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사업 추진 중인 흑석 2구역. (사진=정지수 기자)
올해 하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대형건설사의 불붙는 경쟁이 예고됐다. 주요 정비사업지가 밀집한 서울은 물론 지방광역시에서도 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조합이 이날 오후 4시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사업은 교동 일대 구도심을 재개발해 총 4080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공사비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분양 물량만 2800가구에 달하는 등 사업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사업지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다. 양 사는 모두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 이전부터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전달하며 수주전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각각 '래미안'과 '디에이치'라는 공동주택 브랜드를 보유했다. 양 사의 맞대결이 성사 된다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이례적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이 이번 울산 B-0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에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맞대결 성사가 유력하다.
내달 4일에는 서울 강서구 방화5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린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이 나란히 입찰에 참여해 맞대결을 펼치는 중이다.
방화 5구역 재건축 사업지. (사진=정지수 기자)
방화5구역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일대 9만8737㎡를 대상으로 지하 3층~지상 15층, 28개동, 공동주택 28개동 1657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지난해 과천주공 5단지 시공사 선정을 두고 수주전을 벌였다. 당시 대우건설은 SPC(특수목적법인) 설립을 통한 이주비 지원으로 GS건설을 꺾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GS건설이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내달 5일에는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이 입찰을 마감한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맞대결이 점쳐졌으나 지난 4월 삼성물산의 단독 참여로 유찰된 후 약 5개월만이다. 지난 6월 진행한 현장설명회에 대우건설이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금 맞대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연립주택이 밀집한 한남2구역의 모습.재개발 사업으로 최고14층 높이의 1537가구가 들어선다. (사진=정지수 기자)
23일에는 서울 정비사업 최대어로 불리는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이 마감된다.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8만2821㎡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31개동 1537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3일 진행된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6개의 대형건설사가 참석했다. 이 중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남 방배신동아 재건축 사업에서도 10대 건설사의 맞대결이 예고됐다. 지난 1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총 15개의 건설사가 참석했다. 이 중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10대 건설사 다수도 모습을 보였다.
방배신동아아파트 재건축은 서초구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5층 높이의 아파트 7개동 총 843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으로 10월 4일 입찰을 마감한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의 2파전이 유력하며 양 사 모두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걸고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경기가 좋지 않지만 국내 주택 사업 수익성은 나쁘지 않다"며 "상반기에는 이렇다 할 대형 사업지가 없었지만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보장된 대형 정비사업지가 쏟아지면서 본격적인 출혈 경쟁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