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옥 '1784'(왼쪽), 카카오 판교 사옥 '아지트'.(사진=각 사) 국내 IT 대표선수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에 온전히 집중한다. 네이버는 콘텐츠 사업과 함께 C2C(개인 간 거래 시장)를 글로벌 공략의 한 축으로 삼으면서 '투 트랙'을 내세운다. 글로벌 공략 원년 행보부터 달랐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13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전날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더퍼블릭인베스트먼트 펀드(PIF)와 피랩인베스트먼트(PWARP INVESTMENT)에 제3자배정증자 방식으로 452만3354주를 유상증자한다고 공시했다. 카카오엔터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1조1540억원 가량의 실탄을 글로벌 사업 고도화에 투자한다. 카카오엔터의 주요 글로벌 사업은 K웹툰과 K웹소설로 대표되는 콘텐츠 사업이다. 카카오엔터는 1만개 가량의 오리지널 IP를 보유한만큼 이를 활용해 스토리와 뮤직, 미디어 등 다양한 사업 영역 간 밸류체인 시너지를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일부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내맞선'은 카카오엔터가 웹소설과 웹툰에 이어 드라마까지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다. 뮤직 부분에 해당하는 OST까지도 카카오엔터 손에 의해 탄생했다. 드라마로 제작된 이 IP는 지난해 2월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방영 이후 전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네이버와 경쟁이 예상되는 웹툰과 웹소설 부분에서는 국내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전략을 내세운다. '삼다무(3시간마다 무료)'와 '노블코믹스(웹소설 기반 믹스 콘텐츠)' 등을 통해 해외 현지 웹툰과 웹소설 시장 자체 성장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로 초경쟁 상황인 글로벌 엔터 산업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글로벌 성장을 가속할 재원을 확보했다"며 "'비욘드 코리아' 등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글로벌 성장도 이끌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오딘: 발할라 라이징' 대만 진출 성과에 이어 올해도 공동체 '비욘드 코리아' 전략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에버소울'과 '아키에이지 워'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을 1분기 내에 속속 선보인다. 지난 5일 글로벌 출시한 미소녀 수집 RPG '에버소울'은 싱가폴 양대 마켓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고 대만과 홍콩 등 주요 아시아 시장에서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를 차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 네이버의 이도류…한손에는 IP, 한손에는 C2C 카카오가 글로벌 콘텐츠 사업 고도화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운 가운데 국내 IT 대표 라이벌 네이버는 '투 트랙'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우선 네이버도 IP 밸류체인을 통한 콘텐츠 강화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10개 언어로 전 세계 100여개국 이상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네이버가 인수한 일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도 현지 전자책 전문 계열사를 인수한 뒤 지난해 8월 기준 합산 거래액이 역대 최고인 100억엔(약 960억원)을 기록했다. 유럽에서도 네이버는 지난 2021년 프랑스 최대 규모 웹툰 플랫폼 '태피툰'을 운영하는 콘텐츠 퍼스트의 지분 25%를 인수했다. 이와 함께 유럽 총괄법인 '웹툰 EU' 설립에도 나섰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콘텐츠 사업 외에도 틈새 시장을 파고들었다. 네이버의 선택은 C2C 시장이다. 최근 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에 이어 스페인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왈라팝’ 최대주주가 됐다. 왈라팝 최대 주주 등극과 함께 네이버의 유럽 C2C 시장 선점 계획도 청신호가 켜졌다. 네이버는 프랑스에서는 고가 명품 등을 다루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도 투자했다. '포시마크'도 인수하면서 북미와 유럽 시장, 아시아를 아우르는 C2C 체인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는 이미 아시아 C2C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정판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크림'으로 C2C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빈티지 패션 전문 '빈티지 시티'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가 이처럼 글로벌 C2C 패권 다툼에 나선 배경에는 미래 고객 확보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 C2C 시장 주 이용 고객은 10대와 20대로 아직까지 시장에 절대 강자가 없는 만큼 재빠르게 선점하겠다는 게 네이버의 복안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포시마크와 관련한 인수 시너지에 대한 질문에 "포시마크는 커머스와 커뮤니티가 결합한 독보적인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C2C 커머스 시장에서 성장성이 높고, 주 사용층이 MZ세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는 데 유연하다"고 강조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C2C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글로벌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 사업에서 경쟁이 치열한 만큼 또다른 매출원을 찾아낸 셈이다. 단기적인 성과도 중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올인’ 카카오 vs C2C 더한 네이버…글로벌 공략 포인트 다르다

카카오, 글로벌 사업 고도화 핵심은 IP
네이버, 글로벌 공략에 IP 밸류체인 외에 C2C 체인 완성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1.13 12:11 의견 0
네이버 사옥 '1784'(왼쪽), 카카오 판교 사옥 '아지트'.(사진=각 사)

국내 IT 대표선수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에 온전히 집중한다. 네이버는 콘텐츠 사업과 함께 C2C(개인 간 거래 시장)를 글로벌 공략의 한 축으로 삼으면서 '투 트랙'을 내세운다. 글로벌 공략 원년 행보부터 달랐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13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전날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더퍼블릭인베스트먼트 펀드(PIF)와 피랩인베스트먼트(PWARP INVESTMENT)에 제3자배정증자 방식으로 452만3354주를 유상증자한다고 공시했다.

카카오엔터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1조1540억원 가량의 실탄을 글로벌 사업 고도화에 투자한다. 카카오엔터의 주요 글로벌 사업은 K웹툰과 K웹소설로 대표되는 콘텐츠 사업이다.

카카오엔터는 1만개 가량의 오리지널 IP를 보유한만큼 이를 활용해 스토리와 뮤직, 미디어 등 다양한 사업 영역 간 밸류체인 시너지를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일부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내맞선'은 카카오엔터가 웹소설과 웹툰에 이어 드라마까지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다. 뮤직 부분에 해당하는 OST까지도 카카오엔터 손에 의해 탄생했다. 드라마로 제작된 이 IP는 지난해 2월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방영 이후 전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네이버와 경쟁이 예상되는 웹툰과 웹소설 부분에서는 국내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전략을 내세운다. '삼다무(3시간마다 무료)'와 '노블코믹스(웹소설 기반 믹스 콘텐츠)' 등을 통해 해외 현지 웹툰과 웹소설 시장 자체 성장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로 초경쟁 상황인 글로벌 엔터 산업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글로벌 성장을 가속할 재원을 확보했다"며 "'비욘드 코리아' 등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글로벌 성장도 이끌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오딘: 발할라 라이징' 대만 진출 성과에 이어 올해도 공동체 '비욘드 코리아' 전략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에버소울'과 '아키에이지 워'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을 1분기 내에 속속 선보인다.

지난 5일 글로벌 출시한 미소녀 수집 RPG '에버소울'은 싱가폴 양대 마켓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고 대만과 홍콩 등 주요 아시아 시장에서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를 차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 네이버의 이도류…한손에는 IP, 한손에는 C2C

카카오가 글로벌 콘텐츠 사업 고도화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운 가운데 국내 IT 대표 라이벌 네이버는 '투 트랙'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우선 네이버도 IP 밸류체인을 통한 콘텐츠 강화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10개 언어로 전 세계 100여개국 이상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네이버가 인수한 일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도 현지 전자책 전문 계열사를 인수한 뒤 지난해 8월 기준 합산 거래액이 역대 최고인 100억엔(약 960억원)을 기록했다.

유럽에서도 네이버는 지난 2021년 프랑스 최대 규모 웹툰 플랫폼 '태피툰'을 운영하는 콘텐츠 퍼스트의 지분 25%를 인수했다. 이와 함께 유럽 총괄법인 '웹툰 EU' 설립에도 나섰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콘텐츠 사업 외에도 틈새 시장을 파고들었다. 네이버의 선택은 C2C 시장이다.

최근 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에 이어 스페인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왈라팝’ 최대주주가 됐다.

왈라팝 최대 주주 등극과 함께 네이버의 유럽 C2C 시장 선점 계획도 청신호가 켜졌다. 네이버는 프랑스에서는 고가 명품 등을 다루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도 투자했다.

'포시마크'도 인수하면서 북미와 유럽 시장, 아시아를 아우르는 C2C 체인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는 이미 아시아 C2C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정판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크림'으로 C2C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빈티지 패션 전문 '빈티지 시티'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가 이처럼 글로벌 C2C 패권 다툼에 나선 배경에는 미래 고객 확보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 C2C 시장 주 이용 고객은 10대와 20대로 아직까지 시장에 절대 강자가 없는 만큼 재빠르게 선점하겠다는 게 네이버의 복안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포시마크와 관련한 인수 시너지에 대한 질문에 "포시마크는 커머스와 커뮤니티가 결합한 독보적인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C2C 커머스 시장에서 성장성이 높고, 주 사용층이 MZ세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는 데 유연하다"고 강조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C2C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글로벌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 사업에서 경쟁이 치열한 만큼 또다른 매출원을 찾아낸 셈이다. 단기적인 성과도 중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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