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연 CEO(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 주역이 됐다. 네이버가 인수한 기업은 미국 최대 패션 소비자 간 거래(C2C) 커뮤니티를 보유한 포쉬마크(POSH)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성장 정체 이후 북미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최 대표의 지휘 아래 글로벌 IT산업 중심지 실리콘밸리 입성이라는 이정표를 달성한 데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판 당근마켓'을 지나치게 비싸게 샀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무리수'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최 대표의 다음 과제는 인수 이후 성과로 부정적인 평가를 뒤집는 일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 4일 '포쉬마크'를 총 16억달러(한화 2조3441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듬해 4월 주식 취득이 이뤄지고 거래가 종결되면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과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합작해 진행한 이번 거래는 IT 업계 최대 규모 '빅딜'이다. 국내 사업 성장 정체 이후 기로에 선 네이버가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최 대표는 지난 4월 신사옥 '1784'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6년까지 매출 15조원 돌파 및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10억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보유한 기업은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중국의 텐센트 등이다. 사실상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글로벌 1티어 빅테크 기업 반열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말 기준 40% 수준인 네이버의 글로벌 매출 비중도 10%포인트 이상 높여서 50%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대표의 이번 포쉬마크 인수 결정은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 포석인 셈이다. '포쉬마크' 이용 화면. (사진=네이버) ■ 글로벌 투 트랙 공략 전략…콘텐츠 사업에 커머스 사업 더하기 네이버가 지금까지 글로벌 사업에서 재미를 보고 있는 부분은 콘텐츠 사업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웹소설과 웹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네이버는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콘텐츠 사업 확장에 나섰다. 네이버웹툰의 북미 플랫폼 ‘웹툰’의 월간 이용자는 1400만명이며 구글플레이스토어 만화 애플리케이션 중 매출 1위다. 최 대표는 여기에 커머스 사업을 통해 글로벌 매출 확대를 꾀했다. 예고는 됐던 상황이다. 김남선 CFO도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북미 시장에서) M&A 전략을 검토 중"이라며 "특히 성장세가 가파른 커머스와 콘텐츠를 위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단순히 커머스 사업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웹툰과 왓패드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 및 엔터테이먼트 사업과 커머스 사업 서비스 연계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북미 MZ세대 공략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복안이다. 포쉬마크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나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김남선 CFO. (사진=연합뉴스) ■ "美 당근마켓에 보유 현금 80% 규모 인수"…무리수 평가 뒤집기는 실력으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이번 인수에 투입한 금액은 2조3441억원규모다. 이는 네이버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 80%에 해당한다. 네이버가 포쉬마크를 지나치게 비싸게 샀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포쉬마크의 사업이 국내 당근마켓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이 같은 지적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최 대표는 포쉬마크의 사업이 당근마켓과는 한 차원 진화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모든 물건을 판매하는 당근마켓과 달리 포쉬마크는 '패션'을 전문으로 하는 버티컬 플랫폼으로 한 단계 진화한 C2C(개인간거래) 서비스"라며 "글로벌 네이버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선 CFO는 "포쉬마크는 작년까지 흑자를 낸 기업"이라며 "라이브 쇼핑, 고마진 광고 등 신규 수익원으로 최소 20%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회복해 2024년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포쉬마크는 지난 2분기에는 2300만달러(328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다소 부진했다. 1분기 영업적자 1400만달러(197억원)에서 적자폭을 키웠다. 쿠팡도 창업 이래 단 한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한 게 커머스 사업이다. 꾸준한 매출 성장과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으나 그만큼 단기간에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증권 시장에서도 불안감이 드러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일 대비 1만2500원이 하락한 16만400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노무라증권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47% 낮춘 18만원을 제시하면서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하향했다. 노무라는 "이커머스 시장과 최근 인수하거나 설립한 웹툰 및 이커머스 플랫폼의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봤다. 반면 국내 증권사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당근마켓은 거래 수수료가 없으나 포쉬마크 중고물품 거래 수수료는 20%로 고수익 사업모델"이라며 "향후 네이버 쇼핑에서 성공한 상품 검색, AI 상품 추천 기술 등을 접목해 글로벌 리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 시 웹툰과 함께 NAVER 해외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최수연 대표도 이번 적정 가격 이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최 대표는 "이번 딜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주가를 보고 걱정하는 것 같은데 너무 심려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CEO포커스] 최수연 네이버 대표, 글로벌 야망…승부수와 무리수 사이

국내 IT 업계 최대 규모 '빅딜' 단행
네이버 현금 및 현금성 자산 80% 규모에 비싸다는 지적
"가격 합리적, 주가 하락 상황 보고 너무 심려 말라"

정지수 기자 승인 2022.10.06 10:31 의견 0
네이버 최수연 CEO(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 주역이 됐다. 네이버가 인수한 기업은 미국 최대 패션 소비자 간 거래(C2C) 커뮤니티를 보유한 포쉬마크(POSH)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성장 정체 이후 북미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최 대표의 지휘 아래 글로벌 IT산업 중심지 실리콘밸리 입성이라는 이정표를 달성한 데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판 당근마켓'을 지나치게 비싸게 샀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무리수'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최 대표의 다음 과제는 인수 이후 성과로 부정적인 평가를 뒤집는 일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 4일 '포쉬마크'를 총 16억달러(한화 2조3441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듬해 4월 주식 취득이 이뤄지고 거래가 종결되면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과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합작해 진행한 이번 거래는 IT 업계 최대 규모 '빅딜'이다. 국내 사업 성장 정체 이후 기로에 선 네이버가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최 대표는 지난 4월 신사옥 '1784'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6년까지 매출 15조원 돌파 및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10억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보유한 기업은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중국의 텐센트 등이다. 사실상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글로벌 1티어 빅테크 기업 반열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말 기준 40% 수준인 네이버의 글로벌 매출 비중도 10%포인트 이상 높여서 50%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대표의 이번 포쉬마크 인수 결정은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 포석인 셈이다.

'포쉬마크' 이용 화면. (사진=네이버)

■ 글로벌 투 트랙 공략 전략…콘텐츠 사업에 커머스 사업 더하기

네이버가 지금까지 글로벌 사업에서 재미를 보고 있는 부분은 콘텐츠 사업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웹소설과 웹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네이버는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콘텐츠 사업 확장에 나섰다. 네이버웹툰의 북미 플랫폼 ‘웹툰’의 월간 이용자는 1400만명이며 구글플레이스토어 만화 애플리케이션 중 매출 1위다.

최 대표는 여기에 커머스 사업을 통해 글로벌 매출 확대를 꾀했다. 예고는 됐던 상황이다. 김남선 CFO도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북미 시장에서) M&A 전략을 검토 중"이라며 "특히 성장세가 가파른 커머스와 콘텐츠를 위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단순히 커머스 사업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웹툰과 왓패드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 및 엔터테이먼트 사업과 커머스 사업 서비스 연계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북미 MZ세대 공략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복안이다.

포쉬마크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나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김남선 CFO. (사진=연합뉴스)

■ "美 당근마켓에 보유 현금 80% 규모 인수"…무리수 평가 뒤집기는 실력으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이번 인수에 투입한 금액은 2조3441억원규모다. 이는 네이버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 80%에 해당한다. 네이버가 포쉬마크를 지나치게 비싸게 샀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포쉬마크의 사업이 국내 당근마켓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이 같은 지적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최 대표는 포쉬마크의 사업이 당근마켓과는 한 차원 진화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모든 물건을 판매하는 당근마켓과 달리 포쉬마크는 '패션'을 전문으로 하는 버티컬 플랫폼으로 한 단계 진화한 C2C(개인간거래) 서비스"라며 "글로벌 네이버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선 CFO는 "포쉬마크는 작년까지 흑자를 낸 기업"이라며 "라이브 쇼핑, 고마진 광고 등 신규 수익원으로 최소 20%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회복해 2024년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포쉬마크는 지난 2분기에는 2300만달러(328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다소 부진했다. 1분기 영업적자 1400만달러(197억원)에서 적자폭을 키웠다. 쿠팡도 창업 이래 단 한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한 게 커머스 사업이다. 꾸준한 매출 성장과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으나 그만큼 단기간에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증권 시장에서도 불안감이 드러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일 대비 1만2500원이 하락한 16만400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노무라증권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47% 낮춘 18만원을 제시하면서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하향했다. 노무라는 "이커머스 시장과 최근 인수하거나 설립한 웹툰 및 이커머스 플랫폼의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봤다.

반면 국내 증권사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당근마켓은 거래 수수료가 없으나 포쉬마크 중고물품 거래 수수료는 20%로 고수익 사업모델"이라며 "향후 네이버 쇼핑에서 성공한 상품 검색, AI 상품 추천 기술 등을 접목해 글로벌 리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 시 웹툰과 함께 NAVER 해외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최수연 대표도 이번 적정 가격 이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최 대표는 "이번 딜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주가를 보고 걱정하는 것 같은데 너무 심려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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