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사옥(왼쪽), 현대건설 사옥. (사진=각 사)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사업에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1위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의 맞대결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인다. 삼성물산은 빠른 사업 시행을 앞세워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며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파워를 강조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울산 재개발 최대 구역으로 꼽히는 중구 B04(북정·교동)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입찰참여의향서를 지난달 22일 제출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지난 2일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 앞선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하며 입찰 참여 가능성을 높였다. 현장설명회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외에도 롯데건설, 아이에스동서, 동원개발 등 5곳이 참석했다. 조합은 이달 31일까지 입찰을 마감한다.
이 사업은 교동 일대 구도심을 재개발해 총 4080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로 공사비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분양 물량만 2800가구에 달하는 등 사업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조합은 당초 시공사인 롯데건설·GS건설과 공사비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자 공사 계약을 해지 후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삼성물산은 조합의 빠른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탠다는 전략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빠른 사업 추진과 정직한 공사비 산정, 시공능력평가 1위에 걸맞는 주택 브랜드 '래미안'을 강조하며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래미안은 올해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에서 아파트 부문 1위를 기록하면서 19년 연속 NBCI 1위를 달성했다.
삼성물산의 사업 관리 능력도 강점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서도 삼성물산은 타 경쟁사에 비해 높은 신용등급 'AA+'를 자랑한다. 이는 사업 관리 측면에서 원활한 자금 조달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등 강점이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울산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청동기 유물 발굴에 따른 사업 리스크도 삼성물산은 문제 없이 관리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거제2구역에서도 문화재와 관련한 이슈가 있었으나 이를 조기에 해결한 기존 경험이 있어 울산 B04 사업지에도 좀 더 빠른 사업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물산은 수주 기세에서 현대건설에 비해 밀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7조755억원의 수주액을 거둬들이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도시정비 신규 수주 금액은 8172억원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울산 B04 재개발 사업은 자사의 컴플라이언스 준수가 가능한 사업지로 판단이 되며 선별 수주 전략 속에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압도적인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는 현대건설의 수주금액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향후로도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가 기대돼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신기록 가능성도 나온다. 다수의 사업지에서 조합의 지지를 받은 결과다.
현대건설은 올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적용 기준을 5대 광역시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다. 조합이 기존 시공사에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고 나섰던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에 따른 공사비 협상 문제는 잠재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역대급 수주 실적에도 일부 사업지에 대한 공사 계약 체결이 늦어지면서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주 물량은 다 소화 가능한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정비사업 계약은 통상적으로 시공사 선정 이후 바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의 가치 실현을 강조하며 수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디에이치'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울산 지역에 최초로 선보일 수 있도록 수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