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가 국내 스트리머들을 대상으로 VOD 콘텐츠 생성 기능 중단을 안내했다. (사진=독자 제보)
아마존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가 한국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VOD(클립·다시보기·하이라이트 등) 생성 기능을 제한한다. 트위치의 이번 조치로 다소 소강 상태에 들어선 망 이용료 논쟁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30일 인터넷방송 업계에 따르면 트위치가 내달 7일부터 국내 VOD 콘텐츠 생성 기능을 중단한다.
앞서 트위치는 지난해 9월 30일 국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최대 시청 화질을 720p로 제한했으며 12월 13일부터는 VOD 콘텐츠 시청을 막았다. 그리고 3번째 조치다.
이에 그동안 시청자들에게만 제한됐던 VOD 생성이 스트리머를 대상으로도 이뤄진다. 이와 관련해 트위치 측은 더이상 국내 스트리머들은 트위치 내에서 방송 사본을 저장할 수 없으며 별도의 방송 소프트웨어를 통해 로컬 저장공간에 사본을 저장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트위치는 이번 조치를 두고 스트리머가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미리 공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뤄진 화질 제한 조치 당시 하루전에 이를 공지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위치 측은 이번 VOD 생성 서비스 중단에 대해 "한국 내 VOD 콘텐츠 중단은 네트워크 요금 및 시장의 비용 증가와 관련이 없다"며 "한국 법률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진화하는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위치가 이번 제한 조치를 두고 현지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라고 못을 박은 셈이다. 비용 절감이 아닌 규제 요건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국내 저작권법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트위치의 이번 결정으로 잠잠해진 망 이용료 논쟁도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위치가 이미 망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으나 서비스 비용이 계속해서 인상되고 있으며 향후 망 이용 대가 지불이 의무화 될 경우 비용 인상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인터넷사업자(IS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간 망 이용료 갈등에서도 CP인 트위치의 화질제한 조치가 여론전을 주도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후 국내 ISP의 대표격인 통신3사는 여론전에서 내내 밀리는 형국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3사 5G 주파수 할당 조건에 대한 이행 점검 결과 모두 28㎓ 대역 인프라 투자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용 기간 6개월 단축, KT와 LG유플러스는 할당 취소 처분 통지가 이뤄졌다.
트위치의 이번 VOD 콘텐츠 생성 제한 조치가 다시금 정부와 국회, 통신 3사를 압박하는 여론 조성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지점이다.
IT업계 관계자는 "20대와 30대 목소리를 신경쓸 수밖에 없는 정치권에서 이들의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망 이용료 관련 법안 도입 목소리는 더욱 잦아들 것"며 "트위치 측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화질 제한 조치나 VOD 관련 제한이 영구적으로 계속된다면 반발 목소리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