있는 점을 강화해 자체 브랜드(PB)나 직소싱 제품을 확대 하고 있다. 또한 오래된 점포의 리뉴얼을 통한 ‘마트=새로운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 하면서 ‘리턴(New Return)’ 전략을 꾀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PB상품 강화나 직소싱, 직매입 등 최대한 중간 유통을 축소시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또한 점포를 방문한 고객들을 최대한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해 구매를 확대시켜야 한다. 최근 마트들이 점포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브랜드’ 아닌 ‘가심비’…오프라인 리턴 따른 가격·제품 경쟁력 ‘사활’

리오프닝으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고물가로 인한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글로벌 여파에 따른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먹거리 물가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가 치솟고 있다. 최근 연합뉴스의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는 월평균 106만6902원으로, 1년 전보다 9.7% 증가했다.

통계청 자료에서 역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체감이 높은 생활물가지수는 6.7% 상승해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식품 가격 오름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이런 가운데 물가 방어 최전선에 있는 대형마트들이 앞 다퉈 ‘장바구니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고 있다. 고물가에 대응해 소비자들에게 초저가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야 하는 또 다른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물론 다른 유통업계 대비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형마트의 특성상 리오프닝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들과 직접적인 경쟁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대형마트들의 실적 턴어라운드(turnaround)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이어지고 있는 물가 급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치솟으면서 제품들 마다 가격이 오름세다.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 패턴은 ‘선택’과 ‘집중’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비 패턴의 변화는 가격 대비 만족도, 즉 알뜰한 소비에 제품의 만족도에 무게를 두는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른 바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다. ‘브랜드 선호’가 아닌 ‘취향 소비’로, 마트업계가 생존을 위해 ‘초저가’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이유 역시 이러한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와 맞물린다.

무엇보다 비대면 온라인 소비와 빠른 배송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엔데믹 전환 후에도 온라인 구매 선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소비의 증가로 업계 전반으로 유통 채널이 확대되면서 이들 간의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마트들의 생존을 위한 변화의 시대가 초래된 것이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산지를 대체하거나 유통 단계를 축소함으로써 주요 품목들의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적극적인 할인 행사, 물량 확보 등으로 물가 상승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이유다.

이마트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중시한 PB 전문점 '노브랜드'와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가정간편식 '피코크'와 신선식품 브랜드 ‘파머스픽’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사진=뷰어스 DB)


■ ‘PB시장 1위’ 이마트, 마켓쉐어(market share)로 바잉파워(Buying power)

대형마트의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직소싱 확대나 자체 브랜드(PB) 강화 방침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 이마트가 있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위탁해 만든 제품에 자체 브랜드를 붙여 내놓는 유통 전략 중 하나로, 기존 브랜드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면서 최근 품질까지 업그레이드돼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고 있다.

이마트의 경쟁력 중 하나는 자체 브랜드의 성공이다. 이마트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중시한 PB 전문점 '노브랜드'와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등 선방에 힘입어 가정간편식 '피코크'와 신선식품 브랜드 ‘파머스픽’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PB 상품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20% 수준으로, ‘노브랜드’는 지난해 매출 1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피코크’의 경우 지난해 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론칭 9년 만에 이룬 성과다. 2021년 선보인 ‘파머스픽’ 역시 우수한 농가 상품 발굴부터 유통 과정 등에 이마트가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다.

‘파머스픽’의 경우에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신선식품 배송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에 대응해 이마트 만의 차별화된 신선식품 브랜드로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까지 제공하며 오프라인 시장에서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마트는 PB 강화를 위해 우수 협력업체와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PB 상품 확대와 더불어 사전 물량 확보에 따른 가격 안정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의 선방에는 28년 운영 노하우와 전국 매장수로 인한 바잉파워(Buying power, 구매력)가 높다는 점이다. 마켓쉐어(market share, 시장점유율) 역시 크다보니 매입에 강해 원가 경쟁력에서 비교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입 조직인 상품본부와 마케팅 담당 중심으로 물가 안정을 위한 행사 상품 개발, 다양한 프로모션 도입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고객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매입 조직은 상품을 바잉하는 조직으로, 다른 이커머스와 다르게 직매입으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신선식품의 경우 국내에만 운영하던 상품들을 해외 직매입을 통한 판매와 농가 지역을 확대해 저렴하게 취급할 수 있는 상품들을 발굴하는 등 국내외 산지 다각화, 바이어들의 지속적인 농가관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브랜드나 피코크 등 가성비 있는 PB상품들을 개발하고 최대한 가격을 덜 인상하는 방안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부 PB상품에 대해서는 가격 동결 조치를 취했다”면서 “해외 물량 확보 측면에서도 환율이 오르기 전에 물류 수급 확보를 해서 최대한 가격을 지키면서 판매를 하고 있으며 선풍기나 가전 등은 핵심 기능으로 최소화하면서 심플하게 해 저렴하게 제공하도록 하는 등 가성비 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 측은 “가격 안정화에 이어 점포 리뉴얼 역시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2020년 이마트 월계점을 오픈하면서 미래형 혁신 점포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공적 사례를 바탕으로 올해까지 10여개 점포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역시 가성비 있는 해외 직소싱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식용유 가격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하반기에 입점될 예정이었던 포도씨유 수입 일정을 모두 6~8월로 앞당겨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한 점 등이 그 일환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측은 “창고형 할인점 특성상 대용량을 취급하는 만큼, 고객들의 차별화된 수요가 많다. 특히 고물가 시대 가성비와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을 위해 해외소싱 업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트레이더스 해외소싱의 경우 10년 넘는 조직의 노하우와 전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차별화된 단독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부터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통해 먹거리·생필품 등 고객 수요가 높은 상품군을 1년 내내 최적가로 선보이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뷰어스 DB)


■ 홈플러스, ‘리턴(Re·t·u·r·n)’으로 실적 턴어라운드(turnaround)

홈플러스 역시 물가안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먹거리·생필품 등 고객 수요가 높은 상품군을 1년 내내 최적가로 선보이는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지난 1월부터 연중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유통 키워드를 '리턴'(Re·t·u·r·n)으로 선정해 리오프닝에 따른 고객 유입 극대화를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리턴'(Re·t·u·r·n)은 '물가안정'(Reduction)을 비롯해 고객 유입을 위한 '테넌트(Tenant) 강화', 점포 리뉴얼을 통한 '오프라인 경쟁력 업그레이드'(Upgrade), '발 빠른 이슈 대응'(Response)을 통한 대비책 마련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한 '틈새시장 공략'(Niche) 등이다.

또한 홈플러스는 사전에 물량을 대거 확보하거나 PB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심플러스에 이어 시그니처까지 자체 브랜드 강화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전체 상품 매출 중 PB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에서 지난해 8.6%까지 늘었다. 가격보다는 품질에 중점을 두면서 매출은 상승 곡선을 기록하고 있다.

재배부터 생산까지 직접 관리하는 과일브랜드 ‘신선농장’도 론칭했다. 생산 전부터 수확 및 선별까지 홈플러스가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다. 홈플러스는 내년까지 신선농장을 700여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에 이어 체험의 공간 확대로 영역을 확장시키고 나선 홈플러스는 점포 리뉴얼을 단행하며 ‘뉴 홈플러스’를 시도하고 있다. 미래형 콘셉트의 ‘미래형 마트’, 이른바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점 등이 그 일환이다. 전국 점포 리뉴얼도 지속적으로 단행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모든 팀이 물가안정팀으로 투입돼 가격 경쟁을 위해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면서 “특히 홈플러스 PB인 ‘시그니처’를 통한 좋은 품질의 상품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농가와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 등으로 가격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트는 새로운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 시대인 만큼 ‘메가푸드마켓’ 등 전국 점포들의 리뉴얼을 통한 새로운 공간으로의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면서 “델리 코너 '푸드 투 고'(Food to go), '다이닝 스트리트'(Dining street), ‘메이드 투 오더'(Made to order) 도입 등 다양하고 차별된 서비스를 비롯해 작은 온라인 물류센터 기능까지 하고 있는 전국 점포를 활용한 배송 강화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강성현 대표를 중심으로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사진=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롯데마트)


■ 롯데마트, 가격 경쟁력에 진심…강성현 대표 주도 태스크포스(task force) 출범

“품질 좋은 물건을 가장 싸게”.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의 주문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강성현 대표를 중심으로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면서 ‘마트=제품도 가격도 좋은’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가격 사전 예측과 사전 비축 등으로 주요 생필품에 대해서는 최대한 가격 인상 폭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물가안정 TF를 신설하고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는 '프라이싱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프라이싱팀은 상품 특성에 따른 가격 변경 등을 예측해 판매가를 관리하는 조직이다. 특히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인 생필품 500여개 품목의 가격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특히 롯데마트는 해외 직소싱(유통사가 수입대행사를 끼지 않고 현지 생산자로부터 직접 상품을 수입) 확대나 자체 PB 강화 등으로 가격 경쟁력에 집중하고 있다.

PB상품인 ‘온리프라이스(Only Price)’, ‘요리하다(Yorihada)’, ‘초이스엘(Choice L)’, ‘룸바이홈'(Room X Home Lab)’을 비롯해 지역 우수 생산자의 제품에 다는 ‘산지뚝심’이라는 브랜드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전체상품 중 PB비중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15%까지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또한 변화의 일환으로 창고형 할인점 브랜드 ‘맥스(Maxx)’를 선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TF는 강성현 대표 주도하에 전략을 짜는 팀으로, 수시로 물가관련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물가 대책을 논의하고 정책을 결정한다”면서 “주 단위로 진행하는 할인 행사 품목을 물가 상승 폭을 고려한 물품 위주로 선정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품목은 자원을 투입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마트만의 강점은 상품 담당 MD들이 직접 나서 대표상품들의 물가 방어 관리를 한다는 점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품MD 차원에서 현지 경매에 참여해 직접 구매, 해외산지 직소싱 등을 통해 중간유통단계를 줄이고, 사전계약을 통한 물량 확보, 수입 산지 국가 다양화를 통한 리스크 축소 등 미리 준비하는 방식으로 가격상승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사과 가격 인상에 따른 비축 물량 600t을 방출해 시세보다 20%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따라 캐나다산 돼지 고기 물량 확대 공급 등이 그 일환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종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해 기존에는 사이즈가 작거나 모양에 흠이 있어 유통하지 않았던 B+급 과일을 취급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시장 비수요 B급 채소에 대한 물동량 소화를 통한 농가상생의 목적과 더불어, 지속적인 물가 상승 상황에 대비해 소비자 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물가안정과 농가 상생을 위해 작황에 따라 B+급 농산물 판매를 지속 운영 예정이며, 로컬MD들이 전국 산지를 다니며 물량 소화가 필요한 B+급 상품들을 확인,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마트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필수”라면서 “업체들이 물가 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을 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지만 단독 상품 확보 역시 또 다른 경쟁력이다. ‘Only 이마트, Only 홈플러스, Only 롯데마트 제품이 그 일환이다. 낮은 가격도 중요하지만 그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독점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산업발전법 규정상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출점에 의한 성장이 쉽지 않은 대형마트들은 매출액 증가를 위한 다각화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들이 신규 출점이 아닌 리뉴얼이나 재입점을 단행하고 있는 지점과 맞닿아 있다”면서 “마트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체험의 공간이 돼야 한다. 이마트가 선보이는 체험 테마형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를 통한 남성 소비자 확보나 홈플러스의 키즈 콘텐츠 체험형 매장 확대 등으로 인한 가족 단위 고객 확보 차원 등이 그 일환이다. 매장에 자주 방문하기 위한 목적을 제시해야 하며 한 번 방문한 고객이 점포에 최대한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출로 이어지는 만큼 중요하다. 이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할 수 없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이라고 생존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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