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호황을 누렸던 주식시장이 올해 내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제 호전될 지 전망도 현재로선 어두운 국면. 증시열풍에 주식 투자에 발벗고 나섰던 대학생들의 투자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대학가를 직접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요즘은 솔직히 주식을 하는 지, 무슨 종목을 갖고 있는지 묻기도 애매해요. 시장이 워낙 안좋다보니...”(한양대 경제금융학부 2학년 김정우) 얼어붙은 국내 주식시장. 언젠가부턴가 주식 이야기를 꺼내기조차 조심스럽다. 대학생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주식 열기도 식어가는 분위기다. 한양대학교 가치투자 동아리 ‘스탁워즈’를 찾아 대학생들의 요즘 투자 이야기를 들었다. ■ 열풍에 시작한 주식, 지금 휴업중 지난 27일 오후 만난 ‘스탁워즈’ 동아리 학생 3인은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이 거의 없었다. 좋지 않은 시장 분위기 탓이다. 동아리 운영부 소속인 김정우 씨(경제금융학부 2학년)는 “지금 장세는 변동성이 너무 커 개인적으로는 갖고 있는 주식은 없다”며 “일단 당분간 떨어질 것 같아 인버스만 샀었다”고 했다. 인버스는 일반 주식과 반대로 주가가 떨어졌을때 수익이 나는 구조다. ‘스탁워즈’ 회장을 맡고 있는 김승환 씨(경영학부 4학년)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실제 투자는 하지 않고, 모의투자에만 참여 중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학기 ‘스탁워즈’ 회장을 지낸 황교선 씨(경영학부 4학년)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현재 주식을 갖고 있는 이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대부분 증시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이 좋아질 때를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주식계좌에서조차 돈을 뺀 건 아니다. 황 씨는 “일단 시드머니를 한 번 모았으면 솔직히 빼기가 쉽지 않다. 저 또한 지금 갖고 있는 돈이 모두 주식에 들어가 있진 않는데 계좌에는 그대로 둔 상태”라고 전했다. 김씨(경제금융학부 2학년)도 황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아직까지 주식하는 친구들의 경우 강제로 물렸거나 비자발적 장기 투자자가 꽤 많아졌다”면서 “올해 주식시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좀 아픈 기억을 남겨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주식투자동아리 스탁워즈 회원 김정우(왼쪽), 김승환(오른쪽)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뷰어스) ■ 주식의 대중화...주식투자 동아리 선호 여전 증시 침체를 겪으면서 대학가의 주식동아리에 대한 관심도 시들해졌을까. 일단 한양대 ‘스탁워즈’는 그렇지는 않았다. 올해 신입부원 지원자 수는 주식 붐이 일었던 작년과 비슷하다고 했다. 황교선 씨는 “동아리원들 수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동아리 경쟁률과 지원자 수도 크게 바뀐 게 없다”고 전했다. 코로나가 끝나가는 요즘도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스탁워즈 가입을 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는 코로나팬데믹 시기, 열풍을 일으켰던 주식이 대중화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융시장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 자체가 커졌고 더이상 주식을 낯설게 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정우 씨는 “주변 친구들 중에 엔화가 떨어지니 ‘투자 목적으로 엔화를 샀다’는 이들도 있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해 애니 플러스를 샀다’는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주식에 대한 진입장벽이 대학가 역시 확실히 낮아진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실제 요즘 주식투자는 모바일만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현재 투자환경이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것 같다. 유튜브나 구글 검색창에 ‘주식’을 검색하면 계좌개설 방법, 증권사 어플 설치 방법 등이 바로 나온다”고 그들은 얘기했다. 이들은 주식 공부를 할 때도 대부분 모바일을 통했다. 김승환 씨는 우선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검색한 후 본인만의 투자 포인트를 생각한다고 했다. 김정우 씨는 “금감원 다트 사이트를 이용해 자료를 찾고 유튜브 영상도 자주 찾아본다. 해외 뉴스의 경우 잘 정리돼 있는 유튜브가 많다”고 귀띔했다. 황교선 씨 역시 인터넷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국내 상황은 인터넷 뉴스를 많이 보고 해외 뉴스는 기자들이 쓴 칼럼형식의 블룸버그 뉴스레터를 구독해 본다. 해외 뉴스들은 보기 쉽고 정리도 잘 된 뉴스레터들을 활용한다.” 한양대학교 스탁워즈 주식투자동아리방의 모습(사진=뷰어스) ■ "주식투자, 취업에도 유용해요" 대학생들의 주식 입문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한양대 동아리 ‘스탁워즈’의 경우 취업을 목적으로 들어오는 학생들도 꽤 많다고 한다. 동아리의 올해 달라진 분위기는 작년과 재작년과 달리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 김승환 씨는 “실제로 동아리 부원들에게 주식을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10명 중 9명은 금융권 취업이 목적”이라며 “투자와 취업준비를 병행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황씨는 동아리에 가입하는 이유가 학년별로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1,2학년은 단순히 주식을 배우려는 이들이 많고 3,4학년은 네트워킹 부분이나 취업에 대해 뜻을 갖고 지원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취업을 위해 경제와 관련업계에 대한 지식은 필수다. 즉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주식 시장과 경제흐름에 대한 스터디가 도움이 된다는 것. ‘스탁워즈’ 동아리 부원들은 직접 공부하고 투자해본 경험을 가장 좋았던 점으로 꼽았다. 황교선, 김승환 씨는 “실제 내 돈이 달려있으니 시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고, 그런 것이 좋았다”며 “주식투자 자체가 사회에 나가기 전 좋은 경험이기도 하고, 시세에 관심을 갖다보면 결국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별다른 소득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보니 부모님 도움을 받는 이들도 꽤 있다고 했다. 김승환 씨는 “부모님께 주식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해 지원을 받고 있다”며 “주변 친구들도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김정우 씨는 “부모님께 학원비처럼 본인에게 투자해 달라면서 이자율만큼 돌려주겠다고 말한 친구들도 봤다”고 했다. ■ "주식, 공부하는 이유를 만들어줬다" 어쨌든 증시침체를 이유로 당분간 모의투자 외에는 특별히 주식에 적극적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그들이다. 이들에게 주식투자는 어떤 의미일까. 황교선 씨는 “주식은 공부하는 이유를 만들어 준다. 기업이나 시장에 대해 공부를 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승환 씨는 “투자를 하면 경제상황과 기업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김정우 씨는 “때에 따라 다르다”면서 “작년같이 금리가 낮고 자산가격이 계속 오르던 시기에는 주식이 필수지만, 지금처럼 금리가 계속 치솟는 땐 아닌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간다] “주식얘기 꺼내기조차 조심스럽지만”...대학가 주식투자는 진화중

"대부분 주식 휴업중...비자발적 장투 된 학생들도 상당수"
"10명 중 9명이 금융회사 취업 목적...투자도 하고 취업도 하고"
"낮아진 주식 진입장벽...더이상 낯설지 않은 주식"

최하나 이영빈 기자 승인 2022.10.31 15:47 | 최종 수정 2022.11.08 13:28 의견 0

코로나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호황을 누렸던 주식시장이 올해 내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제 호전될 지 전망도 현재로선 어두운 국면. 증시열풍에 주식 투자에 발벗고 나섰던 대학생들의 투자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대학가를 직접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요즘은 솔직히 주식을 하는 지, 무슨 종목을 갖고 있는지 묻기도 애매해요. 시장이 워낙 안좋다보니...”(한양대 경제금융학부 2학년 김정우)

얼어붙은 국내 주식시장. 언젠가부턴가 주식 이야기를 꺼내기조차 조심스럽다. 대학생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주식 열기도 식어가는 분위기다. 한양대학교 가치투자 동아리 ‘스탁워즈’를 찾아 대학생들의 요즘 투자 이야기를 들었다.

■ 열풍에 시작한 주식, 지금 휴업중

지난 27일 오후 만난 ‘스탁워즈’ 동아리 학생 3인은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이 거의 없었다. 좋지 않은 시장 분위기 탓이다. 동아리 운영부 소속인 김정우 씨(경제금융학부 2학년)는 “지금 장세는 변동성이 너무 커 개인적으로는 갖고 있는 주식은 없다”며 “일단 당분간 떨어질 것 같아 인버스만 샀었다”고 했다. 인버스는 일반 주식과 반대로 주가가 떨어졌을때 수익이 나는 구조다.

‘스탁워즈’ 회장을 맡고 있는 김승환 씨(경영학부 4학년)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실제 투자는 하지 않고, 모의투자에만 참여 중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학기 ‘스탁워즈’ 회장을 지낸 황교선 씨(경영학부 4학년)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현재 주식을 갖고 있는 이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대부분 증시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이 좋아질 때를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주식계좌에서조차 돈을 뺀 건 아니다. 황 씨는 “일단 시드머니를 한 번 모았으면 솔직히 빼기가 쉽지 않다. 저 또한 지금 갖고 있는 돈이 모두 주식에 들어가 있진 않는데 계좌에는 그대로 둔 상태”라고 전했다.

김씨(경제금융학부 2학년)도 황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아직까지 주식하는 친구들의 경우 강제로 물렸거나 비자발적 장기 투자자가 꽤 많아졌다”면서 “올해 주식시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좀 아픈 기억을 남겨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주식투자동아리 스탁워즈 회원 김정우(왼쪽), 김승환(오른쪽)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뷰어스)


■ 주식의 대중화...주식투자 동아리 선호 여전

증시 침체를 겪으면서 대학가의 주식동아리에 대한 관심도 시들해졌을까. 일단 한양대 ‘스탁워즈’는 그렇지는 않았다. 올해 신입부원 지원자 수는 주식 붐이 일었던 작년과 비슷하다고 했다.

황교선 씨는 “동아리원들 수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동아리 경쟁률과 지원자 수도 크게 바뀐 게 없다”고 전했다. 코로나가 끝나가는 요즘도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스탁워즈 가입을 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는 코로나팬데믹 시기, 열풍을 일으켰던 주식이 대중화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융시장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 자체가 커졌고 더이상 주식을 낯설게 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정우 씨는 “주변 친구들 중에 엔화가 떨어지니 ‘투자 목적으로 엔화를 샀다’는 이들도 있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해 애니 플러스를 샀다’는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주식에 대한 진입장벽이 대학가 역시 확실히 낮아진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실제 요즘 주식투자는 모바일만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현재 투자환경이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것 같다. 유튜브나 구글 검색창에 ‘주식’을 검색하면 계좌개설 방법, 증권사 어플 설치 방법 등이 바로 나온다”고 그들은 얘기했다.

이들은 주식 공부를 할 때도 대부분 모바일을 통했다. 김승환 씨는 우선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검색한 후 본인만의 투자 포인트를 생각한다고 했다. 김정우 씨는 “금감원 다트 사이트를 이용해 자료를 찾고 유튜브 영상도 자주 찾아본다. 해외 뉴스의 경우 잘 정리돼 있는 유튜브가 많다”고 귀띔했다. 황교선 씨 역시 인터넷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국내 상황은 인터넷 뉴스를 많이 보고 해외 뉴스는 기자들이 쓴 칼럼형식의 블룸버그 뉴스레터를 구독해 본다. 해외 뉴스들은 보기 쉽고 정리도 잘 된 뉴스레터들을 활용한다.”

한양대학교 스탁워즈 주식투자동아리방의 모습(사진=뷰어스)

■ "주식투자, 취업에도 유용해요"

대학생들의 주식 입문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한양대 동아리 ‘스탁워즈’의 경우 취업을 목적으로 들어오는 학생들도 꽤 많다고 한다.

동아리의 올해 달라진 분위기는 작년과 재작년과 달리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 김승환 씨는 “실제로 동아리 부원들에게 주식을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10명 중 9명은 금융권 취업이 목적”이라며 “투자와 취업준비를 병행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황씨는 동아리에 가입하는 이유가 학년별로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1,2학년은 단순히 주식을 배우려는 이들이 많고 3,4학년은 네트워킹 부분이나 취업에 대해 뜻을 갖고 지원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취업을 위해 경제와 관련업계에 대한 지식은 필수다. 즉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주식 시장과 경제흐름에 대한 스터디가 도움이 된다는 것.

‘스탁워즈’ 동아리 부원들은 직접 공부하고 투자해본 경험을 가장 좋았던 점으로 꼽았다. 황교선, 김승환 씨는 “실제 내 돈이 달려있으니 시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고, 그런 것이 좋았다”며 “주식투자 자체가 사회에 나가기 전 좋은 경험이기도 하고, 시세에 관심을 갖다보면 결국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별다른 소득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보니 부모님 도움을 받는 이들도 꽤 있다고 했다. 김승환 씨는 “부모님께 주식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해 지원을 받고 있다”며 “주변 친구들도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김정우 씨는 “부모님께 학원비처럼 본인에게 투자해 달라면서 이자율만큼 돌려주겠다고 말한 친구들도 봤다”고 했다.

■ "주식, 공부하는 이유를 만들어줬다"

어쨌든 증시침체를 이유로 당분간 모의투자 외에는 특별히 주식에 적극적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그들이다. 이들에게 주식투자는 어떤 의미일까.

황교선 씨는 “주식은 공부하는 이유를 만들어 준다. 기업이나 시장에 대해 공부를 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승환 씨는 “투자를 하면 경제상황과 기업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김정우 씨는 “때에 따라 다르다”면서 “작년같이 금리가 낮고 자산가격이 계속 오르던 시기에는 주식이 필수지만, 지금처럼 금리가 계속 치솟는 땐 아닌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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