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송모씨(53세)는 요즘 걱정이다. 아들이 미국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 9월 입학 때부터 생활비를 송금해야 하는데 환율이 도통 내려올 기미가 없다.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만 해도 자신있게 지원을 약속했건만 당시보다 달러당 200원 이상 오른 환율이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갇혔다. 미국 은행권의 리스크 우려와 부채한도 협상 지연 등 시장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며 환율은 한달이 넘도록 불편한 수준이다. 지난해 글로벌 긴축정책 시행 등으로 뛰어오른 이후 어느새 익숙해지고 있는 킹달러 시대. 환율은 언제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최근 1개월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출처=하나은행 외환시세 차트) ■ 킹달러 시대, 1300원대 갇힌 환율 18일 기준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33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대비 5원 가량 하락 중이지만 한달 이상 이 같은 수준이 이어지면서 과거 1000원대 환율은 까마득한 옛 일 같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재 분위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이후까지 길게 보고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장기 환율 전망에 대해 묻자 “3분기까지는 1300원 초중반대의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외적인 펀더멘탈이나 미국의 수요 불안요인이 남아있고 금융시장 내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 및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부진 등이 모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보다 대외불안이 더 발생하게 된다면 1300원대 후반까지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 팀장이 강달러 시대 지속 가능성에 대해 무게를 싣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경기의 불확실한 방향성이다. 이런 경기 상황에서 대외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 대비 압박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어 통화측면에서 민감도가 높아진다. 그는 “3분기 이후 미국의 수요나 경제지표들이 부진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데 수요 회복의 강도가 기대 대비 낮으면 실망감으로 인한 충격도 나타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주가 지수나 금리, 환율 등 자산가격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갇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1300원대에서의 횡보장세를 예상했다. 글로벌 통화 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등 잡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달러 중심의 통화질서가 유지될 수밖에 없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질서 회복이 관건인 상황이므로 강달러 시대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수준이 밴드의 상단 수준이라며 지난해 당시 1500원대에 육박했던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글로벌 경제가 시장의 예상된 범위 내에서의 침체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미국 역시 얕은 수준의 침체 이후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달러 약세가 작용하며 환율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기대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경기 사이클과 달러 약세, 3분기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가이던스 등이 나오면 방향성이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1300원대에서 횡보하더라도 이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 언제 내리나요?”...기러기 아빠의 깊어지는 고민

1300원대 박스권 흐름 지속 전망 우세
"강달러 시대 지속 불가피...단 지금이 상단"

박민선 기자 승인 2023.05.18 14:54 | 최종 수정 2023.05.18 14:58 의견 0

#. 직장인 송모씨(53세)는 요즘 걱정이다. 아들이 미국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 9월 입학 때부터 생활비를 송금해야 하는데 환율이 도통 내려올 기미가 없다.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만 해도 자신있게 지원을 약속했건만 당시보다 달러당 200원 이상 오른 환율이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갇혔다. 미국 은행권의 리스크 우려와 부채한도 협상 지연 등 시장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며 환율은 한달이 넘도록 불편한 수준이다. 지난해 글로벌 긴축정책 시행 등으로 뛰어오른 이후 어느새 익숙해지고 있는 킹달러 시대. 환율은 언제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최근 1개월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출처=하나은행 외환시세 차트)


■ 킹달러 시대, 1300원대 갇힌 환율

18일 기준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33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대비 5원 가량 하락 중이지만 한달 이상 이 같은 수준이 이어지면서 과거 1000원대 환율은 까마득한 옛 일 같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재 분위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이후까지 길게 보고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장기 환율 전망에 대해 묻자 “3분기까지는 1300원 초중반대의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외적인 펀더멘탈이나 미국의 수요 불안요인이 남아있고 금융시장 내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 및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부진 등이 모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보다 대외불안이 더 발생하게 된다면 1300원대 후반까지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 팀장이 강달러 시대 지속 가능성에 대해 무게를 싣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경기의 불확실한 방향성이다. 이런 경기 상황에서 대외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 대비 압박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어 통화측면에서 민감도가 높아진다.

그는 “3분기 이후 미국의 수요나 경제지표들이 부진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데 수요 회복의 강도가 기대 대비 낮으면 실망감으로 인한 충격도 나타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주가 지수나 금리, 환율 등 자산가격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갇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1300원대에서의 횡보장세를 예상했다.

글로벌 통화 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등 잡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달러 중심의 통화질서가 유지될 수밖에 없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질서 회복이 관건인 상황이므로 강달러 시대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수준이 밴드의 상단 수준이라며 지난해 당시 1500원대에 육박했던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글로벌 경제가 시장의 예상된 범위 내에서의 침체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미국 역시 얕은 수준의 침체 이후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달러 약세가 작용하며 환율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기대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경기 사이클과 달러 약세, 3분기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가이던스 등이 나오면 방향성이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1300원대에서 횡보하더라도 이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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