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의 영역을 뛰어넘으며 협업과 경쟁을 반복한다. 예전 시각과 행태를 고집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과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면 뒤쳐지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대세로 등장하자 완성차 회사는 반도체, 배터리 업체와 긴밀해져야했다. 공생 발전을 모색하는 산업계를 조명한다. - 편집자주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각 사업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한화, HD현대)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의 오너가 3세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친분이 있지만, 최근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김동관·정기선, 친구에서 경쟁 구도 발단…한화오션 vs HD한국조선해양 최근 한화는 옛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했다. 그리고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HD현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우려의 시각을 전했다. 방산과 조선업을 한 회사가 하게 되면 관련 기업들이 독과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 이에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그동안 한화는 방산과 에너지 사업, HD현대는 조선과 중공업으로 나뉘어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인수 과정에서 벌어진 신경전이 신호탄인 셈이다. 특히 한화그룹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암모니아 등 에너지 분야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의 LNG 선박 등 조선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또한 방산 분야에서는 잠수함과 구축함에 한화의 무기체계 분야와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HD현대의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등 계열사들은 친환경 선박과 향후 군 특수선 분야에서 한화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 HD현대, 수소 연료 선박 기술 선점에 앞서가 양사가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된 시점에서 최근 HD현대는 친환경 선박 및 에너지 분야에서 주목받는 수소 생태계 확대와 원천기술 글로벌 표준 확보를 위한 행보를 보였다. HD한국조선해양은 독일 드레스덴공대 등 14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6월부터 16만㎥급 액화수소 화물창 기술 공동개발에 착수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 컨소시엄은 4년간 1000만유로(약 140억원)를 투자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액화수소 화물창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주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유럽연합(EU) 연구혁신 재정지원 사업인 ‘호라이즌 유럽’에 선정됐다. 호라이즌 유럽은 EU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955억 유로(약 135조원)를 투입하는 사업이다. HD유럽연구센터(ERC)가 이번 프로잭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ERC는 지난해 4월 독일에 설립한 HD현대의 유럽 연구개발(R&D) 거점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ERC에 5년간 1500만 유로(약 220억원)를 투자해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 참여는 HD한국조선해양의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수소 화물창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향후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한 누리호 발사체 제작과 총괄 관리, HD현대중공업이 담당한 발사대 시스템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누리호 3차 발사 체계종합서 두각 한화와 HD현대는 우주 산업에서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경쟁과 협력을 하고 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발사에서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해 제작 총괄 관리를 담당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하면서 이뤄진 일이다. 앞으로 남은 3차례 발사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도 누리호 3차 발사에서 ‘발사대 시스템’을 담당했다. 이 발사대 시스템은 연면적만 약 6000㎡에 달하는 초대형 시설이다. HD현대중공업은 기반시설 공사와 발사대 지상 기계설비(MGSE), 발사대 추진제 공급 설비(FGSE), 발사대 발사 관제 설비(EGSE)까지 모두 맡아 설계와 제작, 설치, 발사 운용까지 수행했다. 또 이 모든 공정 기술을 100% 국산화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지난 4월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현장을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 한화 vs HD현대, 태양광 사업에서도 경쟁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는 한화솔루션은 독일 1위 태양광 업체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을 통해 북미와 유럽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약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제 혜택을 받아 사업은 순항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미국 태양공 패널 수요 중 30%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태양광 모듈 분야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에서 태양광 모듈을 처음 수주하며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 아비커스와 SK해운이 대형 상선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아비커스의 하이나스 2.0 시스템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HD현대) ■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미래 먹거리, 자율운항 선박 ‘아비커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에 큰 관심을 보이며 선박 분야의 미래 먹거리 선도에도 집중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아비커스 본사를 찾아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간담회를 갖는 등 관심을 보였다. 당시 정 사장은 간담회에서 “회사 확장을 구상했기에 아비커스를 시작했고, 시장을 개척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비커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직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선 분야의 미래 먹거리에 집중했다.

[따로 또 같이]② 김동관·정기선, 선도자로 경쟁자로…에너지·조선·우주 경쟁

한화오션 인수로 경쟁 구도 본격화…우주산업·조선·에너지 미래먹거리 경쟁

손기호 기자 승인 2023.06.04 06:00 의견 0

고유의 영역을 뛰어넘으며 협업과 경쟁을 반복한다. 예전 시각과 행태를 고집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과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면 뒤쳐지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대세로 등장하자 완성차 회사는 반도체, 배터리 업체와 긴밀해져야했다. 공생 발전을 모색하는 산업계를 조명한다. - 편집자주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각 사업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한화, HD현대)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의 오너가 3세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친분이 있지만, 최근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김동관·정기선, 친구에서 경쟁 구도 발단…한화오션 vs HD한국조선해양

최근 한화는 옛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했다. 그리고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HD현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우려의 시각을 전했다. 방산과 조선업을 한 회사가 하게 되면 관련 기업들이 독과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 이에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그동안 한화는 방산과 에너지 사업, HD현대는 조선과 중공업으로 나뉘어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인수 과정에서 벌어진 신경전이 신호탄인 셈이다.

특히 한화그룹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암모니아 등 에너지 분야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의 LNG 선박 등 조선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또한 방산 분야에서는 잠수함과 구축함에 한화의 무기체계 분야와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HD현대의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등 계열사들은 친환경 선박과 향후 군 특수선 분야에서 한화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 HD현대, 수소 연료 선박 기술 선점에 앞서가

양사가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된 시점에서 최근 HD현대는 친환경 선박 및 에너지 분야에서 주목받는 수소 생태계 확대와 원천기술 글로벌 표준 확보를 위한 행보를 보였다.

HD한국조선해양은 독일 드레스덴공대 등 14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6월부터 16만㎥급 액화수소 화물창 기술 공동개발에 착수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 컨소시엄은 4년간 1000만유로(약 140억원)를 투자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액화수소 화물창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주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유럽연합(EU) 연구혁신 재정지원 사업인 ‘호라이즌 유럽’에 선정됐다. 호라이즌 유럽은 EU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955억 유로(약 135조원)를 투입하는 사업이다.

HD유럽연구센터(ERC)가 이번 프로잭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ERC는 지난해 4월 독일에 설립한 HD현대의 유럽 연구개발(R&D) 거점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ERC에 5년간 1500만 유로(약 220억원)를 투자해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 참여는 HD한국조선해양의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수소 화물창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향후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한 누리호 발사체 제작과 총괄 관리, HD현대중공업이 담당한 발사대 시스템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누리호 3차 발사 체계종합서 두각

한화와 HD현대는 우주 산업에서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경쟁과 협력을 하고 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발사에서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해 제작 총괄 관리를 담당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하면서 이뤄진 일이다. 앞으로 남은 3차례 발사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도 누리호 3차 발사에서 ‘발사대 시스템’을 담당했다. 이 발사대 시스템은 연면적만 약 6000㎡에 달하는 초대형 시설이다. HD현대중공업은 기반시설 공사와 발사대 지상 기계설비(MGSE), 발사대 추진제 공급 설비(FGSE), 발사대 발사 관제 설비(EGSE)까지 모두 맡아 설계와 제작, 설치, 발사 운용까지 수행했다. 또 이 모든 공정 기술을 100% 국산화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지난 4월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현장을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 한화 vs HD현대, 태양광 사업에서도 경쟁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는 한화솔루션은 독일 1위 태양광 업체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을 통해 북미와 유럽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약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제 혜택을 받아 사업은 순항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미국 태양공 패널 수요 중 30%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태양광 모듈 분야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에서 태양광 모듈을 처음 수주하며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 아비커스와 SK해운이 대형 상선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아비커스의 하이나스 2.0 시스템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HD현대)


■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미래 먹거리, 자율운항 선박 ‘아비커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에 큰 관심을 보이며 선박 분야의 미래 먹거리 선도에도 집중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아비커스 본사를 찾아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간담회를 갖는 등 관심을 보였다. 당시 정 사장은 간담회에서 “회사 확장을 구상했기에 아비커스를 시작했고, 시장을 개척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비커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직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선 분야의 미래 먹거리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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