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게임업계가 올해 상반기 주춤했다. 그간 공들여온 신작 개발과 블록체인 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높아진 인건비도 발목을 잡았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뷰어스는 게임사의 상반기 성적을 돌아보고 반등 요소를 찾아봤다. -편집자 주- 넷마블 신사옥. (사진=넷마블) 게임업계 맏형격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넷마블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지난 2012년 모바일 시장 진출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모바일 시장 흥행과 함께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61%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허나 2018년부터 성장 정체 터널에 진입했다. 게임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를 봤던 2020년과 2021년 넷마블의 매출은 각각 2조4848억원, 2조 5059억원에 그쳤다. 이는 급성장기였던 2017년 매출(2조4248억원)과 별 차이가 없다. 더딘 성장세 속에 올해는 2개 분기 연속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넷마블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12.6% 증가한 1조2921억원이다. 영업손실은 466억원, 당기순손실1723억원을 기록했다. 더 많이 팔고도 손해를 본 셈이다. 넷마블의 적자 원인은 신작 개발 인력 충원과 다수의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다. 상반기 영업비용은 1조3386억원이다. 이 중 인건비는 3766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26% 가량 늘었다. 마케팅 비용도 2572억원으로 45% 급증했다. 넷마블은 신작 부재 속에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증가로 '적자의 늪'에 빠진 셈이다. 넷마블은 지난달 28일 선보인 초대형 IP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출시 후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 5위권에 안착하면서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실적 모멘텀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신작의 매출 기여를 기존 게임 감소세가 잠식하며 매출 증가세가 제한적인데 마케팅비가 급증하거나 인건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부진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기존 게임 감소세를 극복하고 전체 매출 성장성과 고정비용 부담을 이끌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넥슨 판교 사옥. (사진=넥슨) ■ 역대 최고 매출 바라보는 넥슨, 선방한 엔씨소프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형편은 넷마블보다 낫지만 예전같지 않다. 기존 효자 게임을 대체할만한 히트 신작이 없고, 인건비 마케팅비 등 비용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넥슨의 올 상반기 매출은 역대 최고였다.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한 8175억원(엔화 기준 841억엔)을 기록하면서 2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도 1조6961억원(1751억엔)으로 역대 최대에 올랐다. 넥슨의 상반기 매출은 전통의 강호 '피파온라인3'·'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가 이끌었다. 지난 3월 24일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흥행 가도를 달리면서 실적 증가에 기여했다. 출시 이후 5개월이 돼가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구글플레이스토어 10위권 내에 위치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로얄티나 마케팅 비용 모두 증가했지만 이를 상쇄할만한 매출 반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넥슨의 2분기 인건비는 2482억원(254억엔)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 늘었다. 넥슨은 인건비 증가에 개의치 않고 기존작의 매출 반등과 신작의 장기 흥행 여세를 몬다는 계획이다. 오는 25일에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히트(HIT)2'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하반기 다수 신작이 예정된 만큼 지속적으로 인력을 충원에 나설 계획이다.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상반기 이렇다 할 신작을 내놓지 않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 파워를 다시금 과시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작 출시까지 콘텐츠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기존작에 수명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춘 게 주효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매출 1조4196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 기대감을 높였다. 엔씨소프트의 역대 최대 매출액은 2조4162억원을 기록한 2020년이다. 그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2697억원이었다.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책임지는 '리니지W'는 지난해 출시 후 하향 안정화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 리니지W는 1분기 3732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해당 분기 전체 매출의 47%를 책임졌다. 2분기 매출액도 223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36%의 비중을 보였다. 다만 신작 부재가 우려된다. 기존 IP인 '리니지'의 그늘을 벗어나야한다는 지적은 오래된 얘기다. 차기 신작 'TL'은 내년에 출시될 전망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신작 TL과 '블레이드 앤 소울2'의 글로벌 출시를 모두 내년 1분기로 연기하고 리니지W의 서구권 출시도 무기한 미뤄졌다"면서도 "TL이 10월 전후로 글로벌 게임쇼 출품을 통해 퍼블리셔와 출시일자 확정이 기대감을 상승시킬 전망"이라고 말했다.

[게임 상반기] ①‘적자의 늪’ 넷마블…넥슨·엔씨도 위상 ‘흔들’

정지수 기자 승인 2022.08.16 13:55 의견 0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게임업계가 올해 상반기 주춤했다. 그간 공들여온 신작 개발과 블록체인 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높아진 인건비도 발목을 잡았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뷰어스는 게임사의 상반기 성적을 돌아보고 반등 요소를 찾아봤다. -편집자 주-

넷마블 신사옥. (사진=넷마블)

게임업계 맏형격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넷마블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지난 2012년 모바일 시장 진출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모바일 시장 흥행과 함께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61%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허나 2018년부터 성장 정체 터널에 진입했다.

게임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를 봤던 2020년과 2021년 넷마블의 매출은 각각 2조4848억원, 2조 5059억원에 그쳤다. 이는 급성장기였던 2017년 매출(2조4248억원)과 별 차이가 없다. 더딘 성장세 속에 올해는 2개 분기 연속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넷마블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12.6% 증가한 1조2921억원이다. 영업손실은 466억원, 당기순손실1723억원을 기록했다. 더 많이 팔고도 손해를 본 셈이다.

넷마블의 적자 원인은 신작 개발 인력 충원과 다수의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다. 상반기 영업비용은 1조3386억원이다. 이 중 인건비는 3766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26% 가량 늘었다. 마케팅 비용도 2572억원으로 45% 급증했다.

넷마블은 신작 부재 속에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증가로 '적자의 늪'에 빠진 셈이다.

넷마블은 지난달 28일 선보인 초대형 IP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출시 후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 5위권에 안착하면서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실적 모멘텀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신작의 매출 기여를 기존 게임 감소세가 잠식하며 매출 증가세가 제한적인데 마케팅비가 급증하거나 인건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부진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기존 게임 감소세를 극복하고 전체 매출 성장성과 고정비용 부담을 이끌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넥슨 판교 사옥. (사진=넥슨)

■ 역대 최고 매출 바라보는 넥슨, 선방한 엔씨소프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형편은 넷마블보다 낫지만 예전같지 않다. 기존 효자 게임을 대체할만한 히트 신작이 없고, 인건비 마케팅비 등 비용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넥슨의 올 상반기 매출은 역대 최고였다.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한 8175억원(엔화 기준 841억엔)을 기록하면서 2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도 1조6961억원(1751억엔)으로 역대 최대에 올랐다.

넥슨의 상반기 매출은 전통의 강호 '피파온라인3'·'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가 이끌었다. 지난 3월 24일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흥행 가도를 달리면서 실적 증가에 기여했다. 출시 이후 5개월이 돼가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구글플레이스토어 10위권 내에 위치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로얄티나 마케팅 비용 모두 증가했지만 이를 상쇄할만한 매출 반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넥슨의 2분기 인건비는 2482억원(254억엔)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 늘었다.

넥슨은 인건비 증가에 개의치 않고 기존작의 매출 반등과 신작의 장기 흥행 여세를 몬다는 계획이다. 오는 25일에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히트(HIT)2'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하반기 다수 신작이 예정된 만큼 지속적으로 인력을 충원에 나설 계획이다.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상반기 이렇다 할 신작을 내놓지 않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 파워를 다시금 과시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작 출시까지 콘텐츠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기존작에 수명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춘 게 주효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매출 1조4196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 기대감을 높였다. 엔씨소프트의 역대 최대 매출액은 2조4162억원을 기록한 2020년이다. 그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2697억원이었다.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책임지는 '리니지W'는 지난해 출시 후 하향 안정화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 리니지W는 1분기 3732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해당 분기 전체 매출의 47%를 책임졌다. 2분기 매출액도 223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36%의 비중을 보였다.

다만 신작 부재가 우려된다. 기존 IP인 '리니지'의 그늘을 벗어나야한다는 지적은 오래된 얘기다. 차기 신작 'TL'은 내년에 출시될 전망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신작 TL과 '블레이드 앤 소울2'의 글로벌 출시를 모두 내년 1분기로 연기하고 리니지W의 서구권 출시도 무기한 미뤄졌다"면서도 "TL이 10월 전후로 글로벌 게임쇼 출품을 통해 퍼블리셔와 출시일자 확정이 기대감을 상승시킬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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