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플레이션 이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S&P 500은 올해 상반기 50년래 가장 부진했다. 40년 만에 도래한 인플레이션 압력, 30년래 최대 강도의 긴축이 동반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 속에 위험 회피심리가 극대화되며 달러 가치는 20년래 최대 상승세다.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의 중심에 속해 있음에도 우리는 인플레 이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80년대 오일쇼크와 볼커 긴축이 야기한 경기침체는 수많은 고통을 줬지만 이후 20년 넘는 호황의 배경이 된 것도 사실이다. 주도하는 국가가 어딘지, 핵심 산업은 무엇인지만 제대로 선별할 수 있다면 이번 위기는 의미 있는 투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1일 '글로벌 포트폴리오, 인플레이션 그 이후의 세상'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강조했다. 우선 조기 긴축 완화에 갖는 기대감은 되돌림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박석중 애널리스트는 "물가 상승 압력은 정점을 확인했지만 이번 인플레이션의 본질인 정책 불확실성과 공급망 불안은 해소의 단초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준과 시장의 시각 차도 좁혀져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은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위험을 인지하며 매파적 시각을 빠르게 수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향후 중립금리 이상에서의 긴축과 강한 달러는 수요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과거 경험치에서 경기침체 초입은 수요 위축과 인플레이션의 시소게임이 아닌 펀더멘탈 훼손 강도와 신용 위험을 점검하는 구간이었다"고 했다. 이에 주식시장 추세 결정 요인은 통화정책에서 펀더멘탈로 옮겨갈 것으로 봤다. 그렇다면 이번 침체의 깊이는 어느 정도일까. 신한금융투자는 일단 깊은 침체를 가정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전제했다. 실물 수요와 이익 훼손 강도는 깊지 않고 신용위험 발생 가능성도 제한적 수준일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G2의 소비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박석중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강한 고용은 견조한 소비 환경을 지지하고, 중국은 더디지만 회복의 시그널이 감지된다"면서 "다만 경기 전망과 이익 추정치의 추가 하향이 진행돼야 하고 국가, 산업간 차별화 심화가 불가피하다. 위험 회피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했다. 주가 바닥 시점에 대해선 "아직도 싸지 않다"는 입장이다. S&P 500의 PER은 14~17배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아직 미국증시가 싸다고 볼 이유가 없다. 주식 수익률은 회사채 수익률보다도 낮아진 상황으로 여전히 고평가 영역에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회사채 금리에 대입한 적정 PER은 14배 수준이다. 앞으로 어떤 주식이 좋은가에 대한 기준은 몇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이익과 성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차별적 실적 모멘텀과 내년도 성장성을 모두 갖춘 업종은 없다. 그나마 에너지, IT S/W, 자동차, 의료장비, 은행이 우위라고 했다. 테마의 틀로 보면 전기차/배터리와 태양광에서 독보적인 실적 모멘텀이 발견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 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당분간 수급 쏠림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팬데믹 시대 주도주였던 테크와 소비재의 저가 매수는 경계했다. 이익의 바닥을 아직 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박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나빠질 경우 관련 소비를 먼저 줄일 공산이 크고 긴축에 따른 크립토 시장 약세는 테크관련 소비에 악영향을 준다"며 "경기회복 신호 이전까진 이익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현재 주도주인 그린과 에너지 테마 등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익 성장의 연속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침체의 초입에서 자산배분 전략의 정비 필요성도 강조됐다. 핵심은 주식 비중 축소, 채권 비중 확대, 대체 중립, 달러 자산의 적극적 편입 확대 전략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주식전략은 3Q 변동성 장세, 4Q 자산별 차별화, 내년 하반기 회복 경로가 예상된다"며 "산적한 대외 불확실성과 수급의 스윙이 가파름을 감안하면 국면보다 가격대에서 진입 시점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끝으로 인플레이션 이후의 변화에 주목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80년대 오일쇼크와 볼커 긴축은 이후 20년 넘는 호황의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주도한 다국적기업 생산기지 다변화 결정에 국제 분업이 조성됐고 이는 고성장 저물가의 배경이 됐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반대의 경로가 예상된다"고 봤다. 무엇보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미국이 주도한 경제질서 재편 과정에서의 공급망 불안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분업에서 자국 생산기지 구축으로 공급망 변화가 가속화되면 순환적 경기 회복을 누리기보다 국가, 산업간 차별화는 심화될 수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과거 경험에서 경제 구도 변화는 시가총액 지형 변화로 귀결됐다"며 "주도 국가, 산업을 선별할 수 있다면 이번 조정은 의미 있는 투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신한금융투자 보고서 캡처>

[애널픽] ‘해외주식 뭘 사고, 뭘 덜까’...인플레 그 이후의 세상

홍승훈 기자 승인 2022.09.21 09:52 의견 0


"우리는 인플레이션 이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S&P 500은 올해 상반기 50년래 가장 부진했다. 40년 만에 도래한 인플레이션 압력, 30년래 최대 강도의 긴축이 동반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 속에 위험 회피심리가 극대화되며 달러 가치는 20년래 최대 상승세다.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의 중심에 속해 있음에도 우리는 인플레 이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80년대 오일쇼크와 볼커 긴축이 야기한 경기침체는 수많은 고통을 줬지만 이후 20년 넘는 호황의 배경이 된 것도 사실이다. 주도하는 국가가 어딘지, 핵심 산업은 무엇인지만 제대로 선별할 수 있다면 이번 위기는 의미 있는 투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1일 '글로벌 포트폴리오, 인플레이션 그 이후의 세상'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강조했다. 우선 조기 긴축 완화에 갖는 기대감은 되돌림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박석중 애널리스트는 "물가 상승 압력은 정점을 확인했지만 이번 인플레이션의 본질인 정책 불확실성과 공급망 불안은 해소의 단초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준과 시장의 시각 차도 좁혀져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은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위험을 인지하며 매파적 시각을 빠르게 수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향후 중립금리 이상에서의 긴축과 강한 달러는 수요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과거 경험치에서 경기침체 초입은 수요 위축과 인플레이션의 시소게임이 아닌 펀더멘탈 훼손 강도와 신용 위험을 점검하는 구간이었다"고 했다.

이에 주식시장 추세 결정 요인은 통화정책에서 펀더멘탈로 옮겨갈 것으로 봤다.

그렇다면 이번 침체의 깊이는 어느 정도일까. 신한금융투자는 일단 깊은 침체를 가정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전제했다. 실물 수요와 이익 훼손 강도는 깊지 않고 신용위험 발생 가능성도 제한적 수준일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G2의 소비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박석중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강한 고용은 견조한 소비 환경을 지지하고, 중국은 더디지만 회복의 시그널이 감지된다"면서 "다만 경기 전망과 이익 추정치의 추가 하향이 진행돼야 하고 국가, 산업간 차별화 심화가 불가피하다. 위험 회피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했다.

주가 바닥 시점에 대해선 "아직도 싸지 않다"는 입장이다. S&P 500의 PER은 14~17배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아직 미국증시가 싸다고 볼 이유가 없다. 주식 수익률은 회사채 수익률보다도 낮아진 상황으로 여전히 고평가 영역에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회사채 금리에 대입한 적정 PER은 14배 수준이다.

앞으로 어떤 주식이 좋은가에 대한 기준은 몇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이익과 성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차별적 실적 모멘텀과 내년도 성장성을 모두 갖춘 업종은 없다. 그나마 에너지, IT S/W, 자동차, 의료장비, 은행이 우위라고 했다. 테마의 틀로 보면 전기차/배터리와 태양광에서 독보적인 실적 모멘텀이 발견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 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당분간 수급 쏠림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팬데믹 시대 주도주였던 테크와 소비재의 저가 매수는 경계했다. 이익의 바닥을 아직 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박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나빠질 경우 관련 소비를 먼저 줄일 공산이 크고 긴축에 따른 크립토 시장 약세는 테크관련 소비에 악영향을 준다"며 "경기회복 신호 이전까진 이익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현재 주도주인 그린과 에너지 테마 등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익 성장의 연속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침체의 초입에서 자산배분 전략의 정비 필요성도 강조됐다. 핵심은 주식 비중 축소, 채권 비중 확대, 대체 중립, 달러 자산의 적극적 편입 확대 전략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주식전략은 3Q 변동성 장세, 4Q 자산별 차별화, 내년 하반기 회복 경로가 예상된다"며 "산적한 대외 불확실성과 수급의 스윙이 가파름을 감안하면 국면보다 가격대에서 진입 시점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끝으로 인플레이션 이후의 변화에 주목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80년대 오일쇼크와 볼커 긴축은 이후 20년 넘는 호황의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주도한 다국적기업 생산기지 다변화 결정에 국제 분업이 조성됐고 이는 고성장 저물가의 배경이 됐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반대의 경로가 예상된다"고 봤다.

무엇보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미국이 주도한 경제질서 재편 과정에서의 공급망 불안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분업에서 자국 생산기지 구축으로 공급망 변화가 가속화되면 순환적 경기 회복을 누리기보다 국가, 산업간 차별화는 심화될 수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과거 경험에서 경제 구도 변화는 시가총액 지형 변화로 귀결됐다"며 "주도 국가, 산업을 선별할 수 있다면 이번 조정은 의미 있는 투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신한금융투자 보고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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