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복합위기와 불확실성, 지정학적 갈등, 양극화 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길이 험난하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새해부터 미국 가전·IT전시회 ‘CES 2023’와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글로벌 기업과 협력 논의에 나서는 등 출구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새해부터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 편집자 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지난해 실적과 올해 비전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복합위기 속에서도 연간 실적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질주했다. 미국 시장에서 전동화 모델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제값받기’ 전략을 펼친 현대차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세제 불이익이 예고됐지만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 현대차, 지난해 영업익 9.8조 사상 최대 실적…전동화 등 고부가車 호조 29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누계 기준(1~12월) 판매 394만2925대, 매출액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현대차는 “전동화 차량들과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와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매출도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이 개선되면서 생산이 회복돼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한 38조523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9.6% 증가한 3조359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했다. 아이오닉 5 판매 확대가 지속되고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GV60와 아이오닉 6 해외 판매가 본격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전동화에 가속페달을 밟는다. 올해 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갖고 “올해에도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11월 28~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71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기간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로고를 랩핑한 전기차 아이오닉5, 코나EV 등을 활용해 파리 주요 지역에서 홍보 활동을 펼쳤다. (사진=현대차그룹) ■ 현대차·기아, 전기차 누적 100만대 돌파…아이오닉5·6·EV6·GV60 등 출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도 본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현대차·기아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1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2011년 전기차 모델 첫 출시 후 11년 만의 쾌거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외 전기차 누적 판매가 지난해 공장판매 기준 102만2284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는 60만1448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42만836대를 팔았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선두에 있는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비야디)는 누적 판매량이 각각 360여만대, 330여만대로 현대차그룹보다 많다. 하지만 지금의 판매 증가 속도라면 미국과 유럽 시장 등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이들을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전기차 100만대 달성 목표를 2025년으로 잡았다. 이 목표는 2년이나 앞당겨 올해 100만대를 넘겼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전체 판매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에서 지난해 12.4%로 6배나 확대됐다. 현대차그룹은 첫 전기차 블루온부터 현재 쏘울EV, 아이오닉5·6, EV6, GV60 등 전기차 모델을 15종으로 늘리며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대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전년 대비 196.2% 증가한 5만8028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테슬라 49만1000대와 포드 6만1575대에 이어 3번째 순위다. 글로벌 누적 판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은 코나 일렉트릭(25만6907대)이다. 니로 EV(20만302대)도 그 뒤를 이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인 아이오닉5(16만5637대), EV6(11만2893대)도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포터 일렉트릭(4만5384대), 봉고 EV(3만1458대) 등 상용 모델의 전기차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아이오닉5, EV6 등 주력 차종은 각국 주요 자동차 전문지 평가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10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가졌다. (왼쪽 세 번째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조태용 주미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 IRA 위기 ‘정면돌파’…아이오닉5 판매 증대·GV70 현지 생산 등 대응 현대차그룹은 올해 극복해야 과제가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로 인해 현대차그룹 전기차들은 미국 내에서 1000만원대에 이르는 세제혜택을 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전용공장 조기 완공 목표, 기존 현지 공장 활용 등 IRA 위기 정면돌파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에서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시장 연간 전기차 판매목표는 7만3000대로 설정했다. 전기차 판매비중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22%까지 확대한다. 특히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는 지난해 2만3000대에서 올해 3만6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차 출시도 예정됐다. 올해 1분기 아이오닉6와 하반기 2세대 신형 코나 일렉트릭(EV)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는 미국 앨라배마 기존 공장에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의 현지 생산도 시작했다. IRA 대응을 위한 조치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와 배터리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때까지 기존 공장을 활용한 전기차 혼류 생산이나 상품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신공장 준공을 올해 초부터 시작해 2024년 말에 완공한다는 목표다. 기존 2025년 상반기 완공보다 6개월가량 앞당겼다. 현대차는 정공법으로 IRA를 이겨내겠다는 전략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CFO) 부사장은 “전기차 판매 목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오닉5가 현재 견조한 판매를 보이고 있고, 보조금 제외 비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돼 우려를 다소 덜었다”며 “판매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일정 소득 수준 이하의 경우만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아이오닉5 구매자들은 이 기준을 넘어 보조금 때문에 구매를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서 부사장은 “보조금 대상인 렌터카 등 리스차량 비중을 5%에서 30%까지 확대하겠다”며 “인증 중고차를 확대해 가격 방어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위기는 기회]④ 현대차그룹, 전기차 확대 가속 붙었다…미 IRA 정면 돌파

작년 전기차 누적 100만대 넘어…“올해 상품성 내세워 IRA 극복”

손기호 기자 승인 2023.01.29 07:00 의견 1

세계 경제 복합위기와 불확실성, 지정학적 갈등, 양극화 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길이 험난하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새해부터 미국 가전·IT전시회 ‘CES 2023’와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글로벌 기업과 협력 논의에 나서는 등 출구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새해부터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 편집자 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지난해 실적과 올해 비전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복합위기 속에서도 연간 실적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질주했다. 미국 시장에서 전동화 모델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제값받기’ 전략을 펼친 현대차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세제 불이익이 예고됐지만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 현대차, 지난해 영업익 9.8조 사상 최대 실적…전동화 등 고부가車 호조

29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누계 기준(1~12월) 판매 394만2925대, 매출액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현대차는 “전동화 차량들과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와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매출도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이 개선되면서 생산이 회복돼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한 38조523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9.6% 증가한 3조359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했다. 아이오닉 5 판매 확대가 지속되고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GV60와 아이오닉 6 해외 판매가 본격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전동화에 가속페달을 밟는다. 올해 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갖고 “올해에도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11월 28~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71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기간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로고를 랩핑한 전기차 아이오닉5, 코나EV 등을 활용해 파리 주요 지역에서 홍보 활동을 펼쳤다. (사진=현대차그룹)


■ 현대차·기아, 전기차 누적 100만대 돌파…아이오닉5·6·EV6·GV60 등 출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도 본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현대차·기아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1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2011년 전기차 모델 첫 출시 후 11년 만의 쾌거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외 전기차 누적 판매가 지난해 공장판매 기준 102만2284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는 60만1448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42만836대를 팔았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선두에 있는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비야디)는 누적 판매량이 각각 360여만대, 330여만대로 현대차그룹보다 많다. 하지만 지금의 판매 증가 속도라면 미국과 유럽 시장 등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이들을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전기차 100만대 달성 목표를 2025년으로 잡았다. 이 목표는 2년이나 앞당겨 올해 100만대를 넘겼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전체 판매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에서 지난해 12.4%로 6배나 확대됐다.

현대차그룹은 첫 전기차 블루온부터 현재 쏘울EV, 아이오닉5·6, EV6, GV60 등 전기차 모델을 15종으로 늘리며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대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전년 대비 196.2% 증가한 5만8028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테슬라 49만1000대와 포드 6만1575대에 이어 3번째 순위다.

글로벌 누적 판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은 코나 일렉트릭(25만6907대)이다. 니로 EV(20만302대)도 그 뒤를 이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인 아이오닉5(16만5637대), EV6(11만2893대)도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포터 일렉트릭(4만5384대), 봉고 EV(3만1458대) 등 상용 모델의 전기차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아이오닉5, EV6 등 주력 차종은 각국 주요 자동차 전문지 평가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10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가졌다. (왼쪽 세 번째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조태용 주미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 IRA 위기 ‘정면돌파’…아이오닉5 판매 증대·GV70 현지 생산 등 대응

현대차그룹은 올해 극복해야 과제가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로 인해 현대차그룹 전기차들은 미국 내에서 1000만원대에 이르는 세제혜택을 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전용공장 조기 완공 목표, 기존 현지 공장 활용 등 IRA 위기 정면돌파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에서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시장 연간 전기차 판매목표는 7만3000대로 설정했다. 전기차 판매비중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22%까지 확대한다.

특히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는 지난해 2만3000대에서 올해 3만6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차 출시도 예정됐다. 올해 1분기 아이오닉6와 하반기 2세대 신형 코나 일렉트릭(EV)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는 미국 앨라배마 기존 공장에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의 현지 생산도 시작했다.

IRA 대응을 위한 조치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와 배터리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때까지 기존 공장을 활용한 전기차 혼류 생산이나 상품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신공장 준공을 올해 초부터 시작해 2024년 말에 완공한다는 목표다. 기존 2025년 상반기 완공보다 6개월가량 앞당겼다.

현대차는 정공법으로 IRA를 이겨내겠다는 전략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CFO) 부사장은 “전기차 판매 목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오닉5가 현재 견조한 판매를 보이고 있고, 보조금 제외 비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돼 우려를 다소 덜었다”며 “판매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일정 소득 수준 이하의 경우만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아이오닉5 구매자들은 이 기준을 넘어 보조금 때문에 구매를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서 부사장은 “보조금 대상인 렌터카 등 리스차량 비중을 5%에서 30%까지 확대하겠다”며 “인증 중고차를 확대해 가격 방어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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