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사업 조감도. (자료=울산 중구 B-04구역조합)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사업에 컨소시엄 참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건설·부동산경기 악화로 주택사업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보다는 컨소시엄 또는 단독 응찰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이 요구한 컨소시엄 참가 여부 회신을 오는 17일까지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일 조합은 '시공사 공동도급 참여 요청' 공문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에 발송해 17일 오후 5시까지 회신을 요청했다.

조합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양 사는 아직 검토 중으로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검토 중인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현대건설 측도 "17일에 사안이 결정되면 안내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B04 재개발 사업은 중구 교동 일대를 재개발해 지하 4층~지상 29층, 공동주택 55개 동 4080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예상 공사비는 1조2000억원 가량이다. 조합원 물량(1134가구)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이 2946가구로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업을 놓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지난 2일 최종 입찰에 양 사 모두 투찰하지 않았다. 당시 양 사는 사업조건과 건설 경기·부동산 경기 등 대외 환경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번 입찰에는 나서지 않았다는 취지로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성동구 금호벽산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컨소시엄을 꾸려 시공권을 확보한 바 있다.

정비업계에서는 올해 서울 '한남2구역 재건축'을 마지막으로 수주전 열기가 뜨거운 사업지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울산 B04 재개발 사업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은 사실상 무산됐다.

각 건설사들도 정비사업에서 무리한 경쟁은 피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서울 신당 8구역에서도 대우건설이 발을 빼는 분위기에 포스코건설의 무혈 입성이 유력하다. 지난달 방배신동아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도 포스코건설의 단독 참여가 이어졌다. 서울 지역은 물론 지방인 부산에서도 단독 응찰 사례가 나왔다.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부산시민공원촉진3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도 DL이앤씨가 지난 9월 29일 DL이앤씨가 단독 응찰한 끝에 최근 수의계약을 마쳤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부동산 경기를 봤을 때 건설사들이 사업조건을 따져본 뒤 무리해서 수주전을 벌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한남2구역 이후로는 올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만한 사업지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