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SKT 회장이 27일 서울 워커힐에서 개최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
이동통신 3사의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SK텔레콤(SKT)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팔 걷고 나서서 ‘초거대 생성형 AI’ 서비스를 위한 ‘글로벌 원팀’을 구축했다.
KT는 투자를 통해 ‘AI 풀스택’을 구성했다. LG유플러스(LG U+)도 그룹 차원의 전문가용 AI를 활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 최태원 SK·SKT 회장, 글로벌 통신사와 AI 동맹…공동 AI 플랫폼 개발 나서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T는 글로벌 주요 통신사들과 AI 동맹 구축에 나섰다. 기존 통신업을 AI로 전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생성형 AI’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통신사들은 나름대로 거대 AI를 통한 생성형 AI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오픈AI의 챗GPT를 따라가기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글로벌 통신사들은 공동으로 AI 전환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릅 및 SK텔레콤 회장은 지난 27일 ‘글로벌 텔코(통신사) AI 얼라이언스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주재했다. 이를 통해 각 지역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도이체텔레콤과 T모바일 등 글로벌 최대 통신 기업들을 불러모았다. 중동과 아프리카 16개국의 통신업을 전개하는 e&그룹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호주와 동남아 21개국에 진출한 ‘싱텔’도 모였다.
통신사들은 자신들의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음성과 언어, 데이터 수집 등을 활용해 AI 서비스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1위 통신사인 SKT는 3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모인 도이체텔레콤은 가입자 2억4500만명, e&은 1억6400만명, 싱텔은 7억7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했다. 4개사의 가입자는 12억1000명에 이른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CEO 서밋’에 참석한 각 사 대표들이 MOU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이치텔레콤의 조나단 에이브러햄슨 프러덕트&디지털 최고 책임자, 이앤라이프(e& life)의 칼리파 알 샴시 CEO, 싱텔의 아나 입 부대표, SKT 유영상 사장. (뒤쪽 화면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싱텔 그룹 CEO 위엔 콴 문, SK 최태원 회장, e&의 그룹 CEO 하템 도비다, 도이치텔레콤의 부회장 클라우디아 네맛 (사진=SK)
이들 ‘텔코 AI 동맹’은 각 사의 핵심 AI 역량을 기반으로 ‘텔코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향후 각 통신사별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기 위한 핵심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구축을 포함해 새로운 AI 서비스 기획에 중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각 통신사는 거대 플랫폼 개발에 따로 시간과 비용을 쏟지 않고 공통 플랫폼 위에서 AI 서비스를 유연하게 현지화와 고도화 한다는 전략이다.
유영상 SKT 사장은 “이번 얼라이언스 출범은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여정의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 산업 영역에서 AI 대전환을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 확장을 이끄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T는 AI서비스 ‘에이닷’에 오픈AI의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를 탑재한 ‘챗T’를 시작했다.
리모델링 공사 중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웨스트 사옥 모습 (사진=KT)
■ KT, ‘모레’ 150억 투자 등 ‘AI 풀스택’ 가속화…엔비디아에 도전
KT도 그룹 차원에서 AI 사업 가속화에 나섰다. KT는 인프라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모레’에 15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AI 풀스택’ 사업 가속화를 추진한다.
지난 2021년 모레 초기 투자에 이어 두 번째 집행된 투자다. KT가 100억원, KT클라우드가 50억원을 투자한다. KT는 모레와 협력해 국내 AI 인프라 시장이 상당부분 외산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가 AI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KT는 KT클라우드, 모레, 리벨리온 등 대한민국 AI 반도체 생태계를 대표하는 주요 테크 기업과 함께 국내 순수 기술 기반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AI 풀스택’ 전략을 실행해왔다.
‘AI 풀스택’은 AI 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고객에게 제공되는 AI응용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제품과 서비스를 말한다. AI 풀스택 환경을 보유한 기업은 전 세계에서도 드물다고 KT는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있어 엔비디아의 GPU 점유율이 80%에 육박한다.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AI서비스·솔루션이 엔비디아에서 제공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CUDA’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 이는
GPU를 AI 연산과 개발 등에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다.
KT는 “외산 GPU 의존도를 극복하고 중장기 AI 역량을 확보하며 국가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레, 리벨리온과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모레는 AI인프라 소프트웨어 전문 스타트업으로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스택과 AI 클러스터/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렇게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스택을 적용하면 기존 CUDA와 호환되는 인프라 소프트웨어 제공으로 동일한 개발환경을 제공해 외산 GPU 의존도와 종속성을 해결할 수 있다.
KT는 이번 ‘모레’ 투자를 통해 AI 풀스택 동맹 구축을 강화했다.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엑사원(EXAONE) 2.0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
■ LG U+, AI 익시로 광고 만들어…LG, 전문가용 생성형 AI ‘엑사원’ 개발
LG U+는 AI 전담조직 CDO가 보유한 ‘익시(ixi)’ 기술을 활용해 이달 초 AI가 생성한 광고를 송출했다. 익시는 시나리오, 이미지, 음성, 영상 등 광고 제작에 필요한 소스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성형 AI가 광고 텍스트 시나리오로 제작한 후 장면별 이미지와 영상을 시각 AI로 생성하고 편집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만들었다.
LG U+는 “이번 광고 제작에는 AI가 출력한 약 300여개의 소스가 사용됐고, 음성 AI를 활용해 적절한 톤의 성우 내레이션까지 삽입되도록 했다”며 “이번 광고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형 AI 덕분에 제작비는 통상 광고 제작 비용 대비 약 4분의 1, 제작기간은 약 3분의 1까지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2.0’을 지난 19일 공개하기도 했다. 기존 챗GPT가 일반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질문에 대해 근거에 기반한 정확한 답변을 주는 생성형 AI 플랫폼이다.
LG는 “엑사원 2.0을 시작으로 화학, 바이오, 제약, 의료, 금융, 특허 등 도메인별 특화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화학 및 바이오 분야의 신소재나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엑사원 아틀리에는 멀티모달 기술로 이미지를 언어로 표현하거나 언어를 이미지로 시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 “LG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중 언어 모델과 양방향 멀티모달 모델을 모두 상용화한 기업”이라며 “세상의 지식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상위 1%의 전문가 AI를 개발하고 있다. 다른 생성형 AI들과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